EU, 'Chips Act 2.0' 추진…글로벌 반도체 경쟁 지형 재편 예고

EU Chips Act와 기술 주권의 연관성: 유럽의 전략적 변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유럽 변화 속 대응해야 할 이유

'Chips Act 2.0'이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과 대안

EU Chips Act와 기술 주권의 연관성: 유럽의 전략적 변화

 

유럽연합(EU)이 반도체 산업의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2026년 3월 26일 EU Chips Act(유럽 반도체 법)의 시행 대화를 개최하고, 반도체 가치 사슬 전반의 업계 리더 및 고위 이해관계자들과 법안 이행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EC가 올해 봄 'Chips Act 2.0'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기술 주권 패키지'를 채택할 준비를 하는 중요한 시점에 개최되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EU Chips Act는 단순한 산업 육성 정책을 넘어 유럽의 경제 안보와 기술 독립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경험하면서 EU는 반도체 분야에서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 법안의 핵심 목표는 유럽 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 공급망 탄력성 확보, 외부 의존도 감소, 그리고 기술 주권 증진이다. 특히 현재 반도체 산업이 특정 지역, 주로 아시아에 집중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EU의 움직임은 글로벌 시장의 지형 변화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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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행 대화는 2025년 가을에 진행된 공개 협의 및 의견 수렴 과정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업계는 EU Chips Act가 유럽 반도체 산업을 유럽 경제 안보, 경쟁력, 기술 주권의 초석으로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하는 포괄적인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향후 Chips Act 2.0 개혁 준비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며, EU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산업계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보고서는 기존 Chips Act를 기반으로 하되, 유럽 반도체 개발의 다음 단계를 지원하기 위한 보다 광범위하고 야심찬 전략적 프레임워크를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수요를 촉진하고, 반도체 가치 사슬 전반의 탄력성을 강화하며, 유럽 전역의 투자, 혁신 및 산업 규모 확장을 위한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생산 능력을 늘리는 것을 넘어,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 테스트에 이르는 전체 가치 사슬을 유럽 내에서 완성하겠다는 포괄적 비전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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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요구는 유럽이 점점 더 전략적이고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반도체 환경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반도체 산업 정책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미국이 CHIPS and Science Act를 통해 52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고,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국가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EU 역시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유럽 내 주요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이번 Chips Act 개정 움직임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ASM, ASML, Axelera AI, Bosch, GlobalFoundries, Infineon, Nokia, NXP, OpenChip, Semidynamics, SiPearl, Siltronic, Soitec, STMicroelectronics, Thales, Valeo, VSORA, XFAB, Silicon Europe 등 설계, 장비, 소재, 제조에 이르는 반도체 가치 사슬 전반의 다수 산업 주체들이 업계 보고서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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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반도체 장비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ASML과 유럽 최대 반도체 제조사 중 하나인 Infineon의 참여는 이번 정책이 업계의 실질적인 니즈를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유럽 변화 속 대응해야 할 이유

 

EU Chips Act 2.0이 가져올 변화는 여러 측면에서 예상된다. 우선 공급망 탄력성 강화가 최우선 과제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생산의 상당 부분이 대만,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나 자연재해 발생 시 공급망 전체가 마비될 위험이 있다. EU는 이를 분산시키기 위해 역내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생산 지도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술 주권 패키지의 일환으로 추진될 Chips Act 2.0은 단순히 생산 시설 유치를 넘어 핵심 기술 개발에도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특히 2나노미터 이하 공정, 3D 패키징, 양자컴퓨팅용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서 유럽이 독자적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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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 대학-산업 협력 강화, 인재 육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구체화될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반도체 강국들에게 이러한 EU의 움직임은 복합적 의미를 지닌다.

 

한편으로는 유럽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EU가 역내 생산을 장려하고 자체 공급망 구축에 나서면서, 외부 기업들에 대한 규제나 요구사항이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하거나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 시설 구축이나 연구개발 센터 설립 등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협력의 기회도 존재한다. 유럽은 메모리 반도체보다는 자동차, 산업용, IoT 등에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반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호 보완적 관계를 바탕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면,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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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럽의 엄격한 환경 규제나 탄소 중립 요구사항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험과 기술이 활용될 여지도 크다. 물론 EU의 반도체 자립 전략이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유럽은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 그리고 복잡한 규제 환경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일부 핵심 소재나 장비의 경우 여전히 아시아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규모 파운드리 시설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와 숙련 인력 확보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Chips Act 2.0'이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과 대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EU가 반도체를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히 시장 논리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 및 지역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실제로 인텔,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EU의 지원을 받아 유럽 내 생산 시설 구축을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Chips Act 2.0의 구체적 내용이 올봄 발표되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향후 방향성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특히 투자 인센티브의 규모와 조건, 역내 생산 비율 요구사항, 기술 이전 조건, 환경 및 노동 기준 등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이제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경제 안보와 기술 주권을 둘러싼 전략적 경쟁의 장이 되었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이 각각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여 자국의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려는 가운데, 한국은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EU Chips Act가 촉발한 이번 변화의 물결은 위기이자 기회다. 한국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가 결정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유럽의 새로운 요구사항, 특히 지속가능성과 공급망 투명성 강화 요구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서 유럽 연구기관 및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유럽 시장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기술력뿐 아니라 정치적, 전략적 요소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다각적이고 유연한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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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작성 2026.03.30 10:38 수정 2026.03.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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