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먹거리 시장에서 유행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동시에 순식간에 사라지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SNS를 통한 빠른 정보 공유와 소비자들의 동시다발적 반응이 먹거리 트렌드의 생명 주기를 극도로 단축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식음료 업계는 짧게는 2주 안팎으로 새로운 먹거리가 등장했다 사라지는 초속 유행 시대에 직면해 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두쫀쿠’ 열풍은 2026년 1월 중순 정점을 찍은 후 급속히 사그러들었고, 이어 봄동 비빔밥, 버터떡, 그리고 최근에는 광주 향토 떡집의 ‘창억떡’ 호박인절미가 연이어 관심을 받으며 단기간에 대체되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을 근거로 보면 각각의 신제품이 약 15일마다 소비자 인기를 장악하는 ‘릴레이 유행’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 동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이다.
인스타그램의 릴스나 유튜브 쇼츠 등 짧은 영상과 인증 문화가 유행을 촉진하며 소비자들의 ‘놓치기 싫은 심리(FOMO)’를 자극한다. 소비자들은 맛보다는 노출 자체에 영향을 받아 소비 행동을 결정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홍주 숙명여대 교수는 “SNS상에서 음식은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서 ‘체험 공유 대상’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소비 패턴도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인천대 이영애 교수는 현재 먹거리 유행이 SNS 동조 소비와 밴드웨건 효과의 집약체라고 분석했다. 과거 챌린지, 플래시몹과 같은 비물리적 트렌드와 달리 음식은 구매만 하면 참여가 가능해 즉각적 소비로 연결되기 쉽다. 따라서 소비자는 유행을 경험했다 생각하고 곧장 다음 유행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짧아진 유행 주기는 소상공인과 업계에 크게 양면적인 과제를 던져준다. 초기 폭발적인 매출 증대라는 기회가 있으나, 원재료 값 급등과 이후 수요 급락이라는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두쫀쿠’ 주재료인 카다이프 가격은 유행 시 1만8900원에서 3만1800원으로 68.3% 가량 올랐다. 덕분에 완제품 가격도 2배 이상 뛰었지만, 유행이 식은 직후 대규모 재고 부담과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피로감 확산도 문제다.
인하대 이은희 교수는 “유행 주기가 짧아지는 것은 유행 열기가 약해졌다는 신호”라며 “유행 먹거리들이 빠르게 교체되면서 소비자는 점점 무감각해지고 심드렁해진다”고 지적했다. 이홍주 교수 또한 “소비자가 다시 스테디셀러 메뉴로 돌아서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 미래 유행 주기는 더욱 단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한국 먹거리 시장은 SNS와 빠른 소비 문화에 힘입어 새로운 먹거리 탄생과 소멸이 몇 주 단위로 반복되는 ‘초단기 유행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산업적 측면에서 원재료 가격 변동성과 소비자 피로 누적이라는 도전 과제도 커져 관련 업계와 정책적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