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미국 정치·경제권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발언은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과 통화 정책의 중립성을 둘러싼 논쟁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026년 1월 30일,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공식 지명했다. 워시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준 이사로 재직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크루그먼은 같은 날 공개한 개인 칼럼에서 워시를 전통적인 통화 정책 성향 분류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그를 “정치적 인물(political animal)”로 규정했다. 크루그먼은 워시가 민주당 행정부 시기에는 통화 긴축과 경기 부양 반대를 강조하다가, 공화당 행정부 국면에서는 금리 인하와 경기 부양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워시의 과거 발언과 최근 행보를 근거로 들었다. 워시는 2024년 하반기까지 금리 인하를 시기상조로 평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에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또한 연준 재직 당시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비판적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화 정책 기조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금융·경제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워시를 “깊은 전문성과 정책 경험을 갖춘 인물”로 평가하며, 연준의 정책 신뢰 회복과 제도 개혁 논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에 대해서는 과도한 해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워시 측과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크루그먼의 비판이 정치적 성향에 기초한 평가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워시 지명이 “경제 안정성과 정책 일관성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설명하며, 통화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독립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도 워시의 위기 대응 경험과 정책 판단 능력을 들어 그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논란은 연준 의장 인선을 둘러싼 평가가 단순한 인사 검증을 넘어, 미국 통화 정책의 정치적 중립성과 제도적 독립성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워시 후보자의 인준 절차와 향후 발언이 이러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