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기술 상용화, 정부의 역할은?

양자 기술 상용화의 '죽음의 계곡'이란?

미국 사례가 주는 정책적 시사점

한국 양자 기술의 미래, 정부 정책 방향은?

양자 기술 상용화의 '죽음의 계곡'이란?

 

오늘날 기술 경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인 양자 기술. 그러나 화려한 연구 성과 뒤에는 상용화의 장애물이라는 커다란 그림자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이라는 표현은 연구 단계에서 실제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기술 개발 프로세스의 허들을 의미하며, 현재 양자 산업이 맞닥뜨린 난제를 상징적으로 설명합니다.

 

미국은 양자 기술에서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응용 단계로의 전환에는 민간 자본의 역할이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는 미국이 양자 기술 상용화의 결정적인 순간에 직면해 있으며, 연구 단계에서는 빠르게 발전했지만 상업화 단계에서 민간 투자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양자 컴퓨팅, 센싱(sensing), 네트워킹(networking)은 양자 기술의 핵심 영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CSIS 보고서에 따르면, 이 세 가지 기술 모두 연구 수준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였지만, 실제로 배포 가능한 제품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민간 자본이 충분치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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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은 초기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상업적 가치를 입증하고 있으며, 기존 컴퓨팅 기술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금융, 헬스케어, 재료 연구 등에서 광범위한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그러나 CSIS 보고서는 대규모의 범용 유틸리티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제어 및 오류 완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수준 알고리즘, 그리고 기존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의 통합 등 여러 전선에서 동시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단일 영역의 돌파구만으로는 상용화가 불가능하며,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기술 발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양자 센서는 기술적으로 가장 성숙한 양자 응용 분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SIS 보고서는 실험실 시연과 산업적 배포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합니다.

 

연구실 수준의 성과를 시장에서 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바꾸는 데는 여러 장애물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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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센서의 발전을 위해서는 장치 소형화, 내구성 향상,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됩니다. 양자 센서가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성능뿐 아니라 실용성과 경제성이 동시에 확보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양자 네트워킹 분야도 마찬가지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CSIS 보고서는 장거리 전송 시 양자 상태 유지의 어려움과 같은 근본적인 공학적 과제를 지적합니다. 양자 키 분배(Quantum Key Distribution, QKD)와 같은 안전한 양자 통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새로운 물리적 인프라와 네트워크 아키텍처 및 포토닉 기술의 발전이 필요합니다. 양자 네트워킹은 보안 면에서 혁명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를 상업적으로 구현하려면 막대한 초기 투자와 함께 물리적 인프라와 기술 혁신의 결합이 필수적입니다.

 

CSIS 보고서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 모든 첨단 응용 분야에서 공통적인 핵심 장벽은 불확실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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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개발 기간, 높은 기술적 위험, 불분명한 단기 시장성으로 인해 민간 자본은 투자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양자 기술은 그 특성상 개발 주기가 길고,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우며, 단기간 내 명확한 수익 모델을 제시하기 힘듭니다. 민간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투자 대비 수익이 빠르게 나타나고 위험이 계산 가능한 분야를 선호하는데, 양자 기술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렵습니다.

 

이는 양자 기술 생태계에서 민간 자본의 유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이유를 설명합니다. CSIS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연방 정부가 단순한 연구 개발 자금 지원자나 생태계 조성자를 넘어, 신뢰할 수 있는 '수요 창출자(demand creator)'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정부가 단순히 연구개발(R&D) 지원 자금 제공자에 머물지 않고, 실제 시장에서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루트를 직접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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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초기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민간 기업들이 시장 진입을 결정할 수 있는 신뢰와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사례가 주는 정책적 시사점

 

정부의 '수요 창출자' 역할은 여러 형태로 구현될 수 있습니다. 공공 부문이 양자 기술 제품과 서비스의 초기 구매자가 되어 시장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민간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투자할 명확한 이유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정부가 공공 프로젝트에서 양자 기술을 직접 시연하고 검증함으로써, 기술의 실현 가능성과 유용성을 입증하여 민간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민간 부문과 공동으로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술의 불확실성을 정부가 일정 부분 분담하여 민간 참여를 촉진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흥미롭게도, CSIS 보고서는 양자 기술과 함께 인공지능(AI) 분야의 최근 동향도 언급합니다.

 

AI의 혁신적인 잠재력은 분명하지만, 1~2년 내 범용인공지능(AGI)이 도래할 것이라는 과도한 기대감은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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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비용, 안전성, 산업적 실현 가능성 등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면서, 기술 발전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이 현실적 평가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는 양자 기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양자 산업 역시 과도한 기대감보다는 현실적인 도전과제를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이 상업화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양자 기술과 AI 모두 혁신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실험실에서 시장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유사한 장애물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두 분야 모두 기술적 복잡성, 높은 개발 비용, 불확실한 시장성이라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산업, 학계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CSIS의 분석은 이러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정부가 단순한 촉진자를 넘어 능동적인 시장 형성자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이러한 교훈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미국의 사례는 한국 정부가 양자 기술 발전을 위해 취해야 할 전략적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한국 역시 최근 수년간 양자 기술 개발에 상당한 연구 지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 지원을 넘어서 실제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며, 상용화 가능한 응용 분야를 개척하는 데 있어서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 정부는 CSIS가 제안한 '수요 창출자' 모델을 참고하여, 공공 부문에서 양자 기술의 초기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방, 공공 안전, 국가 기반시설 등 공공 영역에서 양자 센서나 양자 통신 기술을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통해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초기 시장 형성은 민간 기업들이 양자 기술 개발에 투자할 명확한 비즈니스 케이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또한 한국은 민관 협력 모델을 강화하여 투자 위험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초기 단계의 높은 기술적 위험을 부담하고, 기술이 일정 수준 성숙해지면 민간 부문으로 기술 이전을 촉진하는 단계적 접근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민간 투자자들이 보다 낮은 위험으로 양자 기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한국 양자 기술의 미래, 정부 정책 방향은?

 

양자 기술의 세 가지 핵심 분야 각각에 대해 한국은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발을 균형 있게 지원하고, 특히 기존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의 통합 연구에 투자를 집중할 수 있습니다. 양자 센서 분야에서는 실험실 기술을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소형화, 내구성, 비용 절감 기술 개발을 우선순위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양자 네트워킹 분야에서는 장거리 양자 상태 유지 기술과 함께 필요한 물리적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장기 로드맵을 수립해야 합니다. 물론, 정부 개입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과도한 공공 부문 주도는 민간 시장의 자생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으며,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초래할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생태계의 발전 단계에 따라 역할을 조정하는 탄력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적극적인 수요 창출자로서 역할하되, 시장이 성숙해감에 따라 점진적으로 민간 부문에 주도권을 이양하는 단계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양자 기술의 상용화는 단순히 기술적 도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정부, 산업, 학계 간의 복잡하고 유기적인 협업이 필요한 구조적 문제입니다. CSIS 보고서가 지적한 '죽음의 계곡'을 건너기 위해서는 정부가 전략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미국의 경험은 연구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제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적 경험을 참고하되, 한국적 맥락에서 해석하고 적용해야 합니다. 한국의 강점인 정부-산업 간 긴밀한 협력 전통을 활용하고, 공공 부문의 초기 수요 창출과 민간 부문의 혁신 역량을 결합하는 모델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수요를 창출하고, 시민 삶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응용 사례를 발굴하며, 시장 개발을 촉진하는 과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임하느냐는 향후 한국이 글로벌 양자 기술 선도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양자 기술은 21세기 기술 경쟁의 핵심 전장입니다. 이 분야에서의 리더십은 단순히 과학적 우위를 넘어 경제적 번영과 국가 안보에 직결됩니다.

 

CSIS의 분석이 제시하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연구실의 성과를 시장의 성공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촉매제를 넘어 시장 형성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이 이러한 전략적 통찰을 어떻게 실행에 옮기느냐가 향후 글로벌 양자 기술 경쟁에서 한국의 위치를 결정할 것입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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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작성 2026.03.21 14:42 수정 2026.03.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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