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소비자 선택 기준의 변화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 잡았는지 체감할 기회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쇼핑부터 운송, 금융까지 거의 모든 산업에서 AI 기반 서비스가 핵심 경쟁 도구로 자리잡았다.
자연스러운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 AI 비서부터 순간적인 데이터 분석으로 최적의 결과를 제공하는 플랫폼까지, AI의 편리함과 효율성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브랜드 충성도 유지라는 문제는 새로운 난관을 맞이하고 있다.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요소로 '인간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최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발표한 '2026년도 제28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 결과는 AI 시대에서 브랜드 성공의 본질적인 요인을 재조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브랜드 충성도를 유지하는 핵심은 일관성(consistency), 투명성(transparency), 그리고 진정성(authenticity)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력이나 제품 성능이 아닌, 소비자와의 신뢰 관계 구축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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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보 과잉과 AI 기술 확산으로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은 선택의 순간에 '인지의 질(Quality)'을 평가하는 데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인지의 질'이야말로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부상한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K-BPI 전체 브랜드 총점이 5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함께 1위 브랜드가 2, 3위권과의 격차를 점점 더 벌리는 '승자독식'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명확한 가치를 제공하는 선도 브랜드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인지 효율성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브랜드는 카카오T(87.5%), 생성형 AI 챗GPT(86.9%),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86.6%), 뷰티 플랫폼 올리브영(83.3%)이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와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각 분야의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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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인지 효율성 톱10 브랜드의 '구입 가능성' 지수가 76.7점으로, K-BPI 1위 브랜드 평균인 75.2점을 상회했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인지 효율성이 높은 브랜드를 실제 구매로 연결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브랜드를 인지하는 것을 넘어, 그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신뢰할 때 비로소 구매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기본적인 기술적 우위를 넘어, 기업이 어떻게 소비자와 인간적인 신뢰를 유지하며 소통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AI 도입이 가져오는 브랜드 메시지 전달의 양면성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AI는 상담 시간 단축, 문제 해결의 신속성 등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구체적인 혜택을 통해 '기술이 나를 위해 쓰인다'는 인식을 갖게 되며, 이는 브랜드 신뢰로 이어진다.
하지만 문제는 AI가 학습 데이터에 기반하여 평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본질적 특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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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고유의 가치나 브랜드 메시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AI는 획일적이고 무난한 콘텐츠만 양산할 위험이 있다. 지나치게 기계적인 응대나 단편적인 콘텐츠로 일관되면 소비자들은 브랜드와의 정서적 유대를 느끼지 못할 확률이 높아진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진정성을 잃었다고 느낄 경우 다른 브랜드로 이동할 의향이 약 65%에 달할 정도로 민감하다. 이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치다.
10명 중 6명 이상이 진정성 부족을 이유로 브랜드를 떠날 수 있다는 것은, 기술 도입 과정에서 인간적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신뢰 전달이 브랜드 충성도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기업들은 명심해야 한다.
브랜드 충성도 지표: 인간적 가치의 힘
글로벌 브랜드의 확장은 이와 같은 트렌드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국내 시장에서의 조사 결과, 전체 산업 중 16개(7%)에서 글로벌 브랜드가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내구재 부문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경쟁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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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히 기술력의 우위 때문만은 아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소비자와의 심리적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화된 접근 방식과 인간 친화적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AI 기술을 도입하면서도 각 지역 소비자의 문화적 맥락과 감성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데 집중한다.
이러한 전략은 국내 기업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반면, 이러한 기술 중심적 미래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경쟁력을 유지할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T는 국내 시장에서 교통 플랫폼의 혁신을 이끌며 일상 속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 교통 정보와 최적화된 경로 안내는 물론, 사용자의 이동 패턴을 학습하여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뷰티 플랫폼 올리브영은 사용자 경험의 최적화에 초점을 두고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전략과 개인 맞춤형 제품 추천 시스템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핵심 요소다. 이들은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이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위한 도구로 작용한다는 진정성을 강조한 점에서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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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역시 주목할 만한 사례다. 당근은 AI 기술을 활용한 사기 거래 방지 시스템과 지역 기반 커뮤니티 기능을 결합하여, 기술이 사람들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AI가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인간적 가치를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 사례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AI를 활용하되, 사람 중심적 경험을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투명한 데이터 활용 방법을 명확히 제시하고, 소비자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보호되고 활용되는지를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 또한 기업 고유의 가치 철학과 비전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AI 기술 도입이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소비자에게 확신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를 안심시키고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이 AI 시대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의 편리함 이외에도 인간적 가치를 전달하는 데 힘을 실어야 한다. 예를 들어, AI 챗봇을 도입할 때 단순히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더 빠르고 정확한 답변을 받음으로써 시간을 절약하고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또한 복잡한 문제나 감정적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여전히 인간 상담원과 연결될 수 있다는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기술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한국 기업의 진정성 전략
나아가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도 AI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고객의 경험담이나 직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아무리 정교해도 평균적인 메시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반면 실제 사람들의 경험과 감정이 담긴 이야기는 소비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연결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AI 시대에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소비자는 기계적 효율성과 더불어 인간적 진정성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의 새로운 기준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이 방향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진정성을 강화할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쳐야만 한다.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면 소비자와의 인간적인 소통과 신뢰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마케팅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경영의 핵심 철학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 점을 간과한다면, 국내 브랜드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밀려나며 진정성을 희생하는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들이 이미 16개 산업에서 1위를 차지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차별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기술력에서는 뒤처질 수 있어도,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와 신뢰 구축에서는 앞서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목소리'가 가진 힘이다. AI 시대에 브랜드 충성도를 재정의하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한국 기업들이 소비자 신뢰를 통해 승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일관성 있는 브랜드 메시지, 투명한 운영 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진정성 있는 소통이야말로 AI 시대를 헤쳐나갈 나침반이 될 것이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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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ankyung.com
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