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경고음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최근 오라클이 OpenAI와 대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주가가 급등했지만, 월가에서는 “닷컴버블의 전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025년 10월, 오라클은 OpenAI와 연간 약 6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오라클 주가는 하루 만에 약 25%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그러나 JP모건의 수석 전략가 마이클 셈발레스트는 즉각 우려를 표했다. 그는 “오라클이 아직 건설되지 않은 4.5GW 규모 데이터센터를 전제로 계약을 약속했다”며, “부채 비율이 경쟁사 대비 과도하게 높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논란은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연상시킨다. 당시 캐나다 통신장비 기업 노텔 네트웍스는 시가총액 정점 이후 급격히 붕괴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AI 투자 열풍 역시 실질 수익보다 ‘미래 성장 약속’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산업의 핵심 축으로는 엔비디아, 오라클, OpenAI가 꼽힌다. 엔비디아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 수요에 힘입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장기적으로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오라클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차입 확대와 수익 구조의 불투명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또 다른 변수는 전력과 자원 문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며,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 역시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등 대안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Next Thing Technologies와 같은 신생 기업들이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다만 투자 성격이 강해 위험성에 대한 경계도 병존한다.
OpenAI의 기업 가치는 단기간에 급등했지만, 구독 및 기업용 서비스 수익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과거 엔론사태처럼 신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AI 투자는 산업 전반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녔지만, 동시에 기술 자본 사이클의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월가의 경고처럼, 이번 AI 붐이 장기적 혁신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거품으로 기록될지는 향후 실질적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는 지금, 열광보다 냉정한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