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기획연재] 16화 ‘상상으로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팝아티스트, 배우미 작가, 상상과 캐릭터로 감정을 그리다

4천 개의 장난감이 건넨 은밀한 속삭임, 익숙한 대중 캐릭터의 특별한 시선을 발견하다

'Global'에서 피어난 또 다른 자아 '글로리아'… 캔버스 위에 구축된 독창적 예술 세계관

3월을 화사하게 장식할 개인전, 평창동 모리스갤러리서 만나는 <글로리아와 그녀의 친구들>

 

무심코 지나치는 평범한 하루 속에서 잊혀 가는 동심과 따뜻한 위로를 캔버스 위에 길어 올리는 이가 있다. The Imaginary Pocus가 [창간특집기획연재] 아티스트 아카이브 시리즈로 만난 열여섯 번째 주인공은 ‘상상으로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팝아티스트’ 배우미 작가이다. 수천 개의 인형이 건네는 은밀한 속삭임을 다정한 색채로 빚어내는 감정의 이야기로 그려낸 작가의 발자국을 좇아, 힐링 미술의 마법 같은 삶의 철학을 세밀하게 기록하고자 한다.

 

<Run toward your dream>배우미 작가 - 글로리아가 탄생하기 이전의 작품 = 작가 제공

 

평범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예술 
작가의 예술적 철학은 어릴 적 3천에서 4천 개가 넘는 인형을 모았던 인형 수집가 시절의 경험에서 싹텄다. 수많은 장난감이 가득한 작업실에서, 그는 어느 날 인형들이 각기 다른 방향을 응시하는 모습에 시선이 멈췄다. 사람들도 각자의 방향을 보며 살아가지만 결국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는 깊은 깨달음은 그를 창작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는 “어릴 때 좋아했던 캐릭터와 인형들의 이야기들이 제 안에서 계속 살아 움직였습니다. 그것을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제 방식의 예술로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회상한다. 단순한 이미지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를 캔버스에 투영하는 감정 그리기가 그의 철학이 된 순간이다. 그는 무심코 지나칠 법한 일상의 조각들을 모아 평범한 하루를 일상의 예술로 승화시키며 자신만의 캐릭터 미술을 정립해 나갔다.

 

인형 수집가에서 팝아티스트로의 진화 
대중과 끊임없이 교감해 온 그의 이력은 일상의 관찰자에서 창작자로 거듭난 치열한 발자취를 증명한다. 작년 '예술의 전당 뮤지엄테라피 전시'를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VIP룸'과 '우리은행 VIP룸 전시' 등 굵직한 경력을 쌓아온 그는 꾸준히 자신만의 시각 언어를 선보여 왔다.

 

처음 대중에게 작품을 내보이던 초기 시절, 그의 활동은 미키나 톰과 제리와 같은 대중 캐릭터를 화면 위에서 단순히 재현하기보다는 형태를 여러 면으로 나누고 색을 단순화해 표현하는 방식에 집중되었다. 이러한 캐릭터 재해석의 과정을 거치며 그는 작업의 밀도를 높였다.

 

매체에 있어서는 캔버스 위에 아크릴 회화 기법을 기본으로 하되 붓과 크레용을 활용한 자유로운 드로잉을 혼합한다. 특히 완벽하게 정리된 선보다는 자유로운 선과 색의 흐름을 통해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고집하며, 강한 색채를 통해 캐릭터의 에너지와 상상력을 더욱 생생하게 불어넣는다.

 

도구에 얽매이지 않고 아날로그 회화 고유의 물성에 깊은 신뢰를 보내는 그는 “예술성은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감정에서 나온다”고 굳게 믿는다. 손의 움직임이 캔버스에 직접 닿으며 만들어내는 살아있는 궤적이야말로 관객에게 진실하게 닿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언어라는 것이다.

 

지구 얼굴을 한 글로리아의 탄생 
초기 작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의 독창적인 예술적 세계관은 오리지널 캐릭터 ‘글로리아’가 탄생하며 완벽한 중심축을 갖추게 되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단일한 시선을 구상하며 메모하던 중, ‘Global’이라는 단어 속에서 자연스럽게 ‘Gloria’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글로리아는 나이면서 하나의 세계이다.

 

그녀는 나의 또 다른 자아이자, 나의 딸들이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또 하나의 존재이다”라고 설명한다. 이 깊은 철학은 캐릭터의 외형에 고스란히 투영되었다. 둥근 지구 얼굴을 하고 육지를 닮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눈 속에는 생명을 품은 물고기가 헤엄친다. 작가는 이에 대해 "그 안에는 나와 나의 가족,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담겨 있었다"며 "그녀는 나의 내면과 삶을 비추는 또 하나의 지구이자, 글로벌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초상이다"라고 강조한다.

 

<세상을 환히 비추는 달과별이 되어라>배우미 작가 - 캐릭터 ‘글로리아’가 탄생한 이후의 작품 = 작가 제공

 

<HAPPY GARDEN> 배우미 작가 - 글로리아와 대중 캐릭터가 하나의 화면에서 함께 등장하는 작품 = 작가 제공

 

예술적 궤적을 증명하는 인생작 3편 
배우미 작가의 정체성은 치열한 사유를 거쳐 진화해 온 세 가지 인생작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의 작업은 3단계의 명확한 흐름을 갖는데, 첫 번째는 익숙한 대상을 그만의 감각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꿈을 향한 에너지를 담아낸 초기작 [Run toward your dream]이다.

 

두 번째는 글로리아의 우주가 본격적으로 확립된 [세상을 환히 비추는 달과 별이 되어라]로, 고유의 세계관이 탄생한 진화의 시기를 상징한다.

 

마침내 두 세계가 하나의 화면 안에서 융합되어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낸 세 번째 작품이 바로 [HAPPY GARDEN]이다. 이 융합의 흐름 속에서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인 톰과 제리의 장면을 담은 작품도 탄생할 수 있었다.

 

선 하나, 색 하나에 캐릭터의 감정이 바뀌기에 같은 대상을 수십 번 지우고 다시 그리는 고뇌를 겪는 그는 “어느 순간 캐릭터가 제가 그린 그림이라기보다 스스로 움직이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는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을 만큼 즐겁고, 캐릭터와 제가 하나의 감정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라고 고백한다. 이 치열한 몰입은 캔버스 위에 가장 진실한 감정의 흔적을 남긴다.

 

상상이 피어난 평창동 개인전, <글로리아와 그녀의 친구들>이 초대하는 동심의 세계
그의 다정한 작품 세계는 생생한 현장에서 대중과 소통 중이다. 3월 6일부터 3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모리스 갤러리에서 열리는 <글로리아와 그녀의 친구들(Gloria and Her Friends)>은 오리지널 캐릭터와 기존의 요소들이 한 공간 안에서 조우하는 뜻깊은 팝아트 전시다.

 

봄의 길목에서 관객을 맞이하는 이번 평창동 전시는 작가가 직접 꼽은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자랑한다. 첫째, 대중적으로 익숙한 대상을 재해석한 색채와 드로잉, 둘째, 글로리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연결되는 서사, 셋째, 강렬한 색감이 뿜어내는 살아 움직이는 듯한 회화적 에너지다.


작가는 관객들이 작품 속 캐릭터들과 함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상상의 즐거움을 다시 떠올리기를 바란다.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리며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도 행복이 자라고 희망이 피어난다는 믿음"을 전하고자 했던 작가의 진심은 뜨거운 호응으로 이어졌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작품을 마주하며 “밝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벅찬 피드백을 쏟아냈다.

 

이처럼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상상이 건네는 힘을 증명해 낸 이번 현대 미술 전시는,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치유의 예술로 다가온다. 복잡한 일상을 버티는 대중에게 다정한 위로의 예술을 선사하며, 완벽한 현대인 힐링의 공간으로 온전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Gloria and Her Friends> 개인전 포스터 = 작가 제공

 

무한한 창조의 원동력… 상상의 힘
인공지능 등 기술이 고도화되는 낯선 시대 앞에서도 그는 변치 않는 본질적 가치를 역설한다. 한 장의 캔버스에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에 한계를 느끼면서도, 팝아트가 지닌 본질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는 비결은 바로 상상력이다. 그는 “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많은 것들이 자동화되는 시대가 되었지만, 결국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는 힘은 인간의 상상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라며 상상의 힘을 굳게 신뢰한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화면 위에 생생하게 끌어내는 힘이야말로 아티스트가 지녀야 할 가장 위대한 언어라는 것이다.

 

상상은 언제나 현실보다 자유롭다.
고유의 우주를 구축한 작가의 시선은 이제 더 넓은 차원을 향한다. “언젠가는 글로리아가 캔버스 밖으로 나와 실제 공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작업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향후 입체 조형물과 디지털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관객이 그의 세계 안으로 직접 들어와 교감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자신만의 예술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에게 그는 다정한 조언을 남겼다. “예술은 거창한 곳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는 것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답을 찾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표현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거창한 시작이 아닌 일상의 즐거움을 붙잡는 과정 자체가 아름다운 예술이 됨을 증명해 낸 작가는, 마지막으로 깊고 진한 여운의 한 마디를 던진다.
"상상은 언제나 현실보다 자유롭다."

 

[전시 안내]
전시명: Gloria and Her Friends (글로리아와 그녀의 친구들)
전시 기간: 2026년 3월 6일 ~ 3월 26일 (월, 화 휴관)
전시 장소: 평창동 모리스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평창길 329 1층)
주차 안내: 갤러리 앞 주차 가능

 

배우미 작가 = 작가 제공

 

[아티스트 소개: 팝아티스트 배우미] 

어릴 적 3~4천 개의 인형을 모으던 수집가에서, 장난감들이 각기 다른 방향을 응시하는 모습에 영감을 받아 상상과 감정을 캔버스에 그리는 창작자로 변모했다. 익숙한 대중 캐릭터의 재해석을 거쳐, 지구 얼굴을 한 오리지널 캐릭터 ‘글로리아’를 탄생시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관을 구축했다. 작년 예술의 전당 뮤지엄테라피, 신세계백화점 및 우리은행 VIP룸 전시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으며, 현재 평창동 모리스갤러리에서 개인전 <글로리아와 그녀의 친구들>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상상은 언제나 현실보다 자유롭다"는 철학 아래 흔들리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전하며, 향후 입체 조형물과 애니메이션 등으로 영역을 넓혀 관객과 더욱 깊이 교감할 예정이다.
 

[The Pocus Archive: 아티스트 아카이브 – OO을 사랑한 아티스트]
AI가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결국 인간의 마음과 상상의 힘에 있다. 본지 The Imaginary Pocus는 창간을 맞이하여 기술만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감성과 상상 세계를 지켜가는 예술가들을 조명하는 연재 시리즈 [OO을 사랑한 아티스트]를 선보인다. The Pocus Archive는 앞으로도 자신만의 가치를 사랑하며 자신의 원하는 미래를 실현하는 아티스트들을 엄선하여 기록할 예정이다.

 

 

 

 

 

작성 2026.03.15 02:17 수정 2026.03.15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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