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최근 중동 전쟁을 통해 이란을 들여다 보다

사담 후세인의 최후가 만든 트라우마, 이란은 왜 멈추지 않는가

유가 150달러의 공포와 페트로 달러의 몰락, 전장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피의 세습'과 독니의 진화, 중동은 제3차 세계대전의 입구인가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사담 후세인의 최후가 만든 트라우마, 이란은 왜 멈추지 않는가?

 

피 냄새를 머금은 중동의 모래바람이 바다를 건너 전 세계의 안방으로 불어오고 있다. 미국의 정밀 타격으로 이란의 방공망은 종이호랑이처럼 찢겨 나갔고, 절대 권력자 하메네이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테헤란은 백기 대신 주변 산유국을 향한 불화살을 택했다. 상식적인 국제 정치의 문법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이 '자폭 전술'은 대체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이란 지도부가 백기를 들지 못하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그들이 목격한 '타인의 비참한 죽음'에 있다. 24년 동안 이라크를 호령하던 사담 후세인이 초라한 땅굴에서 끌려 나와 교수형을 당하고, 핵을 포기하며 서방과 손을 잡았던 리비아의 카다피가 길거리에서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보며 그들은 학습했다. 항복은 평화가 아니라 '교수대'로 가는 직행열차라는 사실을 말이다.

 

현재 테헤란의 상공은 정유 시설 폭발로 발생한 거대한 연기 기둥이 태양을 집어삼킨 ‘블랙 모닝(Black Morning)’에 갇혀 있다. 하지만 이란은 1인 독재를 넘어 혁명수비대(IRGC)라는 견고한 엘리트 집단이 운영하는 '대기업형 신정 국가'다. 하메네이 사후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제3대 최고지도자로 추대되자마자 국가 기능은 정상화되었다. 머리가 잘려도 다시 독니가 돋아나는 '메두사'의 생존 방식이다.

 

금속성 미사일의 제원보다 그 미사일이 떨어질 땅에 박힌 국민들의 떨리는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승리라는 단어는 브리핑룸에서는 달콤할지 모르나, 현장에서는 비릿한 피 냄새일 뿐이다. 평화는 가장 비싼 대가를 치러야 얻을 수 있는 단 하나의 보석이며, 그 대가는 오직 서로를 향한 '긍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가 150달러의 공포와 페트로 달러의 몰락, 전장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호르무즈 해협을 인질로 잡은 비대칭 경제 전쟁의 경제학

 

세계 경제의 혈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거대한 화약고로 변했다. 이란은 자신의 목을 죄어오는 미국의 압박에 맞서 단순히 미사일로 응수하는 대신, 전 세계의 지갑을 인질로 잡는 ‘비대칭 경제 전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유조선이 오가는 길목에 공포의 그림자를 드리워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폭탄을 백악관 앞마당에 직접 투척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 옵션을 선택한 진짜 배경은 '달러 패권' 수호에 있다. 이란이 중국 위안화로 석유 결제를 시도하며 페트로 달러 체제에 균열을 내자, 미국은 이를 체제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간주했다. 이에 이란은 수십억 원의 패트리엇 미사일이 수천만 원의 저가 드론을 막게 유도하며 미국의 재정을 갉아먹는 ‘가성비 전쟁’으로 응수한다.

 

현재 WTI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가볍게 돌파했다. 이란은 "나 혼자 죽지 않겠다"라며 사우디와 UAE의 석유 시설까지 타격했고, 해상 보험료 폭등은 이미 전 세계 물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이 전쟁의 주역은 이제 총을 든 군인이 아니라, 유가 그래프를 보며 한숨짓는 전 세계 소비자들로 옮겨가고 있다.

 

엑셀 시트 위에 나열되는 차가운 지표 뒤에는 기름 한 방울 가격에 내일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평범한 국민들이 있다. 정치인은 패권을, 경제학자는 효율을 논하지만,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는 언제나 평범한 사람들이다. 차가운 미사일보다 더 멀리 울려 퍼져야 할 것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간절히 읊조릴 평화를 향한 기도다.

 

잘린 뱀의 머리와 다시 돋아나는 독니, 중동의 끝없는 평행선: '이맘'이 된 지도자와 결집하는 페르시아의 자존심

 

전쟁 시작 수 주가 지났지만, 평화의 서광 대신 불확실성의 뚜껑만 더 크게 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과 미사일, 무장 단체 지원까지 모두 포기하는 ‘완전한 무장 해제’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란에 무기는 신정 체제를 수호하는 '종교적 정의'이자 마지막 '실존적 방패'다. 양측의 생존 마지노선은 결코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시아파 특유의 순교 문화는 지도자의 죽음을 패배가 아닌 승리로 승화시킨다. 하메네이를 ‘이맘(Imam)’의 반열로 격상시킨 것은 이 전쟁을 종교적 성전으로 규정해 내부 균열을 막으려는 전략이다. 미국은 소수 민족을 활용해 분열을 꾀했으나 이는 오히려 페르시아인들의 민족적 자존심을 자극해 체제 결집을 돕는 자충수가 되었다.

 

주변 순니파 왕정 국가들은 용병에 의지하는 취약한 군사 구조 탓에 이란의 보복을 두려워하며 숨을 죽이고 있다. 결국 이 전쟁의 출구는 오직 서로의 ‘체면’을 살려주는 고도의 정치적 거래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중동은 시리아식 내전의 확장판이 되어 전 세계를 수십 년간의 혼란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숫자로 기록되는 유가와 미사일 뒤에는 검은 비를 맞으며 공포에 떠는 아이들이 있다. 전쟁은 결코 승자의 훈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아버지가 사라지고 아들이 흙으로 돌아가는 비극일 뿐이다. 평화는 상대를 무릎 꿇리는 타격이 아니라 서로의 공포를 이해할 때 비로소 시작되는 가냘픈 기적이다.

 

이스파한의 ‘태양’과 82공수사단, 항공전으로 끝낼 수 없는 전쟁: 450kg 우라늄을 향한 진격, 깃발을 꽂아야만 멈추는 파멸의 시계

 

테헤란의 하늘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방공망을 초토화하며 승리를 선언하지만, 역사적 교훈은 항공전만으로 체제를 굴복시킬 수 없음을 말해준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런던 폭격이 영국의 자존심을 꺾지 못했듯, 이란 지도부는 이미 견고한 지하 벙커와 산악 지형으로 숨어들었다.

 

이제 전쟁의 목표는 이스파한 지하에 잠든 60% 농축 우라늄 450kg으로 좁혀졌다. 이 치명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미 육군 최정예 제82공수사단이 투입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이는 단순 공습을 넘어 핵물질을 직접 탈취하려는 전면 지상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전장에서는 기이한 현상도 목격된다. 러시아의 군용 GPS '글로나스(GLONASS)' 정보를 바탕으로 이란 드론이 미군 기지를 핀셋 타격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3km 구간에 기뢰를 매설하는 자폭 전술을 병행하며 전 세계 유조선의 숨통을 조인다. 하늘은 검은 비로 젖어 들고 호르무즈의 물결은 공포로 출렁인다.

 

승리라는 단어는 백악관 브리핑룸 에어컨 아래서는 달콤할지 모르나, 전장의 거친 파도 위에서는 비릿한 피 냄새일 뿐이다. 평화는 결코 ‘참수 작전’으로 얻어지는 산물이 아니다. 상대의 공포 밑바닥에서 서로의 인간성을 발견할 때 비로소 싹트는 꽃이다. 테헤란의 짙은 어둠 속 기도가 미사일 굉음보다 멀리 울려 퍼지길 빌어본다.

 

'피의 세습'과 독니의 진화, 중동은 제3차 세계대전의 입구인가: 모즈타바 시대의 개막, 파멸의 시계를 멈출 마지막 1분의 선택

 

미국과 이스라엘은 뱀의 머리를 잘랐다고 자축했으나, 그 자리에는 더 날카로운 독니가 돋았다. 1969년생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아버지보다 훨씬 호전적이며 혁명수비대를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그는 서방과의 타협보다 '순교'를 통한 정면 돌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공격이 오히려 이란 내부의 가장 날카로운 칼날을 깨운 셈이다.

 

이 전쟁은 사실상 미-러 대리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와 중국의 도움을 받아 '페트로 달러' 체제를 무너뜨리려 하고, 미국은 달러 패권을 지키기 위해 지상군 투입이라는 외통수를 고려한다. 중동 전역이 시리아식 내전으로 확장될 수 있는 거대한 화약고가 된 지금, 파멸의 시계는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속도로 돌아가고 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승자는 사라지고 상처 입은 자들만 남는다. 이 비극을 멈출 방법은 서로의 '생존 마지노선'을 인정하고 러시아나 사우디 같은 제3국이 중재에 나서는 고도의 정치적 거래뿐이다. 증오가 신앙이 된 이 땅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테헤란의 어두운 아침을 상상해 본다. 정치는 명분을 찾고 군대는 승리를 좇지만, 정작 어디에도 '사람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평화는 가장 비싼 대가를 치러야 얻을 수 있는 보석이며, 그 대가는 서로를 향한 '긍휼'이다. 부디 이 광기의 행진이 멈추고 다시는 검은 비가 내리지 않는 테헤란의 투명한 아침이 오기를 빌어본다.

 

작성 2026.03.10 02:25 수정 2026.03.10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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