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란, 핵 협상서 미국과 ‘기본 원칙’ 합의 발표와 5가지 핵심

-트럼프의 '힘을 통한 외교' 통했나?…제네바 회담, 3주 안에 중동 뒤흔들 충격 시나리오.

-오만이 중재한 美·이란 '밀실 회담'…수면 아래선 핵무기와 항모의 치킨 게임.

-폭격기와 대화록 사이: 제네바에서 중동의 운명을 결정할 '유리판 위 합의', 그 딜레마.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BBC에 따르면,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간접 회담을 통해 이란과 미국은 핵 분쟁 해결을 위한 기본 원칙에 합의하며 외교적 진전을 이루었다. 오만의 중재로 진행된 이번 논의는 과거 미국의 핵 시설 공습과 최근 중동 지역 내 군사력 증강으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성사되었다. 이란은 경제 제재 해제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국은 핵 억제뿐만 아니라 미사일 개발 등 폭넓은 안보 현안을 다루고자 한다. 양측의 강력한 군사적 위협이 공존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지도부는 협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화를 긍정적인 출발점으로 평가하면서도,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기술적 난관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핵 시설 폭격과 협상 테이블 사이: 미·이 제네바 회담에서 주목해야 할 5가지 핵심

 

최근 중동 정세는 문자 그대로 폭풍 전야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겨냥해 B-2 스텔스 폭격기를 투입하고 대규모 항모 전단을 전진 배치하는 등 물리적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긴박한 외교적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 속에서도 양측이 핵 분쟁 해결을 위한 '지침 원칙(guiding principles)'에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군사적 위협과 외교적 대화가 기묘하게 공존하는 현 국면에서 5가지 핵심을 분석 정리한다. 

 

1. 전례 없는 군사적 압박 속의 극적인 '지침 원칙' 합의

 

이번 제네바 간접 회담 이후,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Abbas Araghchi) 외무장관은 핵 프로그램 분쟁 해결을 위한 주요 '지침 원칙'에 미국과 이해를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회담이 단순한 핵 이슈를 넘어, 이란 내부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치명적인 탄압과 핵 활동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성사되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힘을 통한 외교'의 결과임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이란의 핵 잠재력을 타격하기 위해 B-2 폭격기를 보내야만 했다. 그들이 이제는 더 이성적으로 행동하기를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지난여름 미국에 의한 핵 시설 폭격 이후 강경 노선의 대가를 충분히 학습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번 '지침 원칙' 합의가 군사적 압박에 의한 전략적 성과임을 시사했다.

 

2. '오만(Oman)'의 존재감: 기능적 중립이 만든 외교적 틈새

 

직접적인 소통 채널이 단절된 진공 상태에서 이번 회담을 가능케 한 동력은 오만의 '기능적 중립(functional neutrality)'이었다. 회담은 제네바 주재 오만 대표부 건물(대사 관저)에서 열렸으며, 바드르 알부사이디(Badr Albusaidi) 오만 외무장관이 정교한 중재자 역할을 수행했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이번 협상이 "공통의 목표와 관련 기술적 이슈를 식별하는 데 있어 훌륭한 진전이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미·이 관계처럼 불신의 골이 깊은 상황에서 중립적인 제3국이 복잡한 기술적·정치적 난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얼마나 필수적인 전략 자산인지를 보여준다.

 

3. 항공모함 vs 침몰 무기: '전략적 신호'의 충돌

 

협상 테이블 뒤에서는 거대한 무력의 충돌과 심리전이 이어졌다. 미국은 이미 위성 이미지로 확인된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강습단을 이란 인근에 배치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전함인 USS 제럴드 R. 포드함을 추가로 이동시켰다. 포드함은 앞으로 3주 이내에 해당 지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져 외교적 시한폭탄의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정면으로 부정하며 맞불을 놓았다.

 

"항공모함보다 위험한 것은 그것을 바다 밑바닥으로 보낼 수 있는 무기이다."

 

하메네이는 미국의 '세계 최강 군대'가 단 한 번의 타격으로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강 대 강의 기싸움은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전략적 신호(strategic signaling)'의 일환이다.

 

4. '굴복'은 없다: 의제 설정을 둘러싼 대립과 레드라인

 

이란은 이번 협상에 임하며 자신들의 레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했다. 아락치 외무장관은 SNS를 통해 "공정하고 평등한 합의"를 강조하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위협 앞에서의 굴복은 테이블 위에 없다."

 

여기서 결정적인 교착 상태가 발생한다. 이란에 있어 미사일 개발은 미국의 압도적인 공군력에 대응할 유일한 비대칭 억제력(asymmetric deterrent)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생존권의 문제이다. 반면, 미국은 이를 확산 위험(proliferation risk)으로 규정하고 핵 협상 테이블 위에 올리려 한다. 이란은 오직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에만 집중하려 하는 반면, 미국은 미사일까지 다루려 하는 '의제의 불일치'가 향후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5.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실질적인 비대칭 레버리지

 

외교적 수사보다 더 강력한 실력 행사는 현장에서 발생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격적인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

 

세계 에너지 안보의 심장부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진 이번 훈련은 이란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비대칭 레버리지(asymmetric leverage)를 과시한 것이다. "미국이 제재로 이란의 경제적 숨통을 조인다면, 이란은 세계의 에너지 공급망을 차단할 수 있다"라는 무언의 압박이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무력시위인 셈이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번 사안에 대해 "외교적 합의의 기회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매우 어려울(hard) 것"이라며 경계 섞인 신중론을 펼쳤다. 합의의 기회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경고는 현재의 '지침 원칙' 합의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판 위에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군사적 압박이 이란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충격 요법'이 되었을지는 모르나, 양측의 근본적인 불신은 여전하다. 국제 사회는 이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진정한 평화는 압도적인 힘의 압박으로 굴복시켜 얻어내는 것일까, 아니면 치열한 기싸움 끝에 찾아낸 최소한의 상호 이해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제네바에서 시작된 이 기묘한 대화가 중동의 포성을 잠재울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더 큰 폭발을 위한 일시적인 정적일지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작성 2026.02.18 03:36 수정 2026.02.18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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