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가 치료가 되는 순간: 부모 참여가 발달을 가속하는 과학적 근거 부모자녀상호작용치료가 놀이심리발달 개입의 핵심인 이유

놀이,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뇌를 설계하는 시간’

놀이심리발달 개입, 왜 ‘관계 중심’으로 이동했는가

부모 참여가 발달을 가속하는 과학적 근거

[놀이심리발달신문] 놀이가 치료가 되는 순간: 부모 참여가 발달을 가속하는 과학적 근거 부모자녀상호작용치료가 놀이심리발달 개입의 핵심인 이유 박혜진 기자

놀이,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뇌를 설계하는 시간’

 

“그냥 많이 놀아주면 되지 않나요?” 놀이치료를 고민하는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놀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왜 중요한지, 어떻게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막연하다. 장난감을 바꾸고, 치료 시간을 늘리고, 더 좋은 프로그램을 찾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정작 아이의 발달을 가속하는 것은 장난감이 아니라 ‘누구와 어떻게 노느냐’다.

 

놀이치료는 아이의 언어, 정서, 사회성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강력한 개입 방식이다. 아이는 놀이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갈등을 재연하며, 세상을 이해한다. 놀이 속에서 좌절을 경험하고 조절을 배우며, 타인의 마음을 읽는 연습을 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신경회로를 재구성하는 경험이다.

 

하지만 여기서 결정적인 변수가 있다. 놀이에 부모가 어떻게 참여하느냐이다. 치료실에서의 40분보다 집에서 반복되는 상호작용이 아이의 뇌를 더 많이 자극한다. 놀이가 ‘치료’가 되는 순간은, 부모가 아이의 신호를 읽고 반응하기 시작할 때다. 놀이심리발달 개입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관계에 있다.

 


놀이심리발달 개입, 왜 ‘관계 중심’으로 이동했는가

 

과거 놀이치료는 치료사 중심 모델이 일반적이었다. 치료사는 아이의 상징놀이를 해석하고, 문제 행동을 수정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한 가지 한계가 드러났다. 치료실에서의 변화가 일상으로 충분히 확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발달은 환경 의존적이다. 아이는 특정 공간이 아니라 반복되는 관계 속에서 학습한다. 최근 발달심리학과 신경과학 연구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한다. 안정적인 애착과 반응적 양육이 정서 조절 능력과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의 핵심 토대라는 사실이다.

 

놀이 속에서 부모가 아이의 주도성을 존중하고, 기다려 주고, 감정을 언어로 반영해 줄 때 아이의 전전두엽 기능과 사회적 뇌 네트워크가 강화된다. 이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뇌 영상 연구에서도 반복 확인되는 결과다. 놀이심리발달 개입이 부모자녀상호작용 중심으로 이동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치료사는 변화를 설계하지만, 부모는 변화를 지속시킨다. 부모가 바뀌면 아이의 환경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면 발달 궤적이 달라진다.

 


부모 참여가 발달을 가속하는 과학적 근거

 

부모자녀상호작용치료의 효과는 여러 연구에서 보고된다. 부모가 반응적 상호작용 기술을 훈련받은 후, 아이의 눈맞춤 빈도와 공동주의 행동이 증가하고, 문제 행동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특히 발달지연이나 자폐 스펙트럼 특성을 보이는 아동의 경우, 부모 참여 기반 개입이 언어 사용 빈도와 사회적 상호성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가. 첫째, 개입 밀도가 다르다. 치료사는 주 1~2회 만난다. 부모는 매일 만난다. 반복은 학습을 강화한다. 둘째, 정서적 안전기지가 확보된다. 아이는 안정감을 느낄 때 탐색 행동이 늘어난다. 셋째, 행동의 일반화가 자연스럽다. 치료실에서 배운 기술이 가정, 어린이집, 또래 관계로 확장된다.

 

부모자녀상호작용치료는 특별한 놀이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오히려 ‘덜 개입하고 더 기다리는 법’, ‘지시 대신 공감으로 반응하는 법’을 훈련한다. 아이의 놀이를 통제하지 않고 따라가는 방식은 아이의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정서 조절 능력을 강화한다. 놀이치료의 본질은 통제가 아니라 연결이다.

 


놀이치료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

 

같은 놀이치료를 받아도 아이마다 결과는 다르다. 그 차이를 만드는 가장 큰 변수는 가정에서의 상호작용 패턴이다. 부모가 여전히 지시 중심, 교정 중심의 태도를 유지한다면 아이는 놀이를 수행 과제로 인식한다. 반대로 부모가 아이의 리듬을 존중하면 놀이는 자발적 탐색의 장이 된다.

 

놀이심리발달 개입이 효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부모의 인식 전환. 아이의 문제 행동을 ‘고쳐야 할 증상’이 아니라 ‘의사소통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둘째, 반응적 상호작용 훈련. 눈맞춤, 기다림, 감정 반영, 공동주의 형성 같은 기본 기술이 중요하다. 셋째, 일상의 구조화. 놀이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하고 반복해야 한다.

 

부모가 치료의 파트너가 아닌 ‘관찰자’로 머무는 순간, 놀이치료는 제한된 효과에 그친다. 부모가 개입의 주체가 되는 순간, 놀이는 삶 전체로 확장된다. 놀이가 치료가 되는 순간은 치료실이 아니라 가정에서 시작된다.

 


관계를 바꾸면 발달 속도가 달라진다

 

아이를 더 잘 놀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아이와 더 잘 연결되는 것이 목표다. 연결이 깊어질수록 아이는 안전해지고, 안전할수록 탐색하고, 탐색할수록 발달한다. 부모자녀상호작용치료는 놀이심리발달 개입의 보조 전략이 아니다. 그것은 토대다. 놀이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장난감의 가격이 아니라 부모의 태도다. 기다림의 3초, 공감의 한 문장, 아이의 주도성을 존중하는 작은 선택이 신경 발달의 속도를 바꾼다.

 

지금 필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잘 놀아주고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는 얼마나 잘 연결되고 있는가.” 놀이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치료 기관을 찾기 전에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돌아보길 권한다. 변화는 추가 치료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관계에서 시작된다.

작성 2026.02.17 21:18 수정 2026.02.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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