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책으로 소개할만한 마지막 5권은 다음과 같다.
16.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 이 책은 고려의 승려 백운화상(白雲和尙), 경한(景閑) 스님이 선(禪)의 요체(要諦)를 깨닫는데 필요한 내용을 모아 엮은 책으로 서기 1378년에 목판으로 간행한 상하 2권으로 되어 있는 책이다. 경한(景閑) 스님은 중국에서 유학하고 귀국한 후 1365년(공민왕 14년), 나옹(懶翁) 스님의 추천으로 해주 신광사(神光寺)의 주지를 비롯해 여러 사찰의 주지를 거친 후 1372년(공민왕 21년), 성불산(成佛山)에 머물며 『직지심체요절(指心體要節)』을 지었다. 만년에는 여주 천녕현(川寧縣) 취암사(鷲巖寺)에 머물다가 77세를 일기로 입적하였다.
<이미지; pixabay. antnews 제공>
경한 스님이 입적하자 석찬(釋璨)과 달참(達潛)을 비롯한 그 문도들은 청주 흥덕사(興德寺)에서 금속활자로 스승이 남긴 『백운화상초록불조 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 指心體要節)』 상하권(2권)을 간행하였다. 그 상하권은 독일의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본보다 앞서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판명되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하지만 구한(舊韓)말에 주한프랑스 대리공사로 서울에 부임했던 플랑시(Plancy)가 그 책을 가져간 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하였기 때문에 소유권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인류의 문화적 가치를 지닌 책이라는 지위만큼은 변함이 없다.
17. 『종의 기원(種의 起源)』, On the Origin of Species) : 이 책은 1859년 11월 24일에 출판된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의 저술로서 출간과 동시에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만큼이나 세상을 놀라게 했던 책이다. 당시 지배적이었던 가톨릭교의 창조설, 즉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신의 뜻에 의해 창조되고 지배된다는 신(神)중심주의 학설을 뒤집는 진화론의 상징이 되었던 책이기 때문이다. 그런 논쟁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종의 기원』은 초판 1,500권이 하루 만에 다 팔렸다고 한다. 찰스 다윈은 생물의 모든 종(種)은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이어졌다고 보고 러셀(Alfred Russel Wallace)과의 공동 논문에서 인위적인 선택적 교배와 비슷한 현상이 자연상태에서도 생긴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그런 현상을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이라고 했다. 자연 선택이 진화의 기본 메커니즘이라는 그의 진화론은 1950년대까지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18. 『국부론(國富論, The Wealth of Nations)』 : 이 책은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1776년 3월 9일, 출간한 책으로 고전 경제학의 기초를 정립한 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책이다. 애덤 스미스는 이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는 유명한 이론을 제시했다. 경제가 발전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여 부(富, 돈)를 골고루 배분해 주기 때문에 국민 모두의 살림살이가 풍요해진다는 것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식민지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금과 새로운 문물들은 무역업이라는 새로운 업종이 부의 원천으로 떠올랐다. 중세까지만 해도 별볼일 없는 섬나라였던 영국이 산업혁명 이후 최대의 부국으로 자리잡은 이유는 바로 무역업이라는 새로운 부의 통로를 열었기 때문이다. 국부론은 그렇게 생긴 새로운 경제변화를 “돈이 움직이는 법칙”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19. 『자본론(資本論, Das Kapital)』 : 이 책은 마르크스(Karl Marx)가 독일어로 집필하고,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가 편집한 방대한 정치경제학 논문이다. 이 『자본론(資本論)』은 주로 영국의 고전파 경제학 및 자본주의와 영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책으로서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노동자들이 노동력을 상품으로 매매하게 된다. 노동력을 산 주인(자본가)은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노동(必要勞動)”을 초과하는 노동을 강제하게 된다. 이 초과노동이 바로 “잉여노동(剩餘勞動)”, 즉, 착취노동이다. 그러나 그런 착취노동이 계속될수록 노동자들의 반항도 극심해져 마침내 자본가(부르주아) 계급이 무너지고 노동자 계급(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세상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다. 자본론은 이런 이론을 담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공산주의를 탄생시킨 이론서가 되었다.
20. 『행복의 정복(The Conquest of Happiness)』 : 이 책은 영국의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이 1930년에 지은 에세이집으로써 195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철학적 논의를 넘어서 개인의 내면적 행복, 인간 본성과 삶의 기쁨에 대한 깊은 통찰을 느끼게 한다. 러셀은 이 책에서 추상적 논의에 갇히지 않고 현실적인 문제와 사례를 제시하며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낸다. 이처럼 『행복의 정복』은 철학적인 기반 위에 실용적인 조언을 결합한 점이 돋보이는 책이다. 러셀은 철학자답게 인간 본성과 행복에 대한 깊은 사유를 제시하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고 독자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안내한다. 따라서 이 책은 문학적 깊이가 있는 글로서 에세이(Essay)를 쓰는 모든 이에게 훌륭한 참고 자료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고대, 중세, 근세에 걸쳐 인류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20권은 필자의 주관적 견해로 선정한 책들이긴 하지만 내용도 심오하고 분량도 워낙 방대한 책들이므로 현실적으로 읽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들임은 분명할 것이다.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