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tGPT 3주년, AI 패러다임의 이면과 미래를 향한 경고
2022년 11월 30일, OpenAI가 ChatGPT를 공개하며 전 세계는 인공지능(AI)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출시 3년 만에 주간 활성 사용자 8억 명, 포춘 500대 기업의 90% 이상이 채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이 눈부신 성공 이면에는 AI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 과제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곧 다가올지 모를 ‘성장의 한계’를 예고하고 있다.
성장의 동력을 위협하는 자원 고갈 문제
거대언어모델(LLM)의 성능은 방대한 양질의 데이터에 의존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컴퓨팅 파워보다 고품질 훈련 데이터 고갈이 AI 발전의 더 큰 제약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특정 분야에 전문화될수록, 편향되지 않은 새로운 텍스트와 코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자원 문제는 데이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AI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는 데는 막대한 양의 전력이 소비된다. 한 예측에 따르면 2030년까지 AI 분야의 에너지 수요는 16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주요 도시 전체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각국 정부가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에너지 할증 요금을 부과하거나 순환 정전을 단행하는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회적 통제와 잠재적 위협의 부상
AI 기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각국 입법 기관들은 개인정보 침해, 딥페이크를 이용한 사기 등 AI의 어두운 측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를 관리할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전면적인 기술 사용 금지나 막대한 벌금, 혹은 혁신의 속도를 저해하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가 도입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술의 군사적 악용 가능성 또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자율적으로 목표를 공격하는 드론, AI 기반의 사이버 공격, 여론 조작을 위한 정보 봇 등은 ChatGPT의 기반 기술이 강력한 무기로 변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위협은 세계 각국의 ‘AI 군비 경쟁’을 촉발시켜 통제 불가능한 안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시장의 변화와 흔들리는 사회적 신뢰
기술 시장의 역학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한 IT 매체의 분석에 따르면, ChatGPT 내에서 AI 이미지 생성 기능보다 단순 이미지 업로드 기능의 사용 빈도가 더 높아지는 등 초기 신기함이 점차 사라지는 ‘사용자 피로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코딩, 디자인, 의료 진단 등 특정 목적에 특화된 경쟁 도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ChatGPT가 ‘만능 도구’의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 시장의 지각 변동과 윤리적 딜레마이다. AI가 작문, 고객 지원, 코드 검토 등 다양한 지식 노동을 자동화하면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재편될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변화에 사회가 충분히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면, 산업혁명 시기에 버금가는 극심한 사회적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생성형 AI 모델은 지속적인 업데이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에 내재된 편견을 답습하고 때로는 증폭시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콘텐츠 필터링이나 조정 과정에서의 단 한 번의 실수는 대중의 신뢰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으며,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AI를 중단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여론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
ChatGPT의 지난 3년은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한 시간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잠재적 위기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더 건강한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인지, 이제는 기술의 성취를 넘어 성숙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