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한 CEO들의 호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CEO들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려면 정부의 규제 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일제히 촉구하고 있다. 임상 시험 승인 절차 간소화, 신약 보험 등재 기간 단축, 연구개발(R&D) 세제 혜택 확대가 업계가 요구하는 핵심 과제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이 전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 이전 계약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자리 잡으면서, AI 신약 개발에 특화된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김규태 파로스아이바이오 사장은 팜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고형암 치료제 미국 임상을 추진 중이며, MSD와 병용 임상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신약 개발 업계의 비즈니스 포인트가 기술 이전이나 공동 개발을 통한 임상 단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러한 변화에 국내 규제 체계가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산업 현장의 불만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업계는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현행 제도의 구조적 비효율이 자리한다. 임상 시험 승인 과정은 신약 출시까지 수년이 소요되고, 보험 등재 심사 역시 상당한 시간과 자원을 요구한다.
CEO들은 이 같은 절차가 개선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기반이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임상 단계 규제가 경쟁국에 비해 경직될수록, 국내 기업들이 확보한 기술력을 상업화하는 시간은 길어진다.
장벽 해소를 위한 구체적 방안 필요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성과는 이미 국제 무대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김 사장은 인실리코 메디슨이 일라이 릴리와 체결한 약 4조 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전임상 후보 물질만으로 글로벌 빅파마와 공동 임상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이 계약이 입증했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AI 기반 기술력으로 같은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규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기술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지 않는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현재의 규제 시스템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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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 개발에 특화된 규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새로운 개발 경로를 밟을 때마다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한다. LG화학은 영국 AI 기업과의 항암 신약 개발 협력을 통해 후보 물질 발굴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규제 완화가 동반된다면 이런 사례들이 기술 이전과 공동 임상으로 이어지는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규제 완화에 대한 반론도 있다. 일부에서는 심사 과정이 간소화될 경우 안전성 검토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정밀 독성 평가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보다 고도화된 안전성 검증이 가능해졌다고 반박한다.
신약의 안전성 기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검증 방식을 최신 기술 수준에 맞게 현대화하는 것이 규제 완화의 본질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
국내 제약산업의 성장 역사를 보면, 개별 기업의 연구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정책·제도의 뒷받침이 없을 때 상업화 단계에서 발목이 잡히는 패턴이 반복되어 왔다. 업계는 지금의 규제 완화 요구가 단순한 불만 표출이 아니라, 정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길 원한다. R&D 세제 혜택 확대, 신속 심사 트랙 도입, AI 신약 전용 가이드라인 제정이 구체적 협력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정책 변화가 지연될수록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입지는 좁아진다.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제도적 기반 없이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현행 규제 체계는 보다 유연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며,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흐름에 대응하려면 AI 신약 개발 특화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FAQ
Q.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A. 업계가 요구하는 규제 완화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임상 시험 승인 절차의 간소화다. 현재 국내 임상 승인 과정은 단계마다 행정 소요 시간이 길어 신약 출시 일정 예측이 어렵다. 둘째, 신약 보험 등재 기간 단축이다. 개발 완료 후 보험 급여 적용까지의 시간이 길수록 기업의 회수 비용이 늘고 환자의 접근성도 낮아진다. 셋째, R&D 세제 혜택 확대로,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금 공제 범위를 넓혀 기업이 초기 단계 연구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다. 이 세 가지 항목이 현실화될 경우 신약 개발 주기 단축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Q. AI 신약 개발이란 무엇이며, 인실리코 메디슨 사례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A. AI 신약 개발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방대한 생물학·화학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약물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임상 전 검증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수천 개의 화합물을 일일이 실험해야 했으나, AI는 이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대폭 압축한다. 인실리코 메디슨이 전임상 단계 AI 후보 물질만으로 일라이 릴리와 약 4조 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사례는, AI 기반 후보 물질이 글로벌 빅파마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 사례다. 이 계약은 임상 진입 전 단계에서도 대규모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업계에 각인시켰다. 국내 기업들도 이 경로를 따를 수 있지만, AI 신약 전용 규제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심사 불확실성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Q. 규제 완화가 신약 안전성을 해치지는 않는가?
A. 규제 완화가 안전성 기준 자체를 낮추는 것과는 구별해야 한다. 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심사 기준의 하향이 아니라, 심사 방식을 AI·빅데이터 기반의 최신 검증 기술에 맞게 현대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 독성 예측 모델은 기존 동물 실험보다 더 넓은 범위의 부작용을 사전에 탐지할 수 있어 오히려 안전성 검증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다. 따라서 규제 완화는 '덜 엄격하게'가 아닌 '더 똑똑하게' 심사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실제로 미국 FDA와 유럽 EMA는 AI 기반 신약 개발을 위한 별도 가이드라인을 이미 검토·시행하고 있어, 국내도 이 같은 흐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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