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대가야의 역사와 가야금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경북 고령,
이제 한 잔의 전통주가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말하고 있다.
지역 브랜딩 상품의 모범 사례
단순히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특산주를 넘어, 역사와 문화, 그리고 브랜드 스토리까지 담아낸 전통주 ‘대가율’이 지역 브랜딩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의 특산품을 만드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지역의 이야기를 만드는 시대가 왔다.
고령군은 대가야의 중심지이자 우리 전통 악기 가야금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지산동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대가야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현대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대표 상품은 많지 않았다.
이렇게 눈부신 전통문화의 중심 지역임에도 고령이 상징적인 지역 상품이 없다는 아쉬움에서 출발한 농업회사법인 화갑농원의 장현덕 대표.
장 대표는 “고령을 상징하는 역사와 문화를 한 병의 술에 담아낼 수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전통주 개발을 시작했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술을 마시는 순간 고령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브랜드 전체를 설계했다.

고령 전통주 ‘대가율’
대가율은 단순한 전통주 브랜드가 아니다.
브랜드 이름부터 대가야의 역사적 정체성을 담고 있으며, 제품의 구성 역시 가야금 문화와 연결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가야금의 오음계에서 착안한 제품 체계다. 상품 출시 단계부터 '품질좋은 전통주' 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문화를 녹여낸 기획이 돋보인다.
지역의 역사와 음악을 접목
전통주 대가율은 황, 태, 중, 임, 남 등 전통 음악의 다섯 음계를 브랜드의 핵심 요소로 활용했다. 각각의 제품은 서로 다른 도수와 풍미를 갖고 있으며, 소비자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음계를 선택하듯 술을 선택할 수 있다. 고유의 문화를 상품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브랜딩한 섬세함이 돋보인다.
이는 일반적인 전통주가 원재료나 제조 방식 중심으로 브랜드를 설명하는 것과는 다른 접근이다. 대가율은 술의 맛을 설명하기 전에 지역의 역사와 문화부터 이야기한다. 소비자는 술을 구매하는 동시에 대가야의 스토리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브랜드 경쟁력이 제품의 기능보다 스토리에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직접 보리를 생산하고 수확하는 장현덕 대표
지역 농산물, 보리의 변신
대가율의 주원료는 고령에서 생산된 보리다. 전통 누룩을 이용한 발효와 증류 과정을 거쳐 완성되며, 숙성을 통해 깊은 풍미를 더한다. 그러나 장 대표는 원료와 제조법보다 브랜드가 가진 문화적 가치에 더욱 집중했다.
그는 지역 농산물이 단순한 원재료 공급에 머물러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농업에 문화와 관광, 스토리를 결합해야만 소비자의 기억 속에 남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지역 특산품 시장은 품질 경쟁을 넘어 경험 경쟁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소비자가 기억할 이야기가 없다면 시장에서 차별화되기 어렵다. 반면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결합된 상품은 관광 콘텐츠와 연계가 가능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가율 매장 전시장
지역 역사와 문화를 브랜딩상품으로 도약
장 대표는 대가율을 통해 고령을 단순한 역사도시가 아닌 문화가 살아 있는 브랜드 도시로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과거의 유산을 박물관에만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소비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역 브랜딩 전문가들은 지역 경쟁력의 핵심을 스토리텔링에서 찾고 있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 자연환경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강력한 브랜드가 형성된다는 분석이다.
대가율은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 브랜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주를 통해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역사와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관광 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술은 단순한 지역 특산주를 넘어 고령이라는 도시가 가진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는 문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어떻게 현대 상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서 대가율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수호 편집인 현장 취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