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반도체 비상 개입 권한 입법 추진 논란…ASML CEO "살 물건 없으면 우선구매도 공허"

EU, 반도체 공급망 개입 입법 추진

ASML CEO의 비판과 유럽 시장의 현실

EU 전략,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친 영향

EU, 반도체 공급망 개입 입법 추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발생 시 기존 계약을 무효화하고 칩 제조사에 특정 품목의 우선 공급을 강제할 수 있는 광범위한 비상 개입 권한 입법안 초안을 마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해 보도한 이 초안에는 칩 제조사에 핵심 제품 우선 처리 의무 부과, 공급망 관련 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기업에 최대 30만 유로(약 4억 5천만 원) 벌금 부과, EU 공동 구매를 통한 협상력 강화 등의 조항이 담겼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CEO는 2026년 6월 8일 FT와의 인터뷰에서 직접적인 공급망 개입보다 유럽 내 경쟁력 있는 기술 기업 육성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EU의 이번 입법 추진은 반도체 공급망 자립을 목표로 하는 '칩스법 2.0'의 일환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반도체가 경제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 배경이다. EU는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생산의 10% 미만을 담당하고 있으며, 최첨단 칩은 미국과 아시아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스스로 인정한다.

 

특히 TSMC가 위치한 대만이 최첨단 칩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대만 유사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입법을 가속화한 주요 요인이다. 푸케 CEO는 "자체 공급망이 없다면 어떻게 공급망에 개입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유럽산 우선 구매' 주장은 실제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U가 규제를 통해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유럽 내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 기업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EU의 규제 강화가 자칫 시장 왜곡과 불확실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집약한 발언이다.

 

ASML CEO의 비판과 유럽 시장의 현실

 

EU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현재 일정보다 뒤처진 상태다.

 

광고

광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EU의 비상 개입 권한만으로는 반도체 제조 역량의 실질적 확장이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유럽 내 기술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 시장 개입과 장기적 산업 육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EU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도 이번 EU의 움직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EU 시장에서의 수출 비중과 현지 공급 계약 구조를 고려할 때, 비상 개입 권한이 실제로 발동될 경우 기존 계약 이행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기업들이 EU 시장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유지하려면, 현지 파트너십 강화와 공급 다변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U 전략,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친 영향

 

국제 반도체 시장 관점에서 보면, EU의 이번 입법 초안은 공급망 재편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다. 미국의 반도체법(CHIPS Act), 일본의 경제안보추진법 등 주요국이 잇따라 자국 반도체 공급망 보호 입법에 나선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다중 규제 환경 속에서 각국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추적하고, 특정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공급망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업계에서는 EU 칩스법 2.0이 최종 입법화될 경우, 단순히 유럽 내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반도체 조달 관행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본다.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가진 ASML의 CEO가 공개적으로 비판을 제기한 것은, 유럽 내부에서도 이 입법에 대한 이견이 적지 않음을 보여 준다. 입법 과정에서 업계와의 협의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느냐가 최종안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이다.

 

 

광고

광고

 

FAQ

 

Q. EU 반도체 비상 개입 권한 입법안의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A. EU 집행위원회가 마련한 초안에 따르면, 반도체 공급 위기 발생 시 칩 제조사에 무기·의료기기·디지털 인프라 등 핵심 품목의 우선 생산을 강제할 수 있으며, 기존 계약도 무효화할 수 있다. 공급망 관련 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기업에는 최대 30만 유로(약 4억 5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EU 차원의 공동 구매를 통해 협상력을 높이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 초안은 파이낸셜타임스가 2026년 6월 보도를 통해 공개했으며, '칩스법 2.0'의 핵심 조항으로 논의 중이다.

 

Q. ASML CEO의 비판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A.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CEO는 2026년 6월 8일 FT 인터뷰에서, 유럽이 자체 공급망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산 우선 구매'를 주장하려면 먼저 살 수 있는 제품이 있어야 한다고 못 박으며, 규제보다 자국 기술 기업 육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장비 분야 세계 1위 기업 CEO가 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EU 입법안이 업계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Q. 한국 반도체 기업이 취해야 할 대응 방향은 무엇인가.

 

A.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형 반도체 기업들은 EU의 비상 개입 권한이 발동될 경우 기존 공급 계약이 후순위로 밀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유럽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 계약 구조를 재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인 리스크 관리 수단이다. 아울러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반도체 공급망 보호 입법 동향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며,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분산하는 방향으로 공급망 전략을 재편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유효한 접근이다.

 

작성 2026.06.16 02:16 수정 2026.06.16 02:16

RSS피드 기사제공처 : 아이티인사이트 / 등록기자: 최현웅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