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의 외교 선물 〈반화〉, 덕수궁 돈덕전에서 만난다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 기념 특별전 6월 3일부터 8월 30일까지 개최

마크롱 대통령 국빈 선물 ‘반화 오마주’의 원형 조명

고종이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한 외교 선물 〈반화〉의 의미를 조명하는 특별전이 덕수궁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6월 3일부터 8월 30일까지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에서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 기념 특별전 「선물과 기록, 한국-프랑스 우정의 140년, ‘반화: 상서로운 마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 기념 특별전 「선물과 기록, 한국-프랑스 우정의 140년, ‘반화: 상서로운 마음’」 홍보물. (사진=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이번 전시는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 체결 이후 고종이 사디 카르노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한 외교 선물 〈반화〉를 중심으로, 조선 왕실의 길상 문화와 근대 외교의 역사를 함께 살펴보는 자리다.

 

〈반화〉는 연꽃잎 모양의 금속 화반 위에 소나무, 측백나무, 모란, 난초 등 꽃과 나무를 금속, 나무, 보석으로 정교하게 장식한 공예품이다. 장수와 복, 부귀, 번영 등을 기원하는 길상 문양이 담겨 있어 조선 왕실이 외교 상대국에 전하고자 했던 상서로운 마음을 보여주는 유산으로 평가된다.

 

지난 4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140년 전 수교의 출발을 알린 〈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반화 오마주’를 선물했다. 이번 전시는 그 원형이 된 〈반화〉의 역사와 상징을 국내 관람객에게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원본 〈반화〉는 1953년 사디 카르노 대통령의 후손에 의해 “코리아의 왕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는 기록과 함께 프랑스 국립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에 기증됐다. 이후 국가유산청의 두 차례 실태조사를 통해 한·프랑스 수교 이후 전해진 외교 선물임이 확인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원본의 국내 공개를 추진했으나 국외 운송 과정에서 파손 우려가 있어 복제품을 제작해 선보인다. 복제품은 여러 차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제작 방향을 정했으며, 국가무형유산 옥장 보유자 김영희 장인이 전통 재료를 사용해 되살려냈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가 제작을 후원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시대를 품은 꽃, 반화’에서는 조선시대 화훼 완상 문화를 살핀다. 15세기 이후 문인층을 중심으로 꽃을 감상하고 가꾸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17~18세기에는 골동, 서화, 공예품 등을 가까이 두고 감상하는 완물 문화가 더해지며 왕실과 사대부의 취향이 더욱 풍부해졌다. 전시는 이러한 문화가 근대 외교 선물 〈반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2부 ‘반화의 꽃과 나무에 담긴 길상’에서는 〈반화〉를 이루는 모란, 소나무, 측백나무, 연꽃, 난초, 매화, 목련 등의 상징을 왕실 유물과 함께 소개한다. 중심 꽃인 모란은 예로부터 ‘꽃의 왕’으로 불리며 부귀영화와 태평성대를 상징했다. 전시장에서는 모란도 병풍, 청화백자 등 왕실 의례와 생활 속에 쓰인 모란 장식 유물을 함께 볼 수 있다.

 

또한 소나무와 측백나무는 장수와 절개, 영원성을 상징한다. 조선 왕실의 대표 병풍인 〈일월오봉도〉에서도 이와 같은 상징을 확인할 수 있다. 받침의 연꽃 문양은 번영과 자손 번창의 뜻을 담고 있으며, 전시는 이러한 상징이 왕실 공예와 의례 문화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함께 보여준다.

 

3부 ‘장인의 손끝에서 깨어난 반화’에서는 김영희 옥장이 제작한 〈반화〉 복제품 한 쌍과 소장처 관장 인터뷰 영상 등을 선보인다. 전시실 입구에서는 관람객의 손짓에 반응해 〈반화〉가 입자 형태로 살아 움직이는 인터랙티브 영상 〈Awaken: 반화를 깨우다〉도 감상할 수 있다.

 

대형 미디어아트도 마련된다. 덕수궁 돈덕전 1층의 27m 규모 LED 미디어월에는 ‘반화의 숲: 신선들의 낙원’이 펼쳐진다. 무채색이던 〈반화〉의 꽃들이 색과 빛을 찾아가고, 황금빛 소나무와 측백나무, 사슴과 학이 어우러지는 신선들의 낙원을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했다. 복제품 제작에 쓰인 전통 재료를 소개하는 실감 영상 8종도 함께 공개된다.

 

특별전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입장 마감은 오후 5시다. 전시 관람료는 무료이나 덕수궁 입장료는 별도다. 6월 4일은 관련 행사로 임시 휴관한다.

 

덕수궁관리소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한제국 외교의 상징적 공간인 돈덕전에서 근대 외교 문화유산의 의미를 알리고, 국민이 국가유산을 더 가까이 향유할 수 있는 전시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작성 2026.06.02 15:34 수정 2026.06.0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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