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드라마국, "얼굴값 예찬 근절 선언", ‘외모 지상주의’ 시대의 종말

“예쁜 배우 아닌, 좋은 이야기가 승자”…中, 드라마 제작 패러다임 전격 전환

한국 콘텐츠 업계가 주목해야 할 중국의 새로운 콘텐츠 기준

과한 메이크업·현실과 동떨어진 의상까지 경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의 회귀 선언

지난 4월 2일, 중국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广电总局) 산하 드라마국은 ‘드라마 건강 심미관 좌담회(电视剧健康审美座谈会)’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아이치이(爱奇艺), 망고TV(芒果TV), 텐센트 비디오(腾讯视频), 유쿠(优酷)등 굴지의 OTT 플랫폼은 물론, ‘정우양광(正午阳光)’, ‘닝멍 미디어(柠萌影视)’, ‘화책 미디어(华策影视)’, ‘창신 미디어(长信传媒)’ 등 중국 대표 제작사들이 총출동했다. 이 자리에서 드라마국은 단호한 목소리로 ‘얼굴값 숭배’(颜值崇拜)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했다.

 

좌담회의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중국 드라마 시장에서 불거진 ‘과도한 외관 경쟁’에 대한 반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일부 작품에서 배우들의 과장된 메이크업, 캐릭터와 동떨어진 의상 및 소품, 그리고 ‘예쁜 얼굴만 있으면 모든 것이 용인되는’ 분위기가 업계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됐다.

 

[이미지설명]=중국 드라마 산업의 ‘건강한 심미관’ 전환을 주제로, 정부·플랫폼·제작사가 한자리에 모여 콘텐츠의 본질과 스토리 중심 제작 방향을 논의하는 좌담회 현장의 모습을 AI가 생성했다. 이미지=ChatGPT 생성 및 윤교원 편집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대중이 드라마에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보기 좋은 얼굴’이 아니라, ‘볼수록 빠져드는 이야기’와 사상적 깊이, 감정적 공감, 문화적 정서”라고 잘라 말하면서 드라마는 오락을 넘어 ‘사람을 즐겁게 하고(娱人), 사람을 교화하는(育人)’ 이중의 사명을 가진다는 것이 좌담회의 핵심 시각이었다.

 

이번 지침의 핵심은 단연 ‘스타 중심 시스템(明星中心制)에서 대본 중심 시스템(剧本中心制)으로의 전환’이다. 더 이상 SNS 팔로워 수나 화려한 외관이 캐스팅의 1순위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원칙은 다음과 같다.

 

먼저 ‘내용이 왕이다’(内容为王)라는 것인데, 등장인물은 피와 살이 있고, 온도와 영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연기하는 역할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演什么像什么)는 것이다. 외모가 아닌 연기력으로 평가하라는 지침이다.

 

세번째는 ‘유행이 아닌, 연기력에 집중하라’는 뜻인데, 네트웍 트래픽이라는 말의 ‘유량(流量)’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작품성에 집중하라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옷·소품(服化道)은 인물과 이야기를 위한 도구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시각적 화려함이 아닌 스토리텔링의 완성도로 접근하라는 의미이다.

 

이번 조치가 단순한 권고에 그치지 않을 것임은 참여 주체의 다양성에서 드러난다.  행정 관리 기관, 업계 협회, 제작사, 플랫폼이 함께 건강한 심미관을 기획·제작·유통·관리의 전 과정(全过程)에 걸쳐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단순한 가이드라인이 아닌, ‘전 과정 규제’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즉, 앞으로 중국 드라마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 작품이 어떤 심미관을 담고 있는가’를 심사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고 이는 한국 콘텐츠를 중국에 수출하려는 업체나, 중국 측과 협업을 고려하는 관계자라면 반드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예쁜 배우를 쓰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중국 정부는 드라마라는 문화 상품의 평가 기준 자체를 ‘외모’라는 피상적 요소에서 ‘콘텐츠의 내면적 가치’로 옮겨 놓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 시청자들의 취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드라마가 중국 시장에서 강점을 가져온 부분 중 하나는 탄탄한 스토리와 섬세한 캐릭터, 그리고 시대정신을 반영한 메시지였다. 이러한 강점은 이번 ‘건강 심미관’ 정책의 방향성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단순히 톱스타의 얼굴과 화려한 영상미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점점 더 중국 시장에서 통용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협업이나 수출을 고려할 때, ‘이 작품이 어떤 인간적인 진실을 담고 있는가’, ‘어떤 건강한 미적 기준을 제시하는가’ 가 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중국 드라마 산업은 지금 ‘진짜 얼굴’을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메이크업으로 덧칠된 ‘가짜 아름다움’이 아닌, 삶의 굴곡과 상처를 그대로 드러낸 ‘인간의 얼굴’로. 그리고 그 얼굴이 빛나는 순간은 결국 ‘훌륭한 이야기’가 관객의 심장을 때리는 순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다. 중국 드라마 산업이 한 단계 더 성숙한 시장으로, 또 문화 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언으로 보여진다. 한국 미디어 업계도 이러한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자신의 콘텐츠가 어떤 ‘건강한 미’를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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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작성 2026.04.06 16:10 수정 2026.04.0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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