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 왜 결혼반지는 왼손 약지에 낄까?

결혼반지를 왼손 약지에 끼는 풍습은 단순한 장식 문화가 아니라 오랜 역사와 상징을 담고 있는 전통에서 비롯됐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이 관습은 고대 문명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유래는 고대 이집트에서 찾을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손가락마다 의미가 있다고 믿었는데, 특히 왼손 약지에는 심장으로 직접 이어지는 특별한 혈관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혈관을 라틴어로 ‘베나 아모리스(Vena Amoris)’, 즉 ‘사랑의 정맥’이라고 불렀다. 당시 사람들은 이 혈관이 사랑과 감정을 담당하는 심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랑을 맹세하는 반지를 이 손가락에 끼기 시작했다.

[사진: 결혼식에서 신랑이 신부의 왼손 약지에 결혼반지를 끼워주며 서로의 사랑과 평생의 약속을 상징적으로 확인하는 순간의 모습, gemini 생성]

이러한 풍습은 이후 고대 로마로 이어졌다. 로마인들은 결혼을 계약이자 약속의 상징으로 여겼고, 반지를 끼는 행위를 서로의 결속을 나타내는 표시로 사용했다. 특히 원형의 반지는 끝이 없는 형태로 ‘영원한 사랑’과 ‘끊어지지 않는 관계’를 상징한다고 여겨졌다. 이때부터 결혼반지를 약지에 끼는 전통이 점차 정착하게 됐다.

 

중세 유럽에 들어서면서 이 관습은 기독교 결혼 의식과 결합되며 더욱 확산됐다. 당시 결혼식에서는 반지를 끼기 전에 엄지, 검지, 중지 순으로 손가락을 짚으며 성부·성자·성령을 상징하는 의식을 진행했는데, 마지막에 남는 손가락이 바로 약지였기 때문에 그곳에 반지를 끼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현대 의학적으로 보면 왼손 약지에만 특별히 심장으로 연결된 혈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랑과 약속을 상징하는 이 낭만적인 이야기는 수천 년 동안 이어지며 결혼 문화 속에 자리 잡았다.

 

결국 결혼반지를 왼손 약지에 끼는 이유는 단순한 관습을 넘어 사랑, 영원성, 그리고 서로에 대한 약속을 상징하는 문화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반지 하나에는 이렇게 오랜 역사와 인간의 감정이 함께 담겨 있는 셈이다.

 

 

 

이기남 정기자 기자 ds3huy@kakao.com
작성 2026.03.14 08:09 수정 2026.03.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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