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기기 과사용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문치유 프로그램이 실제 뇌 기능과 행동 지표에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문화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추진한 인문치유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 연구 결과를 12월 1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아 수행했으며, 디지털 과몰입 경향을 보이는 청소년의 기기 의존도를 완화하고 심리적 안정과 사회성 회복을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연구진은 인문 콘텐츠가 감정 조절과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 지표로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에는 총 45명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문학 분야 프로그램에는 중학생 20명, 역사 분야 프로그램에는 초등학교 고학년 25명이 참여했으며, 프로그램은 2025년 4월부터 5월까지 8주간 진행됐다. 회기당 120분씩 총 8회기로 구성된 시범 교육은 참여자의 발달 단계에 맞춰 단계적으로 설계됐다.
문학 분야 프로그램은 문학 텍스트를 매개로 정서 인식과 인지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관계 형성을 중심으로 한 초기 단계 이후 주의 집중과 작업기억을 다루는 중간 단계, 감정 조절과 표현을 다루는 후반 단계로 구성됐다. 토론과 글쓰기, 감정 공유 활동을 통해 참여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인식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사전·사후 검사 결과, 디지털 과사용 지표는 평균 35% 감소했으며,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지표도 28% 낮아졌다.
역사 분야 프로그램 역시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삶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이해와 인지 유연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감상과 토론, 놀이 활동을 병행했다. 그 결과 디지털 과사용 감소율과 ADHD 관련 지표 개선 폭이 문학 분야와 동일하게 나타나, 인문 기반 접근이 청소년의 충동성 조절과 인지 기능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함을 시사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우울, 불안, 공격성, 충동성 등 주요 정서 지표에서 전반적인 안정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문학 분야 참여자의 우울 지표는 사후 평가에서 34% 감소했으며, 행동 억제 및 활성화 관련 지표도 16% 낮아졌다. 스마트폰 과의존과 인터넷 게임 과몰입 척도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가 확인돼 일상 회복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이와 함께 2025년 총 4차례 운영된 2박 3일 기숙형 인문치유 캠프에서도 높은 만족도가 나타났다. 참가자 1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1.3%가 긍정적으로 응답했으며, 과몰입 위험군에 속했던 청소년 다수가 일반군으로 전환됐다. 사후 측정 결과 문제군 비율은 87.5% 줄어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유병한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은 디지털 과몰입 문제에 대해 사용 제한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대안적 경험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 인문치유 프로그램을 전국 초·중등 교육기관과 청소년 시설로 확대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