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쁨이 세계와 연결될 때, 공공브랜딩은 진화한다

가상 인물 ‘고익하’로 풀어낸 국제개발협력, 국민 참여 500만 반응 기록

‘고마움’에서 ‘기쁨’으로… 공적개발원조를 일상 언어로 번역한 실험

MZ세대부터 전 연령층까지 확산된 참여형 캠페인의 힘

코이카 이벤트에 참여한 전 세계 ‘고익하’들의 모습 - 코이카 자료 제공

 

 

공공기관 홍보의 문법이 달라지고 있다. 정책과 제도를 설명하던 일방향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감정과 경험을 매개로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서사형 브랜딩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한국국제협력단이 선보인 ‘고익하’ 캠페인이 새로운 사례로 자리 잡았다.

 

코이카는 2025년 대국민 브랜딩 캠페인 ‘고익하, 잇츠마이플레저’를 통해 국제개발협력과 공적개발원조의 의미를 개인의 일상 언어로 풀어냈다. 가상의 인물 ‘고익하’를 중심에 둔 이 캠페인은 개발협력이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각자의 삶과 기쁨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캠페인은 전년도 ‘고마워요, 고익하’의 연장선에서 기획됐다. 전 단계가 개발도상국 수혜자의 감사 인사를 통해 국제개발협력의 가치를 환기했다면, 2025년 캠페인은 그 감정의 방향을 다시 국민에게로 돌렸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 자체가 참여자에게도 기쁨과 자긍심이 된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성과는 수치로 확인됐다. 캠페인 기간 동안 주요 콘텐츠의 누적 노출 수는 약 350만 회, 조회와 공감·댓글·공유 등을 합산한 반응 수는 약 500만 회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동일 캠페인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온라인 콘텐츠 확산과 함께 오프라인 이벤트를 병행한 입체적 설계가 참여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특히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인물들을 ‘대표 고익하’로 조명한 시리즈 영상이 주목을 받았다. 모델, 강사, 봉사 경험자 등 각기 다른 삶의 궤적을 지닌 참여자들은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통해 타인과 연결된 순간을 이야기했다. 개발협력이 특정 전문가나 기관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됐다.

 

캠페인의 정점은 세계 각국의 참여자들이 등장한 최종 영상이었다. 한국을 포함한 40여 개국에서 모인 일반인 참여자들은 각자의 언어와 방식으로 ‘고익하 모먼트’를 소개했다. 이 영상은 공개 이후 짧은 기간 안에 수십만 회의 조회를 기록했으며, 댓글 공간에서는 서로의 도전과 선택을 응원하는 대화가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개발협력을 ‘의무’나 ‘책임’이 아닌, 의미 있는 선택의 영역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브랜딩의 연속성도 이번 캠페인의 특징이다. 코이카는 ‘고익하를 찾습니다’에서 출발해 ‘고마워요, 고익하’, 그리고 ‘잇츠마이플레저’로 이어지는 다년간의 서사를 구축해 왔다. 매년 메시지는 확장됐지만, 중심에는 일관되게 ‘사람’이 있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에서 출발해 공감과 참여로 이어지는 구조가 축적되며 브랜드 인지 역시 자연스럽게 강화됐다.

 

의미의 변화도 분명하다. 초기 단계가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캠페인은 감정의 주체를 국민 개인으로 옮겼다.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행위가 타인을 돕는 동시에 스스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인식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이는 공공브랜딩이 단순 홍보를 넘어 사회적 가치 담론을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코이카는 이러한 흐름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정 시기에 집중됐던 캠페인을 넘어, 연중 상시적으로 이어지는 콘텐츠를 통해 세계 곳곳의 ‘고익하’를 조명하겠다는 구상이다. 숏폼 영상 등 디지털 친화적 형식을 활용해 일상 속 접점을 넓히는 전략도 병행된다.

 

다음 단계로 예고된 메시지는 ‘함께하자’다. 개인의 기쁨에서 출발한 서사가 연대와 참여로 확장되는 과정이다. 이는 국제개발협력이 제도적 영역을 넘어 사회문화적 공감대 위에서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5일 롯데시네마 판교에서 열린 코이카 글로벌 서포터스 위코(WeKO)의 성과 공유회 ‘위코랑 함께 고익하씨네’에서 ‘나도 고익하’ 이벤트에 참가한 글로벌 위코들 - 코이카 자료 제공

‘고익하, 잇츠마이플레저’ 캠페인은 국제개발협력을 개인의 경험과 감정으로 번역해 공공기관 브랜딩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세대와 국경을 넘어 공감을 이끌어냈으며, 개발협력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공공기관 홍보가 신뢰와 참여를 동시에 얻기 위해서는 설명보다 서사가 필요하다. ‘고익하’ 캠페인은 그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다. ‘고마움’에서 ‘기쁨’으로, 그리고 ‘함께하자’로 이어지는 이 흐름은 향후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성 2025.12.21 06:15 수정 2025.12.2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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