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심층 분석] "외로움은 전염된다": ‘신종 전염병’으로 규정된 외로움(Loneliness)의 사회적 확산과 영국의 '외로움 담당 장관' 제도가 던지는 메시지
해외 논문 심의 위원으로 활동 중인 문정민 정신 건강 심리센터 대표 문정민 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만성적 외로움이 우울증, 심혈관 질환, 치매등 심각한 건강 문제와 연관되며 ‘공중 보건의 위협’으로 부상하며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문정민 정신건강 심리센터 문정민 대표원장은 외로움은 흡연과 맞먹는 치명률을 가지며, 행동 및 심리적 전염성을 통해 사회적 연결망을 파괴하는 '신종 전염병'의 특성을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논문을 들어 제언 한다.
문 원장은 영국의 대응을 예로 들며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직책을 신설하고 국가 차원의 전략을 수립하여 개인의 감정을 '사회적 문제'로 인정하고 해결에 나선 선진 사례라 말했다.
문 정민 원장은 한국은 고독사 증가, 청년층의 은둔형 외톨이 문제 심화등 외로움 문제가 심각한 한국 사회도 정부 주도하의 '사회적 연결망 복원'을 위한 혁신적인 정책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 했다.
【서울/세종 사회정책팀】 "외로움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신체 건강과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전염병이다."최근 전 세계 보건 전문가들과 사회학자들 사이에서 만성적 외로움(Chronic Loneliness)을 '신종 전염병(Novel Epidemic)'으로 규정하고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외로움은 우울증, 불안 장애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넘어, 심,혈 관계 질환 발병률을 높이고 면역 체계를 약화 시키며, 심지어 조기 사망 위험을 흡연과 맞먹는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위협에 가장 먼저 정부 차원의 대응을 시작한 국가는 영국이다.영국은 2018년 테레사 메이 총리시절,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이라는 세계 최초의 직책을 신설하고 국가적 외로움 전략(Loneliness Strategy)을 발표했다.이는 개인의 고통스러운 감정 상태를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공중 보건 및 사회 통합의 문제'로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외로움이 '전염병'으로 불리는 이유는, 외로운 사람이 사회적 관계를 회피하거나 부정적으로 반응하여 주변 사람들까지 고립시키는 '행동적, 심리적 전염성'을 띠며 공동체의 사회적 연결망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고독사 증가, 청년층의 은둔형 외톨이 문제, 급격한 1인 가구 증가등으로 외로움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영국의 선도적인 대응 사례는 시급한 정책적 과제를 던지고 있다.
본 기사는 외로움이 '신종 전염병'으로 불리는 과학적, 사회학적 이유를 심층 분석하고, 외로움이 개인의 신체와 사회에 미치는 구체적인 피해를 조명하며, 영국의 외로움 담당 장관 제도의 성공과 한계를 분석하여 한국 정부가 도입해야 할 혁신적인 '사회적 연결망 복원 전략'을 상세히 제시한다.
I. 외로움: '흡연급 치명률'을 가진 신종 전염병
외로움이 단순한 우울감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으로 불리는 배경에는 과학적인 치명률과 사회적인 전파력이 있다.
1. 신체 건강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
- 흡연과 맞먹는 조기 사망률:줄리안 홀트-룬스타드(Julianne Holt-Lunstad) 교수등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적 외로움은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 유사하게 조기 사망 위험을 약 29% 증가 시킨다. 이는 비만(Obesity)보다 더 치명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 면역 체계 약화 및 염증 증폭:외로움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증가 시켜 만성적인 염증 상태(Chronic Inflammation)를 유발한다. 이 염증은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 시켜 고혈압, 심장 마비,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 또한,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 살해 세포(NK Cell)의 기능을 약화 시켜 면역 체계를 붕괴 시킨다.
- 치매 발병 위험 증가:외로움은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하며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최대 40%까지 높인다는 연구도 발표되었다. 이는 사회적 고립이 뇌의 회백질 밀도를 감소시키고 인지 예비력(Cognitive Reserve)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2. '사회적 전염'을 통한 연결망 파괴
- 행동적 전염성: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Nicholas Christakis)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사회적 관계망을 타고 전파된다. 외로운 사람은 타인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거나 사회적 관계에 소극적으로 반응하며, 이러한 행동이 주변 사람들까지 외로움과 고립의 상태로 밀어 넣는 결과를 초래한다.
- '사회적 고립'의 악순환: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사회적 지지 망을 스스로 해체하는 경향을 보여 ‘고립→부정적 상호작용→주변인 이탈→더 깊은 고립’이라는 악순환을 형성하며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을 갉아먹는다.
II. 영국의 선도적 대응: 외로움 담당 장관의 역할
영국은 외로움을 ‘개인의 실패’가 아닌 ‘국가적 문제’로 공식화하고, 정부의 책임하에 해결하려는 선도적인 정책을 도입했다.
1. '외로움 담당 장관' 직책 신설 배경
- Jo Cox 위원회의 권고:2017년 살해당한 노동당 하원의원 조 콕스(Jo Cox)가 외로움 문제 해결에 헌신했던 것을 기리기 위해 발족된 ‘조 콕스 외로움 위원회’의 권고를 바탕으로, 테레사 메이 정부는 2018년 세계 최초로 이 직책을 신설했다.
- 외로움의 경제적 비용:영국 정부는 외로움으로 인한 국민 보건 서비스(NHS)의 지출 증가, 생산성 저하 연간 수십억 파운드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인지하고, 이를 줄이는 것이 국가 재정 안정화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2. 영국의 '국가적 외로움 전략(Loneliness Strategy)'
- 전 부처 협력:외로움 담당 장관은 보건부, 교통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전 부처가 외로움 문제 해결에 협력하도록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외로움이 단순히 복지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 계획, 교육, 교통 등 모든 정책 영역과 연결되어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 주요 정책 사례:
- 'Social Prescribing(사회적 처방)' 활성화:의사가 환자에게 약 대신 지역 사회 활동(합창단, 봉사 활동, 동호회)참여를 처방하도록 지원한다.
- '교통 접근성 향상':고립된 노년층이 쉽게 커뮤니티 센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역 대중교통 노선을 개선하고 교통 비용을 지원한다.
- '지역 자원 연결(Community Hubs)':지역 도서관, 카페 등을 사회적 교류 거점(Hub)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세대가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3. 성과와 한계
- 성과: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에 크게 기여했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정부가 고립된 취약 계층을 파악하고 지원하는 매우 중요한 정책적 기반이 되었다.
- 한계:정책의 실질적인 실행은 여전히 지역 자치단체(Local Council)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며, 장관직이 자주 교체되어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도 있다.
III. 한국 사회의 시급한 외로움 문제와 정책 방향
급격한 1인 가구 증가, 가족 해체, 고독사 문제등으로 인해 한국 사회의 외로움 지수는 이미 경고 수준을 넘어섰으며, 영국식 모델을 참고한 혁신적인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
1. 한국 외로움 문제의 특수성
- 청년층의 '은둔형 외톨이' 문제:한국은 입시 경쟁과 사회적 성공 압박으로 인해 청년층의 사회적 고립 문제가 심각하다. ‘히키코모리’로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는 단순한 개인의 심리 문제를 넘어 사회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 고독사의 증가:노년층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고독사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외로움이 초래하는 가장 극단적인 비극이다.현재의 복지 시스템은 경제적 빈곤에 집중되어 있어, ‘정서적 빈곤’에 대한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2. 한국형 '사회적 연결망 복원 전략' 제언
- '사회적 연결 장관(가칭)' 또는 범부처 위원회 신설:영국의 사례처럼 보건 복지부, 행정안전부, 여성 가족부, 국토 교통부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컨트롤 타워를 설립하고, 외로움 문제를 국가 의제로 격상 시켜 예산 및 인력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 '공간 재설계(Urban Planning for Connection)':아파트 위주의 주거 형태는 이웃과의 단절을 심화시킨다. 커뮤니티 시설의 접근성을 높이고, 도서관, 공원 등 공공 공간을 ‘자발적 교류 촉진 공간’으로 재 설계하는 도시 계획적 접근이 필요하다.
- 디지털 외로움 해소:청년층과 장년층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연결 프로그램’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로 인해 외로움을 겪는 노년층에게 디지털 기기 교육 및 소통 앱 활용을 지원해야 한다.
- '고립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고독사 위험 가구뿐만 아니라, 공과금 미납, 긴급 복지 요청 기록, 보건소 방문 기록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잠재적 고립 위험군을 AI로 조기에 식별하고, 복지사 및 자원봉사자의 방문을 연결하는 적극적인 조기 개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IV. 외로움을 사회적 비용으로 인식해야
문정민 정신 건강 심리 센터 문정민 대표 원장은 외로움은 더 이상 개인의 나약함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의료비를 폭증시키며 사회적 연결망을 파괴하는 '신종 전염병'이다.흡연이나 비만, 팬데믹에 준하는 국가적 위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정민 원장은 영국의 '외로움 담당 장관' 제도는 외로움이라는 추상적인 문제를 구체적인 정책 대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며 고립된 청년과 노년이 늘어나는 한국 사회 역시 정부의 책임 있는 리더십 하에 외로움 방지 정책을 모든 행정 영역에 스며들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 했다.
단절된 사회적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미래 보건 투자’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