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바람이 스치는 불암산 자락 천년의 시간을 머금은 영롱한 빛이 내려앉는다. 삭막한 도심 속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깊은 위로와 예술적 전율을 선사할 기념비적인 전시가 서울 노원구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남원시의 문화유산이자 대한민국 공예의 정점인 '전국 옻칠 목공예대전' 역대 수상작들이 '칠의 기록, 시간의 조각'이라는 타이틀로 서울 시민들을 찾아왔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장인의 혼과 인고의 시간이 빚어낸 옻칠의 신비를 직접 마주하는 경이로운 여정이 될 것이다. 투박한 나무가 화려한 예술로 승화되는 순간 그 숨 막히는 아름다움은 당신의 겨울을 가장 뜨겁게 달굴 것이다.
전시의 부제인 '칠의 기록 시간의 조각'은 옻칠 공예의 본질을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문구다. 옻칠(Ottchil)은 단순히 기물에 색을 입히는 행위를 넘어 나무라는 자연의 물성에 옻나무 수액을 수없이 덧바르고 건조하기를 반복하는 인고의 수행 과정을 의미한다.
'천 년을 가는 빛깔'이라 칭송받는 옻칠은 뛰어난 방부성과 항균성을 지니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색이 더욱 선명하게 피어나는 신비로운 생명력을 지닌다. 특히 예로부터 목공예의 본고장으로 불려 온 남원은 지리산의 풍부한 임산 자원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목기 문화를 꽃피워왔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공예품의 나열이 아니라 장인의 손끝에서 수만 번의 붓질로 기록된 시간의 층위와 나무가 가진 따뜻한 영혼을 마주하는 개념적 공간으로 정의된다.
이번 '전국 옻칠 목공예대전 역대 수상작 : 칠의 기록, 시간의 조각' 전시는 2025년 12월 5일 시작되어 해를 넘겨 2026년 2월 1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다. 전시는 서울 노원구 불암산 힐링타운 내에 자리한 '불암산 아트포레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관람은 매주 월요일 정기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이번 행사는 노원구가 주최하고 옻칠의 고장 남원시가 후원하는 지자체 간 문화 협력 프로젝트로 기획되었으며 옻칠 목공예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열린 전시로 운영된다.
'전국 옻칠 목공예대전'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공예 등용문으로서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역대 수상작들은 그 권위에 걸맞은 압도적인 예술성을 자랑한다. 오랜 시간 갈고닦은 장인들의 숙련된 기술이 집약된 작품들은 옻칠 특유의 깊고 그윽한 광택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한 마감으로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특히 전통적인 제기나 가구의 전형적인 형태를 넘어 현대적인 조형미와 실용성을 가미해 재해석된 오브제들은 옻칠 공예가 가진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준다. 검은 빛의 현묘함과 붉은 빛의 화려함이 공존하는 수상작들은 우리 전통문화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여 통용되는 독창적인 한국의 미학을 유감없이 증명하고 있다.
전시가 열리는 '불암산 아트포레 갤러리'는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적 특성 덕분에 이번 전시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불암산의 수려한 경관을 품은 힐링타운 내에 위치한 갤러리는 나무라는 자연 소재에서 출발한 옻칠 공예의 근원적 따뜻함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겨울 산의 고즈넉한 풍경은 전시장 내부의 은은한 조명 아래 빛나는 옻칠 작품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배경이 된다. 관람객들은 숲속을 산책하듯 갤러리를 거닐며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도시의 소음을 잊고 나무의 숨결과 옻칠의 향기가 어우러진 깊은 사색의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자연 속에서 예술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특별한 힐링의 순간을 제공한다.
노원구와 남원시가 손잡은 이번 전시는 지자체 간 상생 협력의 모범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지역의 경계를 허무는 문화 교류의 장을 연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남원의 수준 높은 옻칠 문화를 수도권 시민들이 가까운 일상 공간에서 향유함으로써 전통 공예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대중적 관심을 환기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또한 관람객들은 우리 고유의 미의식을 재발견하며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하고 삭막한 도시 생활 속에서 정서적 안정을 얻는 치유의 효과를 누린다. 이는 궁극적으로 불암산 아트포레를 복합문화예술의 중심지로 각인시키는 동시에 남원 옻칠의 브랜드 가치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이번 겨울 춥고 메마른 감성을 채워줄 단 하나의 전시를 꼽는다면 단연코 불암산 아트포레에서 펼쳐지는 '칠의 기록, 시간의 조각'이다. 남원 옻칠 장인들의 혼이 서린 역대 수상작들은 단순한 목공예품을 넘어 천년의 세월을 견뎌낸 숭고한 정신의 결정체로서 우리 앞에 섰다.
불암산의 고요한 품 속에서 마주하는 붉고 검은 옻칠의 향연은 관람객의 마음에 잊히지 않을 깊은 울림과 따뜻한 위로를 새겨넣을 것이다. 2026년 2월까지 이어지는 이 특별한 시간 여행에 동참하여 옻칠이 전하는 영원한 빛깔을 당신의 눈과 마음에 온전히 담아가기를 권한다.
이 겨울 남원의 숨결이 깃든 노원의 숲에서 마주한 '시간의 조각'은 당신의 삶에 가장 아름다운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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