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재난심리지원 기관 더프라미스와 팔레스타인 시민단체 사와가 11월 19일(현지 시간) 서안지구 라말라에 전쟁 피해 주민과 상담 인력을 위한 심리상담 회복공간을 열었다. KOICA와 신한은행의 지원 속에 마련된 이번 공간은 대면·비대면 상담을 병행하고, 상담사 소진을 완화하는 돌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한국의 재난심리지원 비영리기관 더프라미스와 팔레스타인의 심리사회적 지원 단체 사와(SAWA)가 라말라에서 새롭게 단장된 심리상담실 개소를 알렸다. 개소식은 11월 19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진행됐고, KOICA 팔레스타인 사무소 김민종 소장, 더프라미스 김동훈 상임이사, 사와 오하일라 쇼마르 대표가 참석했다. 본 사업은 신한은행의 후원을 기반으로 KOICA가 추진하는 현지 CSO 협력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번 상담실은 분쟁 장기화로 일상적 불안과 상실을 겪는 주민에게 접근 가능한 상담 창구를 제공하도록 공간 동선을 재구성했다. 개별·가족 단위 면담실, 집단 프로그램실, 긴급 개입을 위한 별도 룸과 더불어 상담사 휴식 구역을 갖춰, 대면 상담과 온라인 상담을 병행하는 운영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이동 제한이나 통신 불안정 등 제약 속에서도 서비스 중단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사와는 1998년 설립 이후 여성 폭력 예방, 정신건강 증진, 헬프라인 운영 등을 통해 지역사회 회복을 지원해 왔다. 2023년 10월 이후 분쟁 격화 국면에서 사와 상담센터로 접수된 전화 상담은 10만 6천 건을 넘어섰고, 이 중 약 86%가 가자지구에서 발생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이러한 상담 수요 급증은 현장 인력의 감정적 피로를 가중시키고, 장기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회복·돌봄 장치의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현장 인력의 번아웃 문제는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됐는데, 최근 발표된 관련 연구에서는 팔레스타인 보건·상담 인력 중 절반 이상이 높은 수준의 감정적 고갈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라말라 상담실은 주민 지원과 함께 상담사 보건과 웰빙을 우선 고려한 구성을 채택해, 인력 유지를 통한 서비스 연속성을 도모했다.
더프라미스는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축적한 심리사회적 지원(PSS)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 운영과 인력 보호에 관한 기술 자문을 제공했다. 지난 9월에는 사와 상담사 및 스태프 33명을 대상으로 6일간의 소진 예방 역량 강화 워크숍을 진행해 위기 대응 능력과 자기 돌봄 전략을 보강했다.
개소식에서 김민종 KOICA 팔레스타인 소장은 “이번 협력은 한국과 팔레스타인 민관 조직이 함께 만든 모범적 지원 사례로, 분쟁 지역 주민의 심리적 회복을 위한 장기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담실 개소는 현지 상담사들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핵심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와 오하일라 쇼마르 대표는 “팔레스타인 사회는 오랫동안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며 “이번 상담 공간은 극심한 분쟁 상황 속에서도 개인이 심리적 회복력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더프라미스 김동훈 상임이사는 “이번 조성 사업은 단순히 상담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상담사 스스로 회복하며 주민과 지역을 지속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과정”이라며 “KOICA와 사와와의 협력으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정신건강 회복 지원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상담실은 현장 서비스의 즉시성뿐 아니라, 온라인 상담을 연계해 지원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한편, 위기 노출 빈도가 높은 상담사의 안전과 휴식을 고려한 근무 환경을 도입해, 인력 유지와 서비스 질 관리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가도록 설계했다.
현지 CSO 협력 시범사업은 인도적 위기 대응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공공 파트너십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금융권의 사회공헌 자원이 투입되고 공적개발원조(ODA) 기관이 현장 거버넌스를 지원하는 구조는, 분쟁 지역에서의 심리사회적 지원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kind=small}
){kind=small}
){kind=small}
){kind=s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