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강의 접근성, 현장에서 답을 찾다
행복나눔재단이 11월 26일 개최하는 ‘프로젝트 줌인(Project Zoom-in)’ 다섯 번째 세미나는 온라인 교육 환경에서 가장 간과되기 쉬운 문제, 즉 시각장애 학생의 인터넷 강의 접근성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자리이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소리로만 강의를 들어본 적 있나요?’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온라인 강의가 음성 중심으로 구성된다는 인식과 달리 시각장애 학생은 강의 화면에 제시되는 정보 대부분을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판서 위치, 손짓 방향, 그래프 변화, ‘여기’, ‘이 부분’과 같은 지시어 등은 강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음성만으로는 전달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강의를 끝까지 따라가기 힘들어지고, 학습 성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반복된다. 이런 구조적인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행복나눔재단은 2023년부터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인터넷 강의 대체 자료 제작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 “화면 속 정보는 들리지 않는다”… 문제를 발견한 순간부터 시작된 변화
세미나 발표를 맡은 이하늘 매니저는 프로젝트 출범 이후 진행된 다양한 실험과 검증 과정을 직접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시각장애 학생의 학습 환경을 실제로 관찰한 결과, 학습자들은 강의를 이해하기 위해 음성만 듣는 것이 아니라 멈추기, 되감기, 반복 재생 등을 계속 시도하며 강의 내용을 추론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었다. 실제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일반 학생보다 훨씬 많은 체력과 집중력을 요구받는다는 점도 드러났다.
행복나눔재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텍스트 기반 설명 자료와 수강 보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예를 들
어 그래프나 도식이 등장할 때 해당 내용을 텍스트로 풀어 설명해주는 방식의 대체 자료가 제작됐다. 동시에 이 자료를 효율적으로 제작하기 위한 공정도 체계화해 여러 강의에 동일한 품질의 지원이 적용될 수 있도록 정리했다. 이 과정은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봉사활동 프로그램으로 확장돼

다양한 참여자들이 제작 과정에 기여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했다.
■ 교육 현장의 실무자가 직접 공유하는 ‘프로젝트 줌인’
‘프로젝트 줌인’은 행복나눔재단이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격월 세미나다. 재단은 그동안 점자 교구 장난감 개발, 장애인 PT 스튜디오 운영 모델,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 문해력 프로그램, 기부 플랫폼 설계 등 여러 사례를 소개하며 비영리 실무자들에게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해 왔다.
이번 세미나는 교육 접근성을 고민하는 실무자뿐만 아니라 교사, 시각장애 학생, 학부모 등 다양한 참여자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행사의 후반부에는 참가자 간 경험을 나누는 네트워킹 세션도 마련되며, 세미나 영상은 행사 종료 후 행복나눔재단 유튜브를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다.
■ 누구나 신청 가능… 접근성 개선의 현장 경험을 나누다
행복나눔재단은 이번 세미나가 교육 접근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강의가 일상화된 시대에 시각적 정보 중심의 콘텐츠 구조는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실제 개선 사례와 제작 프로세스가 공개되는 만큼, 다양한 현장의 실무자들이 이를 참고해 자체적인 접근성 개선 전략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참가 신청은 행복나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형태로 운영된다.
재단은 향후에도 ‘프로젝트 줌인’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 과정을 꾸준히 공유하고,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실질적인 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세미나는 단순한 발표가 아니라 시각장애 학생의 학습 환경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킨 경험을 나누는 자리이다.
화면을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제한받지 않도록, 행복나눔재단은 기술·프로세스·협업 모델을 동시에 제시하며 교육 접근성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공개를 계기로 유사 문제를 고민하는 여러 기관과 현장이 한층 발전된 방식으로 학습 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