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혁신 진단] SRT, 모바일 승차권 전면 개편…'가독성·편의성' 혁명, KTX의 응전은?
SRT, 앱 UI/UX 대폭 개선: "모바일에서 한눈에"… 고령층 접근성, 빠른 발권 기능 강화
KTX/코레일 앱, '레거시 시스템' 지적 직면: 복잡한 경로, 느린 반응 속도 등 'SRT와의 디지털 격차' 우려 증폭
전문가 진단: 철도 서비스 경쟁, '차량 성능'에서 '이용자 경험(UX)'으로 이동... KTX, 전면적인 디지털 전환 과제 안았다
【서울/세종 교통 정책팀】 고속철도 운영사인 SRT(수서고속철도)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승차권 예매 및 이용 화면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면서 국내 철도 서비스의 디지털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개편은 '가독성(可讀性)과 조작 편의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특히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대폭 높이는 데 주력했다.
SRT의 이러한 선제적 움직임은 국내 고속철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KTX(한국철도공사, 코레일)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X의 모바일 앱인 ‘코레일톡’은 방대한 기능만큼이나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상대적으로 낮은 직관성으로 인해 오랫동안 사용자들로부터 '레거시 시스템(Legacy System)'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철도 서비스 경쟁의 무게추가 '하드웨어(차량)'에서 '소프트웨어(이용자 경험)'로 옮겨가고 있다"며, KTX 역시 전면적인 디지털 혁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본 기사는 SRT 모바일 앱 개편의 구체적인 내용과 사용자 효용성, KTX가 직면한 디지털 전환의 과제와 현재 앱의 문제점, 그리고 두 고속철도 서비스 간의 디지털 격차 해소 방안을 상세히 제시한다.
I. SRT 모바일 승차권의 혁신: 가독성과 직관성
SRT의 이번 모바일 개편은 “필요한 정보를 가장 쉽고 빠르게 제공한다”는 원칙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 가독성 극대화 및 정보 단순화
대비(Contrast) 및 글자 크기 확대: SRT는 승차권 정보 화면에서 글자 크기를 대폭 확대하고, 정보 항목 간의 시각적 대비를 높여 고령층이나 시력이 낮은 이용자도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열차 출발 시간, 좌석 번호, 운임 등 핵심 정보가 화면 중앙에 굵고 선명하게 배치되었다.
승차권 확인 단계 축소: 기존 앱에서는 승차권 확인을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개편 후에는 메인 화면에서 단 한 번의 터치 또는 스와이프만으로 활성화된 승차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작 단계를 최소화했다.
직관적인 UI/UX 설계: 예매 과정 역시 출발-도착-시간 선택의 3단계로 단순화하여, 사용자가 불필요한 기능 탐색 없이 빠르게 발권을 완료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UX)을 최적화했다.
2. 사용자 만족도 증대 효과
디지털 포용성 강화: 한국소비자원 디지털 포용팀 관계자: "SRT의 이번 개편은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대중교통 이용의 모바일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디지털 포용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좋은 사례가 된다"고 언급한다.
발권 시간 단축: 핵심 정보가 눈에 잘 들어오고 조작 단계가 줄어들면서, 출퇴근 시간 등 혼잡 상황에서 발권 및 승차권 제시 시간이 단축되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I. KTX/코레일톡이 직면한 '디지털 레거시' 과제
SRT의 혁신적인 변화에 반해, KTX의 모바일 예매 시스템인 코레일톡은 구시대적인 디자인과 복잡성으로 인해 대조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 복잡한 정보 구조와 사용자 혼란
메뉴 구조의 방대함: 코레일톡은 KTX뿐만 아니라 일반 열차, 관광 열차, 연계 상품 등 코레일의 모든 서비스를 한 앱에 담고 있어 메뉴 구조가 복잡하고 기능이 방대하다. 이로 인해 필수 기능(승차권 예매)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신규 사용자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낮은 가독성 문제: 코레일톡의 승차권 확인 화면은 다양한 정보(할인 유형, 이용 구간별 운임 등)를 빽빽하게 담고 있어 가독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어두운 배경과 작은 글씨 조합은 야간이나 시력이 낮은 이용자에게 큰 불편을 초래해왔다.
2. 시스템 속도 및 안정성 문제
느린 반응 속도: 명절이나 주요 휴가철 등 예매가 폭주하는 시기에 코레일톡은 시스템 속도 저하와 잦은 오류 문제를 겪어왔다. SRT에 비해 동시 접속자 처리가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많으며, 이는 이용자의 불만으로 직결된다.
오래된 디자인: 코레일톡의 전반적인 디자인(UI)은 최신 모바일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 ‘레거시 디자인’으로 남아 있어, 젊은 세대 이용자에게는 시대에 뒤떨어진 서비스라는 인상을 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III. KTX의 응전과 철도 서비스의 미래
SRT의 모바일 혁신은 KTX에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숙제를 안겨주었으며, 향후 고속철도 서비스는 '이용자 친화적인 모바일 환경 구축' 경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1. KTX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필요성
서비스 분리 또는 단순화: KTX는 방대한 기능을 모두 코레일톡 하나에 담으려는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고속철도 예매 기능만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거나, 메인 화면을 극도로 단순화하여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투트랙 전략'이 요구된다.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단순한 예매를 넘어, AI 기술을 활용하여 개인의 이동 패턴에 기반한 맞춤형 경로 안내, 실시간 연착 정보 알림, 예약 선점 기능 등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2. 철도 산업의 미래: '이용자 중심'으로의 이동
경쟁의 본질 변화: 교통 공학 전문가 최민준 교수: "과거 KTX와 SRT의 경쟁은 열차 자체의 속도나 노선에 집중되었지만, 이제는 예매부터 하차까지의 전 과정에서 이용자가 느끼는 편리성이 핵심 경쟁력이다. SRT는 이 지점에서 선수를 친 것이며, KTX도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 이용자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중교통 서비스의 표준 제시: SRT의 이번 개편은 국내 모든 대중교통 모바일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 표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버스, 지하철 등 다른 대중교통 서비스 역시 가독성과 직관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모바일 환경 구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IV.디지털 경쟁이 만드는 '편리한 철도 시대'
SRT의 모바일 승차권 전면 개편은 이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가독성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며 고속철도 서비스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층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디지털 포용성’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TX는 방대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장점을 가졌지만, 복잡하고 오래된 모바일 시스템을 혁신하지 못하면 SRT와의 디지털 격차가 더욱 벌어질 위험에 직면했다. KTX가 이 난관을 극복하고 국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철도 서비스의 진정한 혁신이자 시대적 사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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