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을 구입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요소는 껍데기에 찍힌 숫자표기이다. 이 10자리 숫자는 단순한 생산 정보가 아니라, 소비자가 달걀의 이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식 인증 체계이다.
2022년 1월 이후 난각 표시제가 전면 개편되면서 생산 날짜, 농장 고유번호, 사육환경 기준을 하나의 번호로 통합하여 표기하게 되었다. 이 제도는 불필요한 중복 정보를 제거하고 투명성을 높여 소비자가 보다 정확하게 달걀의 생산 환경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난각 번호는 총 10자리로 구성되며, 앞에서부터 산란일자 4자리, 농장 식별번호 5자리, 사육환경 코드 1자리 순으로 배열된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생산 시점과 농장 관리 상태, 닭의 사육방식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핵심 지표이다.

먼저 앞자리 4개 숫자는 달걀이 실제로 언제 낳아졌는지를 나타낸다. 이는 일반적으로 제품 상자에 적힌 유통기한과는 구분되는 정보로, 소비자가 신선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0215’라고 표기되어 있다면 2월 15일 산란을 의미한다. 산란일자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간의 5자리 숫자는 각 양계 농장에 부여되는 고유 등록번호로, 해당 농장이 식품위생 당국의 인증을 받아 운영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 번호는 식품안전나라의 농장 이력 조회 시스템에 입력하면 위치, 사육 규모, 관리 점검 결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는 번호만 알고 있으면 자신이 구매한 달걀의 생산지와 관리 현황을 직접 조회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마지막 한 자리 숫자는 닭이 어떤 환경에서 사육되었는지 분류하는 코드이다. 1번은 방사 사육, 2번은 평사 사육, 3번은 개선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 방식을 나타낸다. 숫자가 낮을수록 비교적 개방된 환경에서 키워졌음을 의미한다. 이 분류체계는 사육 환경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난각 번호 해석은 비교적 간단하다. 예를 들어 ‘0215 12345 2’라는 조합은 2월 15일에 산란된 달걀로, ‘12345’라는 고유번호의 농장에서 생산되었으며, 사육 방식은 평사 사육임을 뜻한다. 소비자는 이 단일 번호만으로 달걀의 기초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제도 개편 이전에는 산란일자와 이력번호가 따로 표기되어 총 12자리 이상의 숫자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이 정확히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다양한 정보를 10자리로 통합해 간소화하고, 이해하기 쉬운 구조로 개선했다. 현재는 난각 번호만 확인해도 생산일과 농장 코드, 사육 기준을 모두 파악할 수 있어 정보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또한 소비자는 식품안전나라의 ‘농장 이력 조회’ 메뉴에서 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농장의 검사 결과나 지도 점검 이력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식품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생산 단계에서의 관리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난각 표시제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식품 선택 기준을 제공하는 동시에 농가가 위생과 사육환경에 대한 책임감 있는 관리를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달걀 구매 시 번호를 확인하는 습관만으로도 생산 과정의 신뢰성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2022년 난각 표시제 개편은 소비자 중심의 식품 정보 체계를 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를 선택하기 위해 난각 번호를 읽는 습관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