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강으로 알려진 ‘양자강(揚子江)’은 사실 중국인들이 거의 쓰지 않는 이름이다. 중국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강의 공식 명칭은 ‘장강(長江)’으로, ‘양자강’이라는 표현은 한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 잘못 알려진 명칭이다.
장강은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상하이 인근의 동중국해로 흘러드는, 중국에서 가장 길고 세계에서도 세 번째로 긴 강이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양자강”이라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양자강’이라는 말은 19세기 서양인들이 중국 강 이름을 묻는 과정에서 지역 지명을 혼동해 사용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강 하류의 ‘양자진(揚子鎭)’ 부근을 보고 “이 강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현지인들이 지역 이름을 대답하자, 이를 강 이름으로 오해해 ‘Yangtze River(양자강)’라는 표현이 퍼졌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에는 양자강이 없다”는 말은 강 자체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양자강’이라는 이름이 중국에서 쓰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국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 강을 오직 ‘장강(長江)’이라 부른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양자강’은 존재하지만, 그 이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흥미로운 언어의 착각이야말로 ‘잡학사전’에 실릴 만한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