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빨리 끓이기 위해 온수를 사용하는 습관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온수는 정수된 식수가 아니기 때문에 조리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수돗물은 정수장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처리된 후 공급되지만, 온수는 가정 내 보일러나 온수탱크를 통과하며 단순히 가열된 물일 뿐이다. 이 과정에서 배관 재질에 포함된 금속 성분이 물에 녹아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래된 구리 배관에서는 구리 이온이, 납땜으로 연결된 배관에서는 납 성분이, 도금 강관에서는 아연이나 철 이온이 용출될 수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온수는 정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배관 내부의 금속이 녹아들 위험이 있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온도가 높을수록 금속 용출이 더 활발히 일어나는 것도 문제다. 물이 뜨거워질수록 납, 구리, 니켈 등 금속 성분이 물속으로 더 많이 녹아 들어간다. 온수로 조리한 물을 끓인다고 해서 중금속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수분이 증발하면서 금속의 농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일부 가정에서는 “온수를 사용하면 라면이 더 빨리 끓는다”고 생각해 온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온수는 정수 기준을 충족하지 않기 때문에 식수로 부적합하다. 냉수는 정수장에서 처리된 후 배관을 통해 바로 공급되므로 중금속 용출이 적고, 법적으로 음용수로 관리된다. 전문가들은 “냉수를 사용하는 것이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훨씬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라면이나 찌개 등 조리를 할 때 반드시 냉수를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아침에 처음 수도를 틀었을 때 나오는 물은 배관에 장시간 고여 있어 미량의 금속 성분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처음 10~20초 정도는 흘려보낸 뒤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빠르게 끓이기를 원한다면 냉수를 받아 전기포트나 정수기 온수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온수 사용으로 인한 건강 피해는 장기적으로 누적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체내 중금속 배출 능력이 낮아 피해가 더 클 수 있다. 보일러와 배관이 오래된 주택에서는 정기적인 배관 점검과 교체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조리의 편리함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온수 대신 냉수를 사용하는 작은 습관이 중금속 노출을 막고 건강을 지키는 실천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