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는 수많은 기차역이 있지만, 정작 ‘모스크바역’이라는 이름의 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실은 처음 듣는 사람에게 다소 황당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유를 알고 보면 흥미롭다.
모스크바에는 야로슬라브스키역, 레닌그라드스키역, 카잔스키역 등 여러 대형 기차역이 있다. 이들은 각각 러시아의 다른 도시로 향하는 노선을 담당하며, 모두 모스크바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이들 역의 공식 명칭에는 ‘모스크바역’이라는 이름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왜 ‘모스크바역’이 없을까? 이는 러시아의 역명 표기 방식 때문이라고 한다. 러시아에서는 역 이름이 대체로 도착지의 이름을 따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모스크바역(Московский вокзал)’이 존재하는데, 이는 ‘모스크바로 가는 기차가 출발하는 역’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모스크바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역’이 없는 대신, ‘레닌그라드스키역’이 있어 상트페테르부르크(옛 레닌그라드)로 가는 열차가 출발한다.
결국 “모스크바에는 모스크바역이 없다”는 말은, 모스크바라는 도시에는 ‘모스크바로 가는’ 역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표현은 말장난처럼 들리지만, 러시아식 역명 체계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흥미로운 상식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