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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층취재] '펑' 소리 한 번에 덮친 공포… 리튬 배터리 화재, 항공 안전의 '시한폭탄' 진단

중국발 인천행 여객기 비상착륙 사건 분석: 국내 항공사 매뉴얼의 실효성과 국토부의 강화된 안전 관리 방침은? 

【서울】 지난 10월 18일 중국 항저우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여객기(CA139편)가 기내 수하물 선반에서 발생한 보조배터리 화재로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인 승객이 소지했던 보조배터리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내 반입 위험성과 항공 안전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한번 고조되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사고가 아닌, 2020년부터 2023년 8월까지 국내 항공사에서만 리튬 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가 13건 이상 발생하는 등 항공 안전의 가장 큰 위협 요소로 부상한 리튬이온 배터리. 본 기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항공사들의 기내 화재 대응 매뉴얼의 실제 작동 실태와, 이를 관리·감독하는 국토교통부의 최신 안전 관리 방침및 그 행태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Part 1.  중국발 여객기 비상 착륙 사건 분석과 배터리 화재의 위험성

1. 기내 공포를 부른 보조배터리 발화의 순간

중국국제항공 CA139편 사고는 리튬 배터리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수하물 선반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자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는 긴박한 상황이 담겼다. 다행히 승무원들의 신속한 초기 대응으로 인명 피해 없이 비상 착륙할 수 있었다.

1. 리튬 배터리 화재의 특성:리튬이온 배터리는 손상, 과충전, 외부 충격 또는 단자 합선 등으로 인해 '열 폭주(Thermal Runaway)'현상을 일으킨다. 이 열 폭주는 순식간에 섭씨 수백 도까지 온도를 끌어올리며, 진압이 어렵고 유독가스를 배출하여 기내 안전에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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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내 수하물 소지' 의무의 무시:모든 항공사는 160Wh 이하의 보조배터리에 대해 위탁 수하물은 금지하고 반드시 기내에 직접 소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화재 발생 시 승무원이 즉각적으로 발화 지점을 확인하고 소화기로 진압하기 위함이다. 이번 사고는 한국인 승객이 보조배터리를 수하물 선반에 보관하여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승객들의 안전 규정 준수 인식이 여전히 미흡함을 드러냈다.

Part 2.  국내 항공사 대응 매뉴얼 및 현장 실효성 분석

국내 항공사들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과 국토부 지침에 따라 기내 리튬 배터리 화재에 대비한 4단계 대응 매뉴얼을 운영하고 있다.

1. 화재 대응 4단계 매뉴얼의 핵심

국내 항공사들의 '기내 배터리 화재 발생 매뉴얼'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2. 현장 실효성의 한계점

매뉴얼은 체계적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러 한계가 노출된다.

1. 발화 지점 탐색 시간 허비:보조배터리를 기내 선반에 보관했을 경우, 승무원이 수많은 짐 속에서 발화 지점을 찾는 데 시간이 허비되어 초기 진압 '골든타임'을 놓칠 위험이 크다. 2025년 1월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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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승객 안내의 강제성 부재:항공사들은 탑승 수속 카운터, 게이트, 기내 방송을 통해 '보조배터리 직접 소지'를 강조하고 있으나, 이는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에 그쳐 승객들의 인지도가 낮다. 중국 당국이 '자국 안전 인증(3C) 마크 없는 배터리'의 국내선 반입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규제 조치를 취하는 것에 비해, 국내 항공사들의 대책은 여전히 **'승객 협조'**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Part 3.  국토교통부의 안전 관리 방침 분석: '절연'과 '격리'로 강화된 행태

잇따른 배터리 화재 사고에 대응하여 국토교통부는 기존의 안전 관리 대책을 대폭 보완하며 관리 행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25년 9월 1일부터 새로운 규정들을 시행하며 항공사의 이행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1. 핵심 정책: 절연테이프 도입과 격리보관백 의무화

국토부는 과거 환경 문제와 실효성 논란이 있던 '비닐봉투 제공' 방식을 중단하고, '절연'과 ‘격리’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관리 방침을 도입했다.

1. 단락방지 조치 강화 (절연테이프 제공):기존의 비닐봉투 대신, 합선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절연테이프’를 항공사 수속 카운터, 보안 검색대, 기내 등에서 필요한 승객에게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배터리 단자를 직접 보호하여 안전성을 높이는 실효성 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승객은 보호 캡, 파우치 등 자율적인 다른 방식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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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내 격리보관백 탑재 의무화: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 후 해당 기기를 안전하게 격리하여 2차 화재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화염 확산 방지용 격리보관백’을 모든 여객기에 2개 이상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했다. 이는 화재 진압 매뉴얼의 3단계 실행력을 높이는 핵심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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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조기 인지 및 훈련 강화:기내 선반 외부에 온도감응형 스티커를 부착하여 화재 시 온도 상승(40℃ 이상)을 승무원이 조기에 인지하도록 하고, 승무원의 소화기 실사용 훈련등 실효성 있는 화재 진압 훈련을 강화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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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토부의 관리 행태: '집중 감독' 통한 이행력 제고

국토부는 이러한 새 규정들이 현장에서 구호로만 그치지 않도록 ‘항공 안전 감독’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1. 집중 점검 및 행정조치:국토부는 9월 한 달간 새 제도의 이행 여부를 모든 항공사를 대상으로 집중 점검했으며, 규정을 미흡하게 이행하는 항공사에 대해서는 사업개선명령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항공사의 '자율적인 협조'를 넘어 정부 차원의 강제적인 이행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안전은 시스템과 인식의 '총체적 합작품'

중국발 여객기 비상착륙 사건은 리튬 배터리가 항공 안전에 미치는 위협이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님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국토교통부는 절연테이프 및 격리보관백 도입 등을 통해 시스템적 방어망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내 항공사들도 매뉴얼을 보완하고 있으나, '승객의 안전 의식'없이는 모든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항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항공사의 강력한 현장 안내와 단속(특히 수하물 선반 보관 금지), 국토부의 지속적인 감독과 규제 강화, 그리고 승객 스스로가 '보조배터리 직접 소지' 원칙을 준수하는 인식 개선이라는 세 축이 유기적으로 합작해야 한다. 리튬 배터리 화재는 모두의 안전 의식을 시험하는 21세기 항공 안전의 가장 큰 숙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