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의 투자와 기술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전면적으로 손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열고, 산업 현장의 애로를 반영한 구체적인 규제 정비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회의는 지난 7월 제1차 회의에 이어 3개월 만에 열린 것으로, 정부가 약속한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규제혁신 로드맵’의 중간 점검 성격을 갖는다. 회의에서는 에너지, 첨단제조, 물류, 서비스, 지역혁신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총 50여 건의 개선 과제가 논의됐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규제혁신의 기본 방향을 ‘신속·유연·자율’로 설정했다.
신속성은 인허가 절차의 통합과 심사기간 단축을 통해 확보하고, 유연성은 기술 발전 속도에 맞는 규제기준 정비를 통해 높인다. 자율성은 기업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규제 네거티브 전환을 확대하는 것이다.
에너지 분야에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인허가를 단계별로 분리했던 기존 구조를 통합심사체계로 바꾸기로 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발전사업 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관련 부처 간 중복심사도 줄인다. 또한 민간기업이 탄소저감 기술을 도입할 때 필요한 시범사업 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탄소중립 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한다.
첨단제조 분야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가로막는 입지 규제를 완화한다. 공장 증설 시 환경·교통영향평가 절차를 병행 심사하도록 제도를 바꾸고, 첨단 장비 수입 인증 과정에서 중복 검증을 없애 행정 부담을 줄인다. 기술개발이 빠른 산업 분야에는 사전승인 대신 사후관리 방식이 도입된다.
물류·서비스 분야는 도심 내 물류거점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건축·안전 기준을 현실화하고, 스마트 물류센터에 대한 용도지역 제한을 완화한다. 서비스 산업에서는 원격의료, 스마트관광, 온라인 평생교육 등 신산업 분야의 규제샌드박스를 상시화해 민간의 창의적 실험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지역혁신 분야는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규제특례를 신청할 수 있는 ‘규제자유특구’ 제도의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승인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한다. 지방의 산업단지나 농공단지에도 혁신 프로젝트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다.
산업부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과제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연내에 세부 시행계획으로 확정하고,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규제 개선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혁신 상시 점검 시스템’을 신설한다. 이 시스템은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불합리한 규제를 실시간으로 접수하고, 신속히 심의·해결하는 상시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규제혁신은 단기 성과보다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가 직접 제도개선으로 이어지도록 규제관리 체계를 상시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전략회의를 계기로 규제혁신을 단순한 행정개편이 아닌 ‘산업전환 정책의 핵심축’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특히 규제 개혁을 투자 유인, 기술혁신, 지역균형발전과 연계해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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