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20일, 서울 구로구 유한공업고등학교에서는 미래 로봇 과학자들의 축제가 열렸다.
제20회 전국학생로봇경진대회는 (사)한국학교로봇교육진흥회가 주관·주최하고, 구로구·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광운대학교가 후원한 행사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수백 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였고, 현장은 이른 아침부터 참가자와 학부모, 지도 교사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조종 기술을 넘어 코딩, 로봇 설계, 문제 해결 능력, 프로젝트 발표까지 요구해 학생들의 종합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전국 학생 로봇과학자들, 열정과 창의력으로 미래를 설계하다
이번 대회는 △로봇창작 △로봇알고리즘 △로봇라인트레이싱 △로봇미션 △로봇분리수거 △로봇주행미션 등 총 6개 종목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단순히 로봇을 조종하는 수준을 넘어, 학생들이 직접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실제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참가자들의 사고력과 창의성이 돋보였다.
참가자들은 두 달여 동안 아이디어를 다듬고, 로봇을 제작하며, 코드를 완성했다. 이는 단순한 경연을 넘어 학생들이 미래 AI 시대의 융합형 인재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재난 극복을 위한 혁신 아이디어, 김포 학생들 돋보였다
특히 ‘재난 극복과 예방’을 주제로 열린 로봇창작 부문에서는 김포 지역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었다.
고래팀(운양초·풍무초·하늘빛초 3학년): 장마철 홍수를 막기 위해 배수로 기능을 방해하는 쓰레기를 치워주는 로봇 제작.
안전제일팀(은여울초·하늘빛초·나비초): AI 카메라로 싱크홀 의심 도로를 탐지하고 자동으로 안전 콘을 설치하는 로봇 개발.
해결사들(사우초·하늘빛초 학생): 자기장 센서를 활용해 산사태와 낙석 사고를 예방하는 안전 로봇 설계.
공백팀(하늘빛초·월곶초): 일본 쓰나미 사례를 연구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스마트 방파제 시스템 고안.
퍼즐팀(은여울초·하늘빛초·고창초): 이태원 압사 사고를 계기로 인원 밀집을 감지하고 출입을 제어하는 안전 관리 시스템 개발.
태은기팀(하성초·은여울초·고창초): LED 빛으로 러브버그를 유인하고, 공압 원리를 활용해 물을 분사해 처리하는 환경 로봇 제작.
나혼로(은여울중 3학년 홍예주): 항공 승무원을 꿈꾸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 구조의 라이프자켓을 개발.
학생들의 아이디어는 단순한 기술적 접근을 넘어 사회적 안전과 재난 예방이라는 큰 주제를 담고 있어 현장의 감탄을 자아냈다.
대한민국 로봇교육 20년, AI 시대 인재 양성의 초석
전국학생로봇경진대회는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지난 20년 동안 이 대회를 통해 수많은 학생들이 로봇과 과학, AI 분야에 첫걸음을 내디뎠으며, 일부는 이미 대학 연구실과 산업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학생들이 보여준 도전정신은 대한민국 로봇교육의 성과이자 미래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김포 로보메이커스의 이보현 원장은 이번 대회에 대해 “이 대회는 단순한 로봇 경연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성장의 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로봇 제작 과정에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끈기를 배우고, 팀원과 협력하며 협업의 가치를 깨닫는다. 이는 교실 수업만으로는 얻기 힘든 소중한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지역사회와 국가 차원의 교육적 가치를 강조하며, “김포 지역 학생들이 재난 예방, 환경 문제, 안전 관리 등 사회적 난제를 로봇으로 풀어내는 과정을 보면서, 미래 세대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형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 능력이 높아지고, 국가 차원에서도 AI와 로봇 산업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아이들이 로봇을 통해 꿈을 키우고, 사회와 연결된 책임감을 배워나가는 과정이야말로 교육의 본질”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다양한 무대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제20회 전국학생로봇경진대회는 단순한 경진대회를 넘어, 미래 로봇과 AI 산업을 이끌어 갈 차세대 인재들의 무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김포 학생들을 비롯한 전국의 어린 로봇과학자들은 현실 문제에 대한 고민을 로봇과 AI를 통해 풀어내며, 한층 더 가까워진 미래 사회를 예고했다.
20년의 역사를 가진 이 대회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로봇교육과 AI 산업을 선도할 주춧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