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기억하는 얼굴…시각장애인 작가들의 그림, 세종대왕역사문화관서 만난다

10월 20일~11월 22일 여주서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 전시…회화 17점 공개

시각장애인 작가 9명이 그린 ‘그리운 얼굴’…기억과 촉감으로 완성한 초상화

세종대왕의 인간애를 예술로 풀어낸 전시…관람객 촉각 미술 체험도 마련

손끝으로 기억한 가족의 얼굴, 마음속에 남아 있는 남한강 모래사장, 나뭇잎의 촉감으로 완성한 풍경이 한 전시장에서 만난다. 시각장애인 작가들의 회화작품전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이 10월 20일부터 11월 22일까지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 열린다.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자료=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손끝으로 기억한 가족의 얼굴, 마음속에 남아 있는 남한강 모래사장, 나뭇잎의 촉감으로 완성한 풍경이 한 전시장에서 만난다. 시각장애인 작가들의 회화작품전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이 10월 20일부터 11월 22일까지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시각장애인 예술 활동 지원 단체인 공감더하기, 여주시와 함께 이번 전시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전시에는 시각장애인 작가들이 기억과 촉감, 상상을 바탕으로 제작한 회화 17점이 소개된다. 주제는 ‘기억’, ‘풍경과 흔적’, ‘어울림과 한마음’ 등 세 가지다.

 

‘그리운 얼굴’(자료=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손끝으로 기억한 가족의 얼굴, 그림이 되다

‘기억’에서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대상을 작가들이 어떻게 기억하고 표현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단체작품 ‘그리운 얼굴’은 9명의 작가가 각자 그린 얼굴을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한 초상화다.

 

작가들은 세상을 떠난 남편이나 손으로 만져 기억하는 아내 등 마음속에 간직한 소중한 사람의 얼굴을 오일파스텔과 아크릴물감으로 표현했다.

 

작품 속 아홉 얼굴은 서로 다른 형태와 색으로 그려졌다. 실제 얼굴을 똑같이 재현하기보다 작가마다 기억하는 인물의 특징을 담았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초상화와 다른 표현 방식을 보여준다.

 

‘금은모래’ (자료=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박복선 작가의 ‘금은모래’에는 여주 남한강변의 풍경이 담겼다.

 

강가의 바위와 소나무, 모래사장이 펼쳐진 이 그림에는 실제 모래가 사용됐다. 손끝으로 느낄 수 있는 거친 질감을 화면에 남기기 위해서다.

 

작품이 그린 것은 지금은 사라진 남한강변의 넓은 모래사장이다. 박 작가는 자신이 기억하는 강변의 모습을 그림으로 옮겼다.

 

나뭇잎을 찍고 물감을 긁어내며 완성한 풍경

‘풍경과 흔적’에서는 작가들이 기억하거나 상상한 자연의 모습을 담은 작품 7점을 선보인다.

 

‘풍경’ (자료=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임옥자 작가의 ‘가을을 오르다’는 푸른 하늘 아래 붉고 노랗게 물든 산을 그린 작품이다. 화면에는 가느다란 산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져 있다.

 

정은채 작가의 ‘겨울’은 물감을 여러 겹 쌓고 긁어내는 방식으로 눈 덮인 풍경을 표현했다. 희미한 나뭇가지와 옅은 보랏빛 하늘이 겨울의 모습을 이룬다.

 

일부 작품에는 실제 나뭇잎에 아크릴물감을 묻혀 화면에 찍어낸 흔적도 남아 있다.

 

작가들은 오일파스텔과 물감뿐 아니라 식물의 형태와 촉감을 활용해 자신이 느끼는 자연을 화폭에 옮겼다.

 

서로 다른 사과와 태극기에 담은 ‘어울림’

‘어울림과 한마음’에서는 서로 다른 모습과 감각을 존중한다는 주제를 다룬다.

 

박복선 작가의 ‘5월의 아오리’에는 초록빛 사과들이 화면 가득 배치됐다. 작가는 각각의 사과를 채색하고 하나씩 붙여 작품을 완성했다.

 

이금순 작가의 ‘금순이네 과수원’에는 붉은색과 주황색, 노란색이 겹쳐진 사과들이 등장한다. 사과마다 색과 형태가 조금씩 달라 작가의 개별적인 표현이 드러난다.

 

박경신 작가의 ‘어울림’은 색과 크기가 다른 과일을 길게 이어 하나의 목걸이처럼 구성한 작품이다.

 

이금순 작가의 ‘한마음’은 태극기를 소재로 삼았다. 작가는 선을 따라 형태를 찾고 붉은색과 푸른색을 채우며 태극의 모습을 표현했다.

 

전시 주최 측은 서로 다른 감각과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사회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도 눈을 가리고 그림 그리는 체험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감상뿐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촉각 미술 체험도 운영한다.

 

전시장 가운데 마련된 체험 공간에서는 눈을 가리고 오일파스텔을 이용해 사물의 형태 안에 색을 채워볼 수 있다.

 

시각에 의존하지 않고 형태를 파악하며 색을 사용하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이다.

 

전시 장소가 세종대왕역사문화관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주최 측은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염원했던 세종대왕의 인간애를 전시 기획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전시는 10월 20일부터 11월 22일까지 진행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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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16 19:36 수정 2026.10.1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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