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콘텐츠, 여러 시장으로…AI가 바꾸는 K-콘텐츠·스포츠 유통 구조

- 2026 콘텐츠 미래포럼서 AI 제작·IP·글로벌 유통·창작자 권리 논의

인공지능(AI)의 활용 범위가 콘텐츠 제작을 넘어 유통과 재가공,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확대되고 있다. 하나의 작품이나 경기를 다양한 형식과 언어의 콘텐츠로 다시 만들어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콘텐츠 산업의 제작과 유통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2026 콘텐츠 미래포럼’ 현장. /사진=이한나 기자


지난 9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2026 콘텐츠 미래포럼’에서는 AI가 K-콘텐츠와 스포츠미디어 산업에 가져올 변화와 함께 지식재산권(IP), 창작자 권리, 콘텐츠 유통 방식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CBS M&C·노컷뉴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AI와 K-컬처 콘텐츠의 융합,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정·관계와 문화·연예·스포츠 산업계, 학계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2026 콘텐츠 미래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은경 클레이픽쳐스 대표,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최민희 최고위원,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나이영 CBS 사장, 김동욱 CBS미디어캐스트 대표이사, 이준성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 오성택 WSC Sports 총괄. /사진=이한나 기자


행사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제작 혁신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준의 중요성이 제기됐다.


나이영 CBS 사장은 생성형 AI 시대에 창작자의 권리와 노동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등을 주요 과제로 짚었다. 이재정 위원장도 AI를 통한 제작 혁신과 함께 저작권과 윤리, 창작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AI가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창작자의 상상력을 넓히는 도구가 돼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발제에서는 AI가 영상 제작 현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가 소개됐다.


최은경 한국AI드라마크리에이터협회장 겸 클레이픽쳐스 대표는 100% AI 시리즈 ‘THE QUEEN’을 제작진 3명이 기획부터 완성까지 제작한 사례를 소개했다. 기존 영상 제작에서 필요했던 배우와 세트, 로케이션 등의 부담을 줄이면서 소규모 제작진도 새로운 규모와 형식의 콘텐츠에 도전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그러나 AI를 통한 제작 효율 향상만으로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제기됐다.


제작 주체가 작품의 IP를 확보할 경우 영상 한 편에서 그치지 않고 음악이나 공연, 게임, 굿즈, 해외 유통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반대로 IP를 확보하지 못하면 제작 방식이 효율화되더라도 그 성과를 장기간 축적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의 얼굴과 목소리를 AI로 활용하는 과정에서의 동의와 보상, 학습 데이터의 활용 범위, 인간이 창작 과정에 기여한 부분을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 역시 앞으로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한 과제로 거론됐다.


스포츠미디어 분야에서는 하나의 경기를 다양한 콘텐츠로 전환하는 AI 활용 사례가 소개됐다.


이준성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AI와 빅데이터가 스포츠 중계와 콘텐츠 소비 방식에 가져오는 변화를 설명했다. 스포츠 콘텐츠가 기존 중계 중심에서 벗어나 구독과 광고, 커머스 등 플랫폼의 다양한 사업과 연결되는 흐름도 짚었다.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종목이라도 해외에서는 다른 시장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제시됐다. 동남아시아의 배드민턴이나 유럽의 핸드볼처럼 지역별 선호도가 높은 스포츠에 K-컬처를 결합할 경우 새로운 글로벌 시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오성택 WSC Sports 총괄은 AI 기술을 활용한 스포츠 영상 제작과 유통 사례를 소개했다.


AI 분석과 자동 인덱싱을 활용하면 경기에서 주요 장면을 빠르게 찾아 숏폼이나 하이라이트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할 수 있다. 생성형 AI와 다국어 더빙 기술을 활용해 선수와 감독의 인터뷰 등을 여러 언어로 전달하는 방식도 스포츠 콘텐츠의 해외 확장을 돕는 수단으로 제시됐다.


3D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해 경기 장면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시도도 소개됐다. 하나의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후속 콘텐츠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2026 콘텐츠 미래포럼’ 종합토론에서 한규훈 숙명여대 교수(왼쪽부터)를 좌장으로 최은경 클레이픽쳐스 대표, 이준성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 오성택 WSC Sports 총괄이 K-콘텐츠와 스포츠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이한나 기자


마지막 종합토론에서는 한규훈 숙명여자대학교 홍보광고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최은경 대표, 이준성 교수, 오성택 총괄이 참여해 AI 저작권과 윤리, 창작자 지원, 제작 인프라 등 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서 제시된 사례들은 AI가 콘텐츠의 제작 과정뿐 아니라 유통과 활용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줬다.


앞으로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은 새로운 콘텐츠를 빠르게 생산하는 능력뿐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형식과 시장으로 확장하는 역량과도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AI를 활용한 산업 확장이 지속 가능하려면 콘텐츠의 권리를 누가 보유하는지, 창작 과정에서 사람의 기여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 발생한 가치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성 2026.10.07 12:09 수정 2026.10.0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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