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이저우 안순의 윈펑둔보(云峰屯堡)에서는 국경절 기간 조금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마을에 들어오는 관광객에게 가면을 나눠주고, 가면을 쓰는 순간부터 관광객도 공연의 일부가 된다.
10월 4일 현지에서 열린 ‘2026 윈펑둔보 가면예술주간’의 핵심은 전통공연을 객석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 직접 역사 속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다.
윈펑둔보에는 약 600년 동안 이어져 온 둔보문화가 남아 있다. 명나라 시기의 군사·이주문화와 지역생활이 오랜 시간 독특한 형태로 유지됐다.
특히 대표적인 전통예술이 ‘지희(地戏)’다. 배우가 화려한 나무가면을 쓰고 역사적 영웅과 전쟁 이야기를 연기한다.
이번 예술주간에서는 이 가면을 무대 위 배우만 쓰지 않는다. 관광객도 입구에서 가면을 받고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골목에는 옛 상인과 순찰병, 역사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돌아다닌다. ‘당백호’나 ‘진량옥’ 같은 인물을 만날 수도 있고, 술집과 서화점에서는 즉흥적인 대화와 공연이 이어진다.
배우와 관객의 경계가 거의 사라지는 것이다. 밤이 되면 물고기 모양 등불을 든 행렬이 고대 골목을 지나간다. 돌길과 목조건물 사이로 빛이 움직이면서 전통마을 전체가 공연장으로 변한다.
관광객은 직접 가면을 조각하고 색칠하는 체험에도 참여한다. 전통가면을 완성된 문화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최근 중국의 전통문화 활용에서는 ‘몰입형’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단순한 영상과 조명만으로 몰입감을 만드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윈펑둔보의 경우 실제 역사마을과 실제 무형문화유산이 공연의 배경이 된다. 기술보다 장소와 사람, 전통이 중심이다. 이 방식은 젊은 관광객에게 전통문화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설명문을 읽는 것보다 직접 가면을 쓰고 역사인물과 대화하며 골목을 걷는 경험이 더 강하게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민속촌과 전통마을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전통공연 시간을 정해놓고 관람객이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마을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지나친 놀이화는 경계해야 한다. 역사적 근거가 없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무분별하게 넣으면 전통문화가 테마파크의 장식으로만 소비될 수 있다.
좋은 몰입형 전통문화 콘텐츠는 재미와 역사성을 함께 유지해야 한다. 가면을 쓰는 순간 관객이 역사 속 인물로 들어간다는 윈펑의 실험은 전통문화 보존의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오래된 문화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때로 사람들이 다시 그 문화 안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
[참고자료]
인민망 구이저우, 2026년 10월 4일 ‘윈펑둔보 가면예술주간’ 현장 보도. 인민일보
戴上一张面具,走进六百年前的屯堡
云峰屯堡面具艺术周让游客从“观众”变成“故事中的人”
2026云峰屯堡面具艺术周在贵州安顺举行。
这次活动最大的特点,是游客进入屯堡以后可以领取并佩戴面具。
从戴上面具开始,游客就不再只是看表演的人,而成为整个文化场景的一部分。
街巷中有地戏、古代商贩、巡街人物和各种互动角色。
夜晚还有鱼灯巡游,让古老石街变成流动的舞台。
游客也可以自己雕刻和彩绘传统面具。
这种方式让非物质文化遗产从“观看对象”变成可以直接体验的文化。
韩国的传统村落和民俗文化空间也可以参考这种方式,让游客不只是观看,而是参与历史故事。
但是,沉浸式体验不能只追求娱乐。尊重真实历史和传统文化仍然非常重要。
屯堡:둔보
地戏:지희
面具艺术:가면예술
鱼灯巡游:어등 행렬
沉浸式体验:몰입형 체험
古村落:전통마을
传统文化:전통문화
文化活化:문화 활성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