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빛이 깊어가는 혜화동 거리 일대가 다채로운 공연 예술의 무대로 변모한다.
서울문화재단은 대학로센터 야외광장에서 기초예술 창작자들과 시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릴레이 야외 무료 쇼케이스 프로그램 ‘제철공연’의 10월 라인업을 정식 공개하고 본격적인 가을 시즌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무대는 정식 개막을 앞둔 신작의 프로토타입부터 젊은 예술가들의 패기 넘치는 성과물까지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제철공연’은 기존 행정 중심의 복잡한 공모와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전면 개편해 기획됐다. 현장 야외마당에 설치된 칠판에 원하는 일자와 연출 의도를 직접 기재하는 일명 ‘칠판 접수’ 시스템을 도입해 기초예술 분야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러한 직관적인 방식은 예술 현장의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앞서 9월 진행된 행사에서는 신작 쇼케이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무용 및 거리예술 분야 창작자들이 기술과 장비를 상호 지원하는 등 창작자 간의 연대 공간으로 안착했다.
10월 한 달간 이어지는 무대는 클래식 앙상블, 사운드 힐링극, 버스킹 연극, 공간형 음악극 등 다채로운 장르로 꾸려진다. 오는 10월 7일 앙상블 비플랫의 클래식 공연 ‘스테인드글라스 2’가 첫 포문을 열며, 14일에는 창작집단 미도하다의 사운드 힐링 테라피극 ‘송별회’가 관객을 찾는다. 이어 21일에는 극단 52hz가 야외 무대의 특성을 살린 버스킹 연극 ‘혀’를 선보일 예정이다.
월말인 29일에는 오아픽처스의 라이브 음악극 ‘극광다방 345Hz’ 쇼케이스가 펼쳐지며, 31일에는 아트플리마켓 ‘댕로마켓’과 연계하여 스노우 화이트의 재즈 공연 및 AW CONTENTS의 창작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 특별 무대가 가을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이번 10월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은 관객과의 쌍방향 소통이다. 완성된 작품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기존 극장 문법에서 벗어나, 현장 관객의 즉각적인 반응을 수용하고 이를 향후 작품 보완에 반영하는 개방형 구조를 취했다.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주말과 저녁 시간에 야외에서 열려 혜화동을 방문하는 시민 누구나 자연스럽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
특별 기획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서울시 축제지원사업으로 선정된 ‘대한민국배우명인전 : 나의 삶, 나의 예술’이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2주간 주말 저녁마다 진행된다. 길해연, 서이숙, 정동환, 성병숙 등 국내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자신의 연기 인생을 나누는 야외 토크쇼를 진행한다. 이는 같은 무대를 공유하는 신진·독립 예술단체들에게도 긍정적인 홍보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대학로 일대를 머물고 싶은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리브랜딩 캠페인 ‘대-락(樂)로’의 일환이다. 실내 무대인 ‘제철연극’, 야간 문화 행사 ‘애프ter시어터’와 상호 작용하며 지역 상권 및 문화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재단 측은 현장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당초 일정을 연장해 오는 11월까지 야외 플랫폼을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사업이 단순히 일회성 지원금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휴 공간을 무상으로 공유함으로써 기초예술 생태계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지속 가능한 지원 모델이라고 강조하며, 선선한 가을날 대학로를 찾는 많은 시민들이 가장 신선한 예술의 가치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