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를 매개로: 한중 문화 공감대와 관계의 새로운 길을 함께 다지다

    

이국봉(李国锋) 교수

(기고=이국봉(李国锋) 교수는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한중의원연맹 사무국장 역임,청화대학교에서 유학했으며, 서북사범대학교 객원교수와 상해교통대 교류학자를 지낸 친중·우호 인사입니다.)

 

 제48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7/19-7/29)가 한국 부산에서 개최 가운데, 중국이 신청한 「징더진(景德镇) 수공 도자업 유적」 프로젝트가 최종 심의를 맞이했다. 한국의 땅에서 천년 수공업 문명을 담은 이 유산이 국제 무대에 오르며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도자기는 어느 한쪽만의 고유한 문화 상징이 아니라, 천년 간 한중 양국을 잇는 교류의 증거이자 양국 문화 유전자 깊숙이 새겨진 공감대의 매개체다.

 

    천년 도자 맥락: 동일한 근원 속 함께 자라난 문명의 흔적

 

    한중 도자 문화의 연원은 이미 서로의 문명사에 깊이 새겨져 있다. 북송 시기 징더진에서 구워낸 청백자는 해상 무역로와 조공 통로를 통해 한반도로 전래됐다. 옥처럼 부드러운 유약 색깔과 정교한 형태는 고려 왕실과 귀족의 큰 사랑을 받았다. 고려 장인들은 중국의 도자 제작 기법을 흡수한 뒤 반도 본연의 미의식과 원료 특성을 결합해 독특한 고려청자를 만들어냈다. 상징적인 비취색 유약 표면과 섬세한 상감 문양에는 송대 도자의 은은하고 절제된 미학적 바탕이 깔려 있으면서도 뚜렷한 민족적 창의성이 녹아들어 동아시아 도자사의 보배로 자리 잡았다. 원대 징더진의 청화자 제작 기술이 성숙한 뒤, 청화 문양과 도자 제작 기술이 다시 동쪽으로 전래돼 조선시대 백자와 분청사기의 발전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명청 시대 징더진 도자는 조공 무역의 중요한 선물일 뿐만 아니라 민간 상로를 통해 조선 사회 일상 곳곳에 스며들었다. 궁중 의기부터 문인의 소장품, 일상 식기부터 미학적 상징에 이르기까지 도자기는 한국 문화의 속살에 깊이 녹아들었다.

[지난해 있었던 한중학생도예교류 작품전에서]

천년 간의 왕래는 단방향적인 전파가 아니라 쌍방향의 상호 참조와 공동 발전이었다. 한반도의 도자 제작 공예는 전승 속에서 끊임없이 발전하며 완전한 기술 체계와 문화적 표현 방식을 갖추게 됐고, 징더진 도예와 서로 비추며 동아시아 도자 문명의 지평을 함께 풍요롭게 만들었다. 이처럼 「동일한 근원 속 함께 자라나며 각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다」는 발전 궤적은 한중 문화 관계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축도다. 우리는 동아시아 문명의 미학적 근거를 공유하고, 기물에 담긴 장인 정신을 중시하며, 공예 철학인 「하늘과 사람이 하나 된다」를 믿는다. 또한 전통 수공예의 현대적 살아있는 전승을 소중히 여기는 점도 같다. 역사 속에서 뿌리내린 이 문화적 공감대는 양국이 가진 가장 소중한 공동 자산으로, 세월의 변화로 사라지지 않는다.

 

    도자의 긴 울림: 민심을 잇는 관계의 밑바탕

 

    현대에 이르러 도자를 중심으로 한 이 문화 공감대는 여전히 양국 관계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2025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중국 측은 맞춤 제작한 도자 다기 세트를 국선물로 한국 측에 전달했으며, 옥 문방 사지, 첨단 기술 제품과 함께 전통적 내포와 현대적 의미를 두루 담은 선물 묶음을 구성했다. 이 도자 다기 세트는 중국 전통 도자 제작의 우아한 품격을 계승하고, 기물로 도리를 전달하며 천년 도자 문화의 미학적 의미를 외교의 세부 사항에 녹여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큰 주목과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많은 한국 국민들이 동양 문화의 부드럽고 깊은 품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는 양국 문화가 동일한 근원으로 공명하는 살아있는 증거다.

 

    징더진과 한국 이천 등 도자 명도시 간의 우호적 교류부터 양국이 수시로 개최하는 도자 예술 합동 전시, 무형유산 전승자 상호 방문에 이르기까지; 전통 도자 제작 기법의 공동 보호부터 도자 문화 창작품, 문화관광 산업의 협력적 발굴에 이르기까지, 도자기는 언제나 양국 민심을 잇는 자연스러운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양국 장인들이 「완벽함을 추구하는」 집념, 전통 공예의 현대적 표현을 탐구하는 모습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감이 흐르고; 양국 국민들이 도자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동양 생활 미학을 인정하는 마음에는 언어를 초월한 울림이 존재한다. 이런 문화 차원의 상호 이해와 감상은 정치적 신뢰의 기초이자 경제무역 협력의 윤활유이며, 양자 관계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끊임없이 전진하는 심층적 버팀목이다.

 

    새로운 역사적 분기점에서 돌아보면, 한중 관계의 발전은 언제나 문화 공감대의 지지를 받아왔다. 현재 양국 관계가 질적 향상의 중요한 단계에 서 있는 만큼, 더욱 깊은 문화적 연계로부터 지혜와 힘을 끌어내야 한다.

 

    도자를 다리로: 상생 윈윈의 새로운 국면을 함께 개척하다

 

    도자를 매개로 우리는 더욱 넓은 협력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세계유산 보호, 무형문화유산 전승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해 동아시아 문명의 공동 유산을 함께 지켜내고; 도자 문화를 입구로 삼아 문화 산업의 융합 혁신을 추진해 양국 청년들에게 사랑받는 다문화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어내며; 문화 교류를 바탕으로 청년 상호 교류, 학술 왕래를 이끌어내 우호의 불씨가 세대를 넘어 이어지도록 한다.

 

    문화 공감대는 결국 공동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도자 문화의 상호 참조로부터 출발해 한중 양국은 더욱 광범위한 분야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실질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하고, 산업사슬 재편, 기후 변화 등 공동의 도전 과제에 함께 대응하며 지역의 평화 안정과 번영 발전을 수호한다. 마치 한 가마의 좋은 도자가 흙 반죽, 물레 성형, 유약 바르기, 가마 굽기 등 여러 차례의 단련을 거쳐야 완성되듯, 한중 관계의 성숙 역시 양측이 상호 신뢰를 기초로, 상생 윈윈을 목표로 삼아 교류 속에서 갈등을 줄이고 협력 속에서 우정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

 

    천년 도자 길은 길고 흐르며, 장인의 불씨는 대대로 전해진다. 역사의 깊은 곳에서 배가 오가며 기법이 어우러졌던 옛 교류부터 새로운 시대의 유산 공동 보호, 문명 상호 참조에 이르기까지, 도자기는 한중 양국의 우호적인 과거를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양측 협력의 광활한 미래를 보여주는 증거다. 문화 공감대를 다리로, 실질적 협력을 길로 삼는다면 한중 관계는 정성껏 구워낸 도자처럼 세월의 연마를 거칠수록 더욱 부드럽고 깊은 품격을 드러내며, 상생 윈윈하고 세대 간 우호를 이어가는 새로운 장을 펼쳐나갈 것이다.


        (원문)以瓷为媒:共筑中韩文化共识与关系新程

 

        第48届世界遗产大会正在韩国釜山举行,中国提名的“景德镇手工瓷业遗存”项目迎来最终审议。在韩国的土地上,这项承载着千年手工业文明的遗产走入国际视野,别有一层特殊的意蕴:瓷器,从来不是某一方独有的文化符号,而是中韩两国跨越千年的交流见证,是深埋在双方文化基因里的共识纽带。

 

        千年瓷脉:同源共生的文明印记

 

        中韩的瓷文化渊源,早已写进了彼此的文明史。早在北宋时期,景德镇烧造的青白瓷便通过海上商路与朝贡通道传入朝鲜半岛,其温润如玉的釉色、精巧的形制很快被高丽王室与贵族推崇。高丽工匠在吸纳中国制瓷技艺的基础上,结合半岛本土审美与物料特性,烧造出独树一帜的高丽青瓷——那标志性的翡色釉面、细腻的镶嵌纹样,既有宋瓷雅致含蓄的美学底色,又融入了鲜明的民族创造,成为东亚陶瓷史上的瑰宝。元代景德镇青花瓷成熟后,青花纹样与制瓷技术进一步东传,深刻影响了朝鲜李朝时代白瓷、粉青沙器的发展脉络。明清两代,景德镇瓷器不仅是朝贡贸易中的重要礼品,更通过民间商路深入朝鲜社会的日常,从宫廷礼器到文人雅藏,从日用器皿到审美符号,瓷器早已融入韩国文化的肌理之中。

 

        千年往来从来不是单向的输出,而是双向的互鉴与共荣。朝鲜半岛的制瓷工艺在传承中不断迭代,形成了自身完整的技艺体系与文化表达,与景德镇瓷艺交相辉映,共同丰富了东亚陶瓷文明的版图。这种“同源共生、各美其美”的发展轨迹,正是中韩文化关系最生动的缩影:我们共享着东亚文明的审美根基,推崇器物背后的匠心精神,信奉“天人合一”的工艺哲学,也同样珍视传统手艺在当代的活态传承。这份根植于历史的文化共鸣,是两国最珍贵的共识财富,不会因时空变迁而消解。

 

        瓷韵绵长:民心相通的关系底色

 

        步入当代,这份以瓷为核心的文化共识,依然在源源不断地为两国关系注入温度。2025年庆州亚太经合组织(APEC)领导人非正式会议期间,中方将一套定制陶瓷茶具作为国礼赠予韩方,与玉质文房四宝、科技产品共同构成兼具传统底蕴与当代内涵的赠礼组合。这套瓷质茶具延续了中国传统制瓷的雅致格调,以器载道,将千年瓷文化的审美意涵融入外交细节,在韩国社会引发广泛关注与正面评价,不少韩国民众赞叹其尽显东方文化的温润与厚重,恰是两国文化同源共鸣的鲜活注脚。

 

        从景德镇与韩国利川等陶瓷名城的友好互动,到两国频繁举办的陶瓷艺术联展、非遗传承人互访;从传统制瓷技艺的联合保护,到陶瓷文创、文旅产业的协同探索,瓷器始终是两国民心相通的天然桥梁。两国工匠对“精益求精”的执着、对传统工艺当代表达的探索,有着无需言说的默契;两国人民对瓷之美的欣赏、对东方生活美学的认同,有着超越语言的共鸣。这种文化层面的相互理解与欣赏,是政治互信的基础,是经贸合作的润滑剂,更是双边关系历经风雨却始终向前的深层支撑。

 

        站在新的历史节点回望,中韩关系的发展始终离不开文化共识的托举。当前两国关系正处在提质升级的关键阶段,更需要从深厚的文化联结中汲取智慧与力量。


 

        以瓷为媒,我们可以拓展更广阔的合作空间:在世界遗产保护、非物质文化遗产传承领域深化协作,共同守护东亚文明的共同财富;以陶瓷文化为切口,推动文化产业融合创新,打造更多受两国年轻人喜爱的跨文化产品;依托文化交流带动青年互动、学术往来,让友好的薪火在代际间传承延续。

 

        文化共识最终要服务于共同发展。从瓷文化的互鉴出发,中韩更可以在更广泛的领域凝聚共识:深化经贸务实合作,携手应对产业链重构、气候变化等共同挑战,维护地区的和平稳定与繁荣发展。就像一炉好瓷需要历经揉泥、拉坯、施釉、烧制的多重淬炼,中韩关系的成熟也需要双方以互信为基、以共赢为念,在交流中消弭分歧,在合作中夯实友谊。

 

        千年瓷路悠悠,薪火代代相传。从历史深处的舟楫往来、技艺交融,到新时代的遗产共护、文明互鉴,瓷器见证了中韩两国的友好过往,也昭示着双方合作的广阔未来。以文化共识为桥,以务实合作为径,中韩关系定能如精心烧制的瓷器一般,历经时光打磨更显温润厚重,续写互利共赢、世代友好的崭新篇章。


   [번역 주석]:

1. 용어 통일 기준

- 景德镇手工瓷业遗存:징더진 수공 도자업 유적(세계유산 공식 번역 표기 준용)

- 高丽青瓷:고려청자 / 青白瓷:청백자 / 青花瓷:청화자 / 粉青沙器:분청사기

- 天人合一:하늘과 사람이 하나 된다(전통 사상 표준 번역)

- 非物质文化遗产:무형문화유산

 

2. 고유명사 처리

-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 부산(釜山) / 경주(庆州) / 이천(利川)

 

3. 문맥 의미 보충

- 同源共生、各美其美:동일한 근원 속 함께 자라나며 각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다(한국 독자 이해를 위해 의미를 풀어 번역)

- 以器载道:기물로 도리를 전달하다(전통 공예 미학 용어 자연스럽게 재해석)

작성 2026.07.31 03:03 수정 2026.07.3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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