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모로와 상투메프린시페, 남수단이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유국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7월 28일 세 나라의 문화·자연유산을 세계유산목록에 올리면서 아프리카와 군소도서개도국의 세계유산 대표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28일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코모로의 ‘코모로 역사 술탄국의 메디나’, 상투메프린시페의 ‘상투메프린시페의 로사스: 식민 농업 체계와 강제 이주’, 남수단의 ‘보마-바딩길로 이동성 경관’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발표했다. 세 나라에 세계유산이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모로의 유산은 적어도 11세기 무렵 형성되기 시작해 14~15세기 도시국가로 발전한 역사도시 6곳으로 이뤄졌다. 이들 도시는 이후 코모로 군도의 술탄국을 대표하는 도시 중심지가 됐다. 모계 혈통과 모처 거주 관습, 연령집단 제도, 이슬람 전통이 공존하며 인도양의 이주와 교역으로 형성된 섬 지역의 도시·건축 문화를 보여 준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기준 Ⅲ과 Ⅳ를 적용했다.
상투메프린시페의 로사스 유산은 몬테 카페와 아구아 이제, 디오구 바스, 상주앙, 순디, 벨루 몬테 등 6개 식민 농장으로 구성됐다. 커피와 카카오 생산을 위해 농지와 산업시설, 주거지, 사회시설을 계획적으로 배치한 대규모 농업 체계다. 유네스코는 이 유산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강제 이주와 강제노동을 토대로 운영된 식민 농업·산업 체계를 증언한다고 설명했다. 등재 기준은 Ⅳ다.

남수단의 보마-바딩길로 이동성 경관은 보마국립공원과 바딩길로국립공원, 주변 범람원과 사바나를 포함한다. 계절에 따라 물에 잠기는 초원과 습지, 삼림과 사바나가 이어지며 흰귀코브와 티앙, 몽갈라가젤 등 약 600만 마리가 이동하는 대규모 육상 포유류 이동 경관을 형성한다. 등재 기준은 Ⅶ·Ⅸ·Ⅹ이다.
이 유산은 세계유산 등재와 동시에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도 올랐다. 세계유산위원회는 기반시설 개발과 상업적 밀렵, 야생동물 불법 거래, 계속되는 불안정한 치안, 부족한 보전 인력과 재정 등을 주요 위협으로 지적했다.
이번 등재는 개별 유산 3건이 추가된 데 그치지 않는다. 세계유산목록에 자국 유산이 없던 아프리카 국가들의 참여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유네스코의 지역 대표성 강화 정책과 연결된다.
세계유산위원회가 ‘아프리카 세계유산 전략 2022~2029’를 채택한 2021년에는 세계유산이 없는 아프리카 국가가 12개국이었다. 유네스코는 이번 등재로 5년 만에 그 수가 절반인 6개국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앞서 르완다가 2023년, 시에라리온과 기니비사우가 2025년 처음으로 세계유산을 보유했다.
유네스코는 아프리카 국가의 등재신청서 작성과 잠정목록 정비, 보전 전문가 양성을 지원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코모로와 상투메프린시페 같은 군소도서개도국의 문화유산과 남수단의 자연·생태유산이 세계유산목록에 새롭게 반영됐다.
다만 세계유산 등재는 보전의 완료를 뜻하지 않는다. 특히 보마-바딩길로 이동성 경관은 위험유산목록 등재에 따른 긴급 보전 조치와 국제 협력이 함께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