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이어온 모녀의 포도 철학, 보령 '엄마포도원'이 지켜낸 직거래의 가치

기후변화와 생산비 상승 속에서도 정직한 재배 원칙으로 소비자 신뢰를 쌓다

어머니의 농사를 이어받은 신경옥 대표, 직거래로 지역 농업의 가능성을 넓히다

한 알의 포도에 담긴 세월과 정성, 신경옥 농부의 보령 포도 경쟁력을 말하다

충남 보령시 남포면의 한적한 농촌 마을에는 수확철마다 전국 각지에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포도농장이 있다. 화려한 광고나 대형 유통망보다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이름을 알려온 '엄마포도원'이다. 이곳은 단순히 포도를 판매하는 농장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가족의 농사 철학과 지역 농업의 가치를 함께 보여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국내 과수농가는 기후변화와 생산비 상승이라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이상기후는 안정적인 생산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인건비와 농자재 가격 상승은 농가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여기에 수입 과일과 대형 유통시장의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농업인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엄마포도원은 소비자와 직접 만나 신뢰를 쌓는 직거래 방식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품질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고 생산 과정을 소비자에게 직접 설명하는 방식은 단골 고객을 꾸준히 늘리는 원동력이 됐다. 농장에는 해마다 같은 시기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엄마포도원의 역사는 신경옥 대표의 어머니가 사현리에서 포도 재배를 시작한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척박했던 토양을 직접 일구며 포도나무를 심었고,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재배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신경옥 대표는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농장을 이어받았다. 지금은 모녀가 이어온 농사의 시간이 55년의 역사로 이어지고 있다.

 

신 대표는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정직함'이라고 말한다. 생산량을 늘리기보다 포도 본연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수확 시기 역시 자연스러운 생육 상태를 우선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재배 원칙은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드는 방식은 아니지만, 꾸준히 찾는 소비자를 만들어 온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한다.

 

엄마포도원에서는 캠벨, 거봉, 샤인머스캣 등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또한 수확한 포도를 원료로 한 포도즙도 함께 생산하고 있으며, 원료의 품질을 중요하게 관리해 소비자와의 신뢰를 이어가고 있다. 농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대부분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농업은 자연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산업 가운데 하나다. 폭우와 폭염, 병해충은 언제든 한 해 농사를 흔들 수 있다. 실제로 일부 해에는 수확을 앞두고 많은 포도가 갈라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농장을 응원하며 직접 찾아온 소비자들의 격려는 다시 농사를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됐다고 신 대표는 말한다.

엄마포도원이 추구하는 직거래는 단순히 유통 단계를 줄이는 방식에 머물지 않는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얼굴을 알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며, 농부의 노력과 소비자의 선택이 함께 이어지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신뢰는 오랜 단골 고객으로 이어졌고, 농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신경옥 대표는 앞으로도 보령 사현 포도의 품질과 지역 농업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변화하는 농업 환경 속에서도 기본을 지키는 재배와 소비자와의 신뢰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과일 농사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농부들이 흘리는 땀과 정성은 소비자와의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는 다시 지역 농업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엄마포도원이 보여주는 55년의 이야기는 좋은 농산물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작성 2026.07.10 13:28 수정 2026.07.1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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