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지방자치단체 대부분이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했지만 실제 정책을 실행할 조직과 예산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전담조직과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실행 주체로 지방정부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지역 기후 거버넌스는 여전히 제도적 기반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전환연구소는 지난 6일 '민선 9기 지역 기후 거버넌스 개편 제안' 이슈브리프를 발표하고 지방정부의 기후정책 추진 체계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방자치단체가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제도적 틀은 갖췄지만 정책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조직과 재정 기반은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기후·탄소중립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운영하는 곳은 13곳에 그쳤고, 기초지방자치단체 226곳 가운데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설치한 곳도 42곳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정책을 총괄하고 지원할 조직이 제한적인 만큼 국가 기후정책의 현장 실행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원센터의 운영 여건 역시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기초 탄소중립 지원센터의 평균 연간 운영예산은 약 2억 원 수준으로 조사됐는데, 해당 지원센터는 기본계획 수립 지원, 온실가스 통계 관리, 주민 참여 확대, 에너지 전환 모델 발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현재 예산 규모로는 전문인력 확보와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간 격차도 확인됐는데, 일부 지방정부는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을 확보한 반면, 일부 지역은 최소한의 운영비 수준에 머무르면서 기후정책 추진 여건에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소는 이러한 재정 편차가 지역별 정책 성과와 행정 역량의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의사결정 체계도 지역별 편차가 나타나서, 일부 지방정부는 기존 환경 관련 위원회가 기후대응 기능을 대신 수행하고 있었으며, 일부 지역은 별도의 기후대응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거나 관련 조례가 마련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형식적인 조직 구성만으로는 기후정책의 지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보고서에서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방정부가 국가 탄소중립 정책의 실질적인 실행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고, 주요 과제로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탄소중립 지원센터 운영예산 확대, 기후·탄소중립 전담조직 확충, 기후 분야를 총괄하는 부단체장 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김민석 기후시민팀 연구원은 "2026년은 지방 기후 거버넌스를 재정비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지금 조직과 제도를 보완하지 않으면 향후 정책 실행력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정책과 함께 지방정부의 실행 기반을 강화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계획 수립에 그치지 않고 조직, 예산, 전문인력을 함께 갖춘 지역 기후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민선 9기 출범 초기인 현재가 지방 기후행정 체계를 재정비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