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적 자유의 의미가 '은퇴'에서 '선택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리서치·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PMI)가 전국 만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적 자유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경제적 자유는 단순히 많은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돈 때문에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6월 11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으며 경제적 자유를 바라보는 인식과 노동, 투자, 자산 형성에 대한 태도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경제적 자유는 은퇴가 아닌 '노동의 재설계'
가장 눈길을 끈 결과는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 이후의 삶에 대한 인식이었다.
경제적 자유를 얻더라도 일을 완전히 그만두겠다고 답한 비율은 12.4%에 불과했다. 반면 전체 응답자의 87.6%는 어떤 형태로든 일을 이어가겠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근무시간을 줄이며 계속 일하겠다는 응답이 34.6%로 가장 많았으며 현재 일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27.9%, 자신이 원하는 일로 전환하겠다는 응답이 25.1%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적 자유가 더 이상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선택권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을 계속하는 이유도 세대마다 달랐다.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 뒤에도 계속 일하려는 이유로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33.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50대에서는 이 응답이 44.6%로 두드러져 나이가 많아질수록 노동이 소득 확보보다 일상의 리듬과 삶의 안정감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20대는 '여전히 소득이 필요해서'와 '성취감을 얻기 위해'라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같은 노동을 선택하더라도 세대마다 일의 의미가 다르게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가장 많이 준비하는 세대는 30대, 그러나 가장 비관적이었다.
경제적 자유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달성이 어렵다'는 응답이 38.7%로 '가능하다'는 응답인 29.5%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대는 모든 연령층 가운데 경제적 자유 실현 가능성을 가장 낮게 평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경제적 자유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세대 역시 30대라는 사실이다.
저축과 금융투자, 소비 절약 등 대부분의 자산 형성 활동에서 30대의 참여율은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노력의 강도는 가장 높았지만 체감하는 현실은 가장 냉정했던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개인의 노력보다 노력 대비 성과에 대한 인식이 경제적 만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비관론의 이유도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경제적 자유 달성이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가장 큰 이유로 현재 소득 부족을 꼽았다.
이어 자산을 형성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과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어려움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성별 차이가 나타났다.
여성은 현재 소득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남성보다 더 많이 선택한 반면, 남성은 자산 형성 기회의 부족이나 자산 양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상대적으로 많이 지적했다.
이는 같은 경제적 어려움이라도 체감하는 원인과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투자 정보도 AI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투자 관련 정보를 얻는 경로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확인됐다.
유튜브와 경제 뉴스가 여전히 가장 많이 활용되는 채널이었지만 ChatGPT 등 AI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15.6%를 기록하며 증권사 리포트 활용률인 14.6%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특히 20대의 AI 활용률은 50대보다 약 두 배 높게 나타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투자 정보 탐색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문가 중심의 일방향 정보 소비에서 AI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 탐색으로 투자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경제적 자유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조민희 피앰아이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경제적 자유가 자산을 축적하는 개념보다 경제적 불안에서 벗어나는 심리적 안정 상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해도 대부분이 계속 일하겠다고 응답한 결과는 한국 사회에서 경제적 자유가 노동의 종결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노동을 설계하는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피앰아이의 경제적 자유 인식 조사 결과 경제적 자유를 달성해도 응답자의 87.6%는 계속 일하겠다고 답했다. 경제적 자유는 은퇴보다 원하는 삶과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상태로 인식됐으며 투자 정보 탐색에서는 ChatGPT 등 AI 서비스 활용이 증권사 리포트를 처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자유는 더 이상 일을 그만두기 위한 목표가 아니라 원하는 삶을 선택하기 위한 기반으로 인식되고 있다. 동시에 투자 정보 습득 방식 역시 AI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경제 활동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음을 이번 조사는 보여준다.
피앰아이 소개
피앰아이는 2012년 창립 이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해온 리서치 및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이다. 온라인·오프라인 리서치와 AI 기반 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소비자, 시장, 사회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사진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