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의 한 신발 가게 작업대에서는 더 이상 망치 소리가 경쾌하게 울리지 않는다. 가죽값은 천정부지로 뛰었고, 손님의 발길은 줄었으며, 주문을 받아야 할 인터넷마저 한 달 넘게 먹통이었다. 전쟁의 포성은 도시 외곽에서 멈췄을지 몰라도, 제재라는 소리 없는 폭격은 시장 골목 깊숙이 파고들어 사람들의 살림을 무너뜨린다. 강대국의 외교 문서 한 줄, 제재 명단 한 칸이 멀고 추상적인 것 같지만, 그것이 떨어지는 자리에는 언제나 평범한 사람의 식탁과 일터가 놓여 있다. 이란인들은 지금 그 자리에서 무엇을 견디고 있는가.
이란 경제의 추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핵 활동을 둘러싼 국제 제재가 오랜 세월 누적된 데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전쟁이 터지면서 위기는 가파른 절벽으로 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란 경제가 6.1% 위축되고 물가 상승률이 약 68.9%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화폐 가치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졌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국의 해상 봉쇄가 겹치며 수출길과 교역의 동맥이 막혔다. 설상가상으로 당국은 1월부터 인터넷을 차단했고, 이 한 가지만으로도 하루 3천만 달러에서 4천만 달러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감시단체는 이 차단을 세계에서 가장 긴 전국 단위 인터넷 단절로 기록했다. 전쟁과 제재와 통제, 세 개의 그림자가 한 나라의 일상을 동시에 덮은 셈이다.
이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인물은 CNN 인터내셔널의 수석 국제 특파원 프레데리크 플라이트겐이다. 그는 테헤란 거리로 직접 들어가 시민과 생산자들의 목소리를 길어 올렸다. 그의 취재가 전하는 결론은 분명하다. 미국의 봉쇄와 제재로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고, 기초 생필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 수치가 아무리 차갑게 나열되어도, 그 숫자 뒤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망설이는 주부와 셔터를 반쯤 내린 가게 주인이 서 있다. 이란 경제의 위기는 거시 지표의 문제이기 이전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저녁상에 관한 문제다.
테헤란에 사는 로야는 사정이 갈수록 나빠진다고 토로했다. 예전에는 어렵지 않게 장을 봤지만, 지금은 모든 물건이 너무 비싸졌고, 시장이 사실상 무너진 상태라는 것이다. 또 다른 시민 메흐르나즈는 인플레이션의 무게를 단 한마디로 압축했다. 물가가 백 배는 올랐다는 그의 절규다. 과장된 표현일지언정, 체감의 진실은 그 어떤 지표보다 무겁다.
신발을 만드는 한 상인의 사연은 더 구체적이다. 좋은 재료의 값은 뛰고 판매는 줄었지만, 그래도 일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고 그는 담담히 말했다. 정작 그를 벼랑으로 몰아붙인 것은 인터넷이었다. 판매도 공급도 온라인으로 돌아가는 그의 사업은, 약 40일에 이르는 인터넷 단절 기간에 직격탄을 맞았다. 주문을 받을 창구가 닫히자 생계의 동맥이 함께 막힌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무너지지 않으려 버틴다. 테헤란의 많은 이들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끝나고 제재가 풀리기를, 그리하여 다시 평범한 내일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들이 외치는 것은 거창한 정치 구호가 아니라 외교적 해법, 곧 대화로 이 겨울을 끝내 달라는 절박한 요청이다.
제재는 종이 위에서 시작되지만, 살과 뼈 위에서 끝난다. 정책 입안자의 책상과 시장 좌판 사이의 그 아득한 거리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한 나라를 압박하려던 칼끝이 정작 베어 내는 것은 권력자가 아니라 빵을 사려는 손이라면, 그 정책의 이름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가. 무너진 시장 한복판에서 내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빛은, 지금 우리에게 그 답을 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