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포트] "의사인 줄 알았는데…" 하얀 가운 뒤에 숨은 유튜브 건강정보의 진

서재 배경·전문가 복장·논문 인용까지… 시니어를 노리는 '가짜 권위 마케팅' 실태

카카오톡 단톡방 통해 확산되는 건강 콘텐츠, 정보 검증 없는 공유가 위험한 이유

[사진: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고민하는 남성의 모습,  챗 GPT 생성]

디지털 영상 플랫폼이 주요 정보 소비 창구로 자리 잡으면서 건강 관련 허위·과장 콘텐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건강 정보 콘텐츠 가운데 전문가를 연상시키는 연출과 불분명한 연구 인용을 통해 신뢰를 얻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은 50~60대 이상 세대가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 중 하나다.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와 질환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건강 관리와 예방 정보에 대한 수요도 높다. 일부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러한 심리를 활용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특정 식품 정보를 과장되게 소개하며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주 활용되는 방식이 이른바 '권위 연출'이다. 영상 속 진행자가 실제 의료 전문가가 아님에도 하얀 가운이나 의료진 복장을 착용하고 등장하거나, 의학 서적이 가득한 서재를 배경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벽면에 학위증처럼 보이는 액자나 연구 자료를 배치해 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각적 요소가 시청자의 신뢰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사람은 상대방의 복장과 주변 환경을 통해 전문성과 신뢰도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청자가 이러한 외형적 요소만으로 출연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정보의 사실 여부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권위 있는 이미지가 형성되면 자극적인 주장도 설득력을 얻기 쉽다. 특정 식품이 혈관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거나 특정 방법만으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식의 단정적 표현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건강과 의학 분야는 개인의 상태와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단순화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연구 결과를 인용하는 방식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건강 관련 영상에서는 "미국 유명 대학 연구진이 발표했다"거나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에 실린 내용"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연구기관 명칭이나 논문 제목, 발표 시기 등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부 콘텐츠는 제한적인 실험 결과를 일반적인 사실처럼 확대 해석하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데이터만 선택적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세포 또는 동물실험 단계의 연구 결과를 마치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통해 충분히 검증된 것처럼 설명하는 사례도 발견된다.

 

전문 언론의 건강 보도는 연구 결과를 소개할 때 한계점과 부작용 가능성, 반대 의견 등을 함께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일부 온라인 콘텐츠는 극적인 효과만 강조하며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작용이 없다", "의사들이 알려주지 않는 비밀"과 같은 자극적 표현도 자주 사용된다.

 

이 같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하는 배경에는 가족과 지인을 생각하는 선의의 공유 문화가 있다.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영상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전달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반복적으로 유통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특히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서는 지인이나 가족이 전달한 정보라는 이유만으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정보의 출처보다 전달자의 관계가 우선시되면서 사실 확인 과정이 생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허위 정보가 단순한 정보 오염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검증되지 않은 요법을 맹신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과장 광고에 현혹돼 불필요한 제품을 구매하는 등 건강상·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 정보를 접할 때 출처와 연구 근거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연구기관과 논문 정보가 명확히 공개돼 있는지, 공신력 있는 전문가의 검토가 이뤄졌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건강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자의 책임 있는 정보 제공과 함께 이용자의 비판적 수용 태도가 필요하다. 전문가처럼 보이는 외형이나 자극적인 제목보다 정보의 출처와 검증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허위 정보 확산을 막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작성 2026.06.10 21:53 수정 2026.06.1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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