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가 2,600만 대를 돌파하며 마이카 시대가 완전히 안착했지만, 운전자들이 느끼는 ‘자동차 정비업계’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깊다. 정비 지식이 부족한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과잉 정비, 불투명한 부품 견적, 이른바 ‘바가지요금’ 논란은 카센터 문을 두드리는 운전자들을 늘 불안하게 만드는 고질적인 병폐다. 이러한 업계의 해묵은 관행 속에서 “수리비 매출을 올리는 것보다 고객의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것이 정비사의 양심”이라 선언하며, 투명한 소통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는 종합정비공업사가 있어 화제다. 수원 고색단지에 위치한 아프니카공업사의 김호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자동차는 수만 개의 정밀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어 일반 소비자가 고장 원인이나 적정 수리비를 파악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일부 부도덕한 정비소들이 미미한 증상에도 통째로 부품을 교환하게 하거나, 아직 수명이 남은 소모품 교체를 강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호진 대표가 이끄는 아프니카공업사는 이 같은 시장의 룰을 정면으로 거부한다. 타 정비소에서 과도한 견적을 받고 미심쩍은 마음에 아프니카를 찾은 고객들에게 김 대표는 메스를 대듯 꼭 필요한 정비와 불불요한 정비를 명확하게 구분해 준다. 심지어 당장 정비가 필요 없는 상황임에도 타 업체의 말만 듣고 찾아온 고객들에게는 고장 증상이 아님을 상세히 설명한 뒤 그대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김 대표는 “다른 곳에서 포기한 까다로운 정비를 완벽하게 해결했을 때도 기쁘지만, 미심쩍어하며 찾아온 고객에게 정확한 진단을 내려 불필요한 지출을 막아주고 돌려보낼 때 정비사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라며 “차를 무조건 고쳐서 돈을 벌기보다, 고객 입장에서 현재 차를 수리하는 것이 유리한지 아니면 매각하는 것이 유리한지까지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아프니카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니카공업사의 정직함은 곧 까다로운 공공기관 및 지자체의 선택으로 이어졌다. 아프니카공업사는 현재 수원시청 소속 수원도시공사의 장애인 탑승 차량 100여 대와 화성시청 소속의 장애인 차량 수리를 전담하고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을 책임지는 특수 차량의 경우, 작은 정비 결함이 대형 사고나 이동권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정비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지자체가 아프니카에 차량을 전담 마크 맡겼다는 점은 이들의 기술력과 투명성이 제도적으로 공인받았음을 뜻한다.
이외에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기타 공공기관 차량들과 수원 고색산업단지 내 입주 기업들의 법인 차량 계약 수리, 고색동 중고차 매매단지의 수입·국산 차량 정비까지 도맡으며 11명의 정예 정비사들과 함께 소형차량(1톤 이하)에 관한 종합정비업의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내공은 김 대표의 22년 정비 외길 인생에서 비롯됐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카센터 사장’을 꿈꿨던 그는 성인이 된 후 오산보링에서 대형차 엔진 정비로 밑바닥부터 실력을 쌓았다. 이후 기아오토큐, 현대자동차 북수원 서비스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 서비스센터를 거치며 정밀 정비 기술을 마스터했다. 까다로운 최신 수입차 정비 역시 각종 전문 교육을 찾아다니며 독학으로 섭렵하는 등 기술적 진화를 멈추지 않았다.

학창 시절의 막연했던 꿈은 29세의 나이에 수원 천천동에 ‘아프니카 서비스’를 처음 오픈하며 현실이 됐다. 카센터 운영 당시 실력을 인정받아 카포스(Carpos) 전국연합회 대의원을 5년간 역임하고 협회 임원으로 7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탄탄대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의 종합정비공업사로 규모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정비 부문만 따로 운영하기 위해 들어왔던 공장 본체가 무너지면서 공장 전체를 인수해야 하는 경영적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무리하게 인수를 감행한 직후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까지 터지며 공장 가동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김 대표는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자 위기였지만, 오직 악으로 깡으로 버티며 현장을 지켰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공업사 설립 8년 차를 맞이한 김 대표는 현재 (사)경기도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 대의원 및 수원지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수원시청 등 주요 기관의 차량 관련 자문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정비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지만, 그가 바라보는 돌파구는 명확하다.
“정비 시장이 어려울수록 살아남는 법은 단 하나, 고객이 눈을 감고 맡겨도 믿을 수 있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아프니카공업사라는 이름이 대한민국 운전자들에게 ‘과잉 정비 걱정 없는 가장 정직한 일터’로 기억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직한 볼트를 조여 나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