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사무국이 구단당 외국인 선수 비중을 기존 4명에서 6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장 다음 시즌부터 전격 도입될지는 미지수이나, 이 소식을 접한 각 구단과 현장 선수단의 반응은 일제히 부정적이다.
반대 측의 표면적인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선수들의 성장과 육성, 그리고 기회 보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늘어나면 리그의 외인 의존도가 심화되고, 결국 국내 유망주들의 기회 박탈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현재 KBO리그의 외국인 제도는 팀당 최대 4명을 허용하고 있다. 국적 제한이 없는 기존 외국인 선수 3명에, 이번 시즌부터 새롭게 도입된 아시안쿼터 제도를 통해 추가로 1명을 더 계약하고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도입 초기부터 아시안쿼터 제도를 둘러싼 논쟁은 뜨거웠다. 특히 대다수 팀이 아시안쿼터 카드로 투수를 낙점하면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너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로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이 모두 아시안쿼터로 투수를 영입했다. 이 가운데 한화 이글스의 왕옌청, LG 트윈스의 라클란 웰스 같은 선수들은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역설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LG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반 "아시안쿼터로 데려온 선수는 선발투수로 기용하지 말자"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 국가대표팀을 이끌어갈 젊은 토종 선발투수들이 갈수록 고갈되는 현상 속에서, 리그 전반이 1~3선발을 모두 외국인 투수에게 의존하게 된다면 토종 선발을 키워내기가 점차 불가능해진다는 진단이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역시 KBO 사무국과의 간담회에서 "아시안쿼터 제도에서 호주는 제외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서구권 선수들과 다름없는 신체 조건을 가진 호주 선수들까지 영입 가능한 것은 아시아 야구 교류 및 시장 확대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현재 KBO의 외국인 제도는 보유한 선수의 1군 등록 제한이 없으며 포지션별 제약도 없다. 이 탓에 모든 팀이 '타자 1명, 투수 3명'의 기형적인 형태로 외인 진용을 짜서 활용하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한때 한국 야구와 치열하게 대립했던 라이벌, 일본프로야구(NPB)의 사정은 어떨까. 냉정하게 현재 두 리그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한국 야구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는 사이, 일본은 세계 최고를 목표로 시스템을 정비했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실력 차로 나타났다.
NPB는 외국인 선수의 '보유 제한'이 없다. 각 구단이 원하는 만큼 계약하고, 영입하고, 육성할 수 있다. 이러한 개방적인 제도는 일본 프로야구 무대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2군에서는 외국인과 국내 선수를 가리지 않고 오직 실력과 성과로만 1군 승격 기회를 부여받는다.
1군 엔트리에는 최대 5명의 외국인 선수를 등록할 수 있고, 한 경기에는 최대 4명까지 출전 가능하다. 또한 포지션별 제약이 엄격하여 모든 외국인 선수를 투수나 타자로만 채울 수 없도록 제한해 두었다. 한국보다 훨씬 더 개방적인 외국인 제도를 정착시킨 NPB가 현재 KBO보다 월등한 경기력을 자랑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들과 매일 부딪치며 경쟁해 온 일본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동반 성장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NPB의 시스템은 '외국인 선수의 자체 육성'을 가능하게 만든다. 처음부터 고액의 몸값이 드는 완성형 선수를 데려오는 대신, 몇 년의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잠재력 있는 해외 아마추어 선수를 발굴해 키워내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현재 KBO리그의 고질병인 외국인 선수의 부상 이탈이나 이른바 '먹튀' 현상을 예방하는 효과를 낸다. 1군에 있는 외국인 선수가 부진하면 언제든 2군에 대기 중인 다른 외국인 선수와 교체될 수 있기 때문에, 외인들 스스로도 부상 방지에 힘쓰고 기량을 갈고닦는 긴장감이 조성된다.
이에 반해 현재 KBO는 외인 부상 공백의 대책으로 겨우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운영하는 수준이다. 기존 외인이 부상으로 이탈할 시 최대 6주간 대체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제도다. 2024년 한화가 영입했던 와이스처럼 원석을 발굴하는 좋은 선례도 남겼지만, 현장에서는 "고작 6주만 뛸 알짜배기 용병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입을 모은다.
행정적 허점도 명확하다. 대체 선수와 6주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비자 발급이 늦어지면 1~2주가량을 허공에 날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최근 키움 히어로즈 역시 대체 선수로 영입한 로젠버그의 비자 발급 문제 등으로 행정적 어려움을 겪은 끝에 결국 6주 연장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BO가 새롭게 검토 중인 외국인 6인 확대 방안의 골자는 '6명 보유, 1군 4명 등록'이다. 각 구단은 최대 6명까지 외국인 선수를 계약할 수 있고, 이 중 1군 무대에는 4명까지만 등록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국내 선수들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일관되게 비관적이지만, 이제는 한국 야구의 현실을 냉정하게 곱씹어 봐야 할 때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고교 야구의 저변과 선수 풀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도 1군을 향한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고 항변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경쟁의 질'에 있다.
약간의 활약으로 이름값을 얻으면 1군 자리가 당연시되고, 늘 좁은 우물 안에서 같은 선수들끼리만 부딪치는 2군 무대에서는 생각만큼의 비약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외국인 선수들이 2군 무대까지 들어와 생존 경쟁을 심화시키고, 팀 내 외국인 선수들 간의 주전 경쟁까지 촉발한다면 리그 전체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메기가 될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차치하더라도, 이제는 대만에게마저 덜미를 잡히며 국제 경쟁력 추락을 겪고 있는 KBO리그다. 현재의 시스템과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발전이 아닌 도태를 선택하는 것과 다름없다. KBO는 이번 6인 확대 방안에 대해 "아직 검토 단계"라며 구체적인 실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야구의 중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라면, 개방과 경쟁을 향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더는 미룰 수 없다.

사진 = K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