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난에 오피스텔·빌라 전월세 수요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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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전세 매물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그 여파가 오피스텔과 빌라(연립·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 시장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치솟는 전월세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이사 대신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머무는 이른바 '눌러앉기' 현상이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급등…빌라 전세로 번진 품귀 현상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첫째 주(6월 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상승 폭을 키우며 0.29% 상승했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누적 상승률은 3.77%로, 지난해 같은 기간(0.65%)과 비교해 무려 6배에 달하는 가파른 오름세다.
이 같은 전셋값 폭등은 극심한 전세 매물 가뭄에서 비롯됐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7116건으로 전년 동기(2만 5943건) 대비 32.8% 급감했다. 지난 연말과 비교해도 불과 수개월 사이에 25% 이상 매물이 사라진 상태다.
아파트에서 밀려난 임차 수요가 빌라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빌라 전셋값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연립주택 전세 가격은 전월 대비 0.44% 상승하며 12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4월 누적 상승률 역시 1.34%를 기록,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역별로는 송파구(0.50%), 성동구(0.48%), 도봉구(0.47%) 등 학군지와 역세권 대단지 주변을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 9% 증가…임대료 상승 지표도 뚜렷
아파트 전세의 또 다른 대체재인 오피스텔 시장도 수요 과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올해 1~4월 서울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 건수는 3만 4237건으로, 지난해 동기(3만 1412건)보다 9% 증가했다. 직주근접 경향이 강한 도심권과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오피스텔 이동이 활발해진 결과다.
수요가 몰리자 오피스텔 임대료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 4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월세는 94만 2000원으로 일 년 전(91만 2000원)보다 3.3% 올랐다. 매월 발표되는 가격 지수에서도 오피스텔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4월 99.81에서 올해 4월 100.36으로, 월세가격지수는 102.24에서 104.82로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인상률 5% 제한 갱신청구권 ‘필수 카드’…오피스텔 사용량 28.4% 폭증
전월세 가격이 전방위로 치솟자 세입자들은 신규 계약 대신 임대료 인상 폭을 5% 이내로 묶을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올해 1~4월 서울 오피스텔 전월세 시장에서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거래는 2586건으로 전년 동기(2014건) 대비 28.4%나 늘었다. 오피스텔 전체 갱신 계약자 중 청구권을 쓴 비중도 작년 26.7%에서 올해 29.97%로 올랐다. 빌라 시장 역시 상황은 비슷하여, 1~4월 기준 서울 빌라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이 32%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7.2%포인트 급증했다.
강남권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강남권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교통 여건 때문에 외곽 지역으로 이사하기를 원치 않는다"라며 "임대인들이 신규 계약 시 호가를 낮추지 않다 보니 세입자들이 인상률이 제한되는 갱신청구권을 써서 어떻게든 버티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구조적 공급 부족 장기화 우려…“단기간 안정 어려워”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서울 임대차 시장의 불안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실거주 의무 규제 유예 등의 여파로 전세 시장에 새로 유입될 수 있는 아파트 물량 자체가 물리적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는 투기성 가수요가 없는 철저한 실수요 중심 시장이어서, 공급이 구조적으로 막혀 있는 현 상황에서는 단기간에 상승세가 꺾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매입임대주택 확대 등 공급 부족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대책이 빠르게 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아파트 시장의 공급 가뭄이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의 전세난을 가중시키는 '도미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파트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 중형 오피스텔이나 정주 여건이 양호한 빌라를 중심으로 임대료 상승 압박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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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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