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조차 제때 애도 받지 못한 권력이 있다. 30년 넘게 이란을 통치한 전(前)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세상을 떠난 지 100일이 넘어서야, 비로소 그의 마지막 길이 정해졌다. 전쟁의 포연과 보안의 그늘에 가려 미뤄지고 또 미뤄졌던 장례. 테헤란에서 쿰으로, 다시 마슈하드로 이어지는 사흘간의 행렬 앞에서, 한 시대가 천천히 막을 내린다. 그러나 정작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는 아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권력의 끝과 시작이 동시에 드리운, 무거운 침묵의 계절이다.
장례가 100일 넘게 지연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하메네이는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첫날 자택 내 집무실에서 피격되어 86세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이란을 30년 넘게 이끈 최고 권력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애초 이란 당국은 3월 초 테헤란에서 국장을 치르려 했으나, 전례 없는 인파가 예상된다는 이유와 전시 상황의 보안 우려가 겹치며 무기한 연기했다.
이슬람 전통은 사망 후 며칠 내 매장을 원칙으로 하지만, 그를 향한 추모 행렬의 규모가 오히려 장례를 가로막은 셈이다. 그 사이 테헤란 거리에서는 불신과 애도, 그리고 일부의 환호가 뒤섞인 복잡한 풍경이 펼쳐졌다고 전해진다.
이번 일정을 공개한 인물은 테헤란시 사회문화 담당 부시장 모하마드 아민 타바콜리자드이다. 그는 국영방송 IRIB를 통해, 하메네이의 장례가 테헤란·쿰·마슈하드 세 도시에서 사흘에 걸쳐 치러질 것이라 밝혔다. 첫 무대는 수도 테헤란이며, 이곳 추모 행사만 최소 24시간 이어질 전망이다. 당국은 테헤란에서만 최대 2천만 명에 이르는 인파를 예상하고 대규모 보안과 동선 준비에 돌입했다. 운구 행렬은 이후 종교 도시 쿰을 거쳐, 그의 고향이자 시아파 성지인 마슈하드로 향한다. 최종 안장지는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성지로 정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고, 이란 매체들은 6월 중순을 잠정 시점으로 전한다.
마슈하드에는 국경 너머의 발길도 모일 것으로 보인다. 지리적 위치상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인도·방글라데시, 그리고 카슈미르 지역에서 온 순례객들이 대거 운집할 것으로 당국은 내다본다. 한 사람의 죽음이 국경을 넘어 시아파 세계 전체의 사건이 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화려한 장례의 이면에는 풀리지 않은 물음표가 있다. 이란 매체에 따르면 하메네이 사후 그의 아들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선출되었으나, 그는 직무를 넘겨받은 날 이후 단 한 번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그가 공격 당시 부상을 입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력은 이양되었다 하나, 그 얼굴은 보이지 않는 기묘한 공백이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