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성과급은 얼마입니까?

출처:unsplash.com


요즘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성과급 소식이 연일 화제입니다.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기사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코로나 시절의 '벼락거지'에 이어 이번엔 '성과급 거지'가 유행하지 않을까 싶네요.

 

돌이켜보면 중소기업에서 관리자로 근무하면서 성과급을 받아본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받더라도 뉴스에 등장하는 금액과 비교하면 아주 작은 수준입니다.

 

얼마 전 도서관 신착도서 코너에서 오강남의 시선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속담들을 새롭게 해석하며 삶과 종교, 인문학,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을 전하는 책이었습니다.

 

3판까지 나왔으니 꾸준히 읽히는 책인 듯합니다. 이 책의 맨처음에 등장하는 속담이 바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였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단어는 '사촌'입니다.

 

해외 빅테크 기업 CEO가 수천억 원을 벌었다는 소식엔 심드렁합니다. 근데, 학창 시절 함께 공부했던 친구, 어릴 적 뛰놀던 친척, 혹은 나와 비슷한 조건이라고 생각했던 누군가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책에서는 이런 우열의식에서 조금 벗어나 보자고 말니다. 남과 비교하기보다 자신의 삶에 집중하자는 것이지요. "비교하지 말고 진정한 나로 살아라"는 말은 인문학을 관통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허나, 어떤 순간에는 그 모든 지식이 소용없을 때가 있습니다. 정말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솔직해지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그 성과급 부럽습니다. 제가 평생 노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보다 더 클지도 모르는 그 성과급이 부럽습니다. 그 정도 규모의 돈이 주는 자유와 안정감이 부럽지 않다고 한다면 저는 거짓말쟁이입니다.

 

그렇게 부러움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의 시선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더구요. 근무중인 회사는 여전히 저를 필요로 하고, 저 역시 감사한 마음으로 출근길에 나섭니다.

 

매주 목요편지를 쓰기 위해 글감을 찾고, 좋은 책을 읽고자 합니다. 매주 정해진 요일에 삶을 나누는 모임을 가집니다. 일주일에 한 두번 심장이 터질 듯 달리기를 하기도 합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로도 하루가 빠르게 지나갑니다.

 

결국 제게 필요한 건 무엇을 성과로 정의하느냐의 문제였습니다. 남과의 비교를 통해 얻는 보너스가 아니었던거죠.

 

타인의 성과급 뉴스에 휘둘리지 않고 달리기와 글쓰기에 다시 몰입할 수 있는 내면을 갖추는 것. 제가 정의하는 '인생의 성과급'입니다.

 

여러분에게 성과급은 무엇인지요.

김진혁 칼럼니스트 기자 hyogy82@naver.com
작성 2026.06.03 23:55 수정 2026.06.0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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