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 은둔에서 고독사까지: 연결이 끊긴 시대의 생존 전략 ⑥ 방 안에 있을 때부터 – 사회와 국가의 책임

E씨는 학교를 중퇴한 뒤 군대에 다녀오고도 복학하지 못했다. 

전역 직후 받은 한 번의 안내 문자 이후, 그를 찾는 공적 연락은 거의 없었다. 

몇 년이 지나자 주민센터조차 그가 어떤 상태로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개인의 문제로만 보기에는, 이 공백이 너무 길다.​

개인과 가족의 노력만으로는 은둔과 고독사의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 

상처–은둔–고립–고독사로 이어지는 궤도를 바꾸려면, 사회와 국가의 구조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은둔에서 고독사까지: 연결이 끊긴 시대의 생존 전략 ⑥ 
방 안에 있을 때부터 – 사회와 국가의 책임
(이미지제공=ai활용)

 

◆ 학교·대학·군 전환기: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는 시스템

학교·대학·군 복무 이후 전환기는 특히 중요한 관문이다.​

 

* 고립·은둔 위험 신호

- 중·고교: 장기 결석, 잦은 보건실 방문, 급격한 성적 저하, 학교폭력 피해 경험​

- 대학: 중도휴학·제적, 학점 경고, 급격한 출석 감소​

- 군 전역: 복학·취업 지연, 가족과 단절​

이 신호가 포착되면 자동으로 상담·가정 연계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

 

중·고교: 위험 학생 → 학교 상담교사 → 가정 방문 → 정신건강복지센터 연계​

군 전역자: 전역 후 3개월 내 의무 적응 상담 → 6~12개월 추적 지원​

대학생: 휴학·제적 시 진로·정서 상담 의무화 → 재입학·취업 프로그램 연계​

학교와 대학이 '성적과 졸업'만 관리하는 곳이 아니라, '전환기 위험'을 함께 관리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 지역사회: 고립·은둔 전담 코디네이터

지자체 차원에서는 고립·은둔 전담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핵심이다.​

 

* 코디네이터의 역할

  1. 발굴: 전입신고, 폐쇄회로 데이터, 학교·군 연계로 위험군 파악​
  2. 접촉: 가정 방문, 온라인·전화 접촉, 익명 채팅 지원​
  3. 연계: 정신건강복지센터 ↔ 청년센터 ↔ 자활센터 ↔ 고용센터 허브 역할​
  4.  

* 스마트 돌봄 시스템 확대

위험 신호: 전기·수도·가스 사용량 급감, 우편물 장기 방치, 배달 기록 단절​

대응: 지자체 → 사회복지사 → 경찰·소방 공동 안부 확인​

대상 확대: 기존 노인 1인 가구 → 20~40대 청년 1인 가구 포함

 

◆ 국가 차원: 법·제도 정비

*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연계

법적 위험군 명시: '고립·은둔 청년'을 고독사 예방법상 위험군으로 포함​

지자체 의무화: 발굴·지원 의무, 예산 배정 기준 마련​

통합 데이터베이스: 은둔·고립 경험, 정신건강 상태, 학폭·실업 이력 연계​

 

* 지원 정책 연계

고립·은둔 상태 → 별도 취약성 인정

├── 조건부 기초생활보장

├── 청년 주거비 지원  

├── 정신건강 의료비 전액 지원

└── 취업·학습 리턴십 프로그램

 

* 전국 실태조사 정례화

- 서울시처럼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 전국 단위 정례 조사로 확대​

- '연령별 은둔–고독사 연계 위험 모델' 구축​

 

◆ "방 안에 있을 때부터"의 시스템

결국 핵심 문장은 이 한 줄이다.

"방에서 나오면 도와줄게" → "방 안에 있을 때부터 도와주기 시작하는 시스템"

단계

책임 주체

핵심 역할

개인

청년 본인

온라인 상담 1회 시도​

가족

부모·형제

공감 대화 5분 시작​

학교

교사·상담사

전환기 위험 자동 연계​

지역

지자체

전담 코디네이터 운영​

국가

정부

법적 위험군 명시·예산 지원​

개인–가족–학교–지역–국가가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개입을 시작할 때, 

은둔은 고독사로 이어지는 '길'이 아니라 회복과 재시작을 향한 '대기실'이 될 수 있다.​

 

[연재 마무리]

6회에 걸쳐 은둔에서 고독사까지 이어지는 궤적을 살펴봤다.​

1회: 방 안에 있는 사람을 이해하기​

2회: 상처의 토양 파헤치기​

3회: 은둔과 고독사, 같은 선 위의 두 점​

4회: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5회: 개인과 가족의 작은 변화​

6회: 사회·국가의 구조적 책임​

 

이제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옆방, 옆집, 우리 가족, 우리 학생, 우리 지역사회에서 시작할 수 있는 한 가지 행동을 

오늘 선택해보자. 

방 안에 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 미래의 고독사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연재를 마무리지며 ]

6회기까지 함께 해 주신 독자 여러분들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저와 독자여러분의 작은 실천을 응원한다.

 

 

[김상근 칼럼니스트]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연구교수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박사과정 재학
​법무부 소년보호위원 서울소년원협의회 부회장

 

 

작성 2026.06.03 22:32 수정 2026.06.0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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