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이스라엘과 한 몸 되기' 법안 조용히 밀어붙인다 - 1조1,500억 달러 국방수권법 속 '224조'의 위험한 비밀

인공지능·양자컴퓨터·드론까지 공동 개발… "정권 바뀌어도 못 푸는 잠금 동맹" 우려 폭발

미 의회 224조의 충격 - 정권 바뀌어도 못 푸는 '미·이스라엘 잠금 동맹'의 정체

AI·양자·드론까지 통째 결합 - 1조1,500억 달러 국방법안 속 비밀 조항 전격 해부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워싱턴의 의사당 복도 한쪽에서 거대한 톱니바퀴 하나가 조용히 돌아가고 있다. 미국 하원이 발표한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1조 1,500억 달러 규모의 법안 집 한가운데, 단 한 줄의 조항이 세계의 시선을 잡아끈다. 

 

'224조 — 미국·이스라엘 국방 기술협력 이니셔티브'다. 이 조항이 통과되면 두 나라의 군사·방위산업·정보 시스템은 단순한 동맹을 넘어 하나의 신경망으로 융합된다. 분석가들은 이를 두고 "정권이 바뀌어도 풀 수 없는 잠금장치(lock-in)가 채워지는 순간"이라 경고한다. 미국 국민의 64%가 이란 공습에 반대하는 이 시점, 누가 왜 이 톱니바퀴를 돌리고 있는가. 가자와 레바논의 피 흘리는 거리 위로, 한 장의 법안이 던지는 그림자는 절대 짧지 않다.

 

한 장의 단독 법안이 거대 법안 속으로 숨어든 사연

 

이야기의 뿌리는 2026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화당 로니 잭슨 하원의원(텍사스)과 테드 버드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 그리고 민주당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단독 법안이 있었다. 이름하여 '미국·이스라엘 FUTURES법(H.R. 7540, S. 3855)' — '업그레이드된 기술·통합 연구·강화된 안보를 위한 미·이스라엘 프레임워크'의 약자이다. 이 단독 법안은 끝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자 입법자들은 다른 길을 택했다. 매년 반드시 통과되는 '필수 통과(must-pass)' 법안인 국방수권법 속에 그 핵심 조항을 통째로 이식한 것이다.

 

미국 친(親)이스라엘 정책 모니터링 단체 'Track AIPAC'에 따르면, 잭슨 의원의 법안 골자가 그대로 224조로 살아남았다. 이 조항의 작성 배경에는 갈수록 추락하는 무조건적 대(對)이스라엘 지원 여론이 자리한다. 글로벌 어페어스 연구소(Institute for Global Affairs) 5월 여론조사에서 무조건적 무기 이전을 지지하는 미국인은 16%에 그쳤고, 38%는 완전 중단을, 24%는 사용 조건부 지원을 원했다.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 결정에 대해 지지는 30%, 반대는 64%로 갈렸다. 여론의 둑이 무너지는 사이, 의회는 행정부의 매년 표결로 흔들리지 않는 '제도적 잠금장치'를 설계한 셈이다.

 

224조 안에 무엇이, 누가 담겼나

 

224조는 미국 국방장관이 양국 협력의 컨트롤타워가 될 '집행관(executive agent)' 한 명을 임명하도록 명시한다. 이 집행관은 "양자 간 국방 기술의 연구·개발·시험·평가·통합 및 산업 협력을 동기화"한다. 협력 영역은 광범위하다. 대(對) 무인기 시스템(공중·해상·지상), 대(對) 터널 및 지하 위협, 미사일·공중 방어 기술이 1차 우선순위이며, 인공지능과 양자 머신러닝, 자율 시스템, 지향성 에너지와 첨단 센싱, 사이버 방어와 전자전, 디지털 회복력, 바이오테크와 의료 방어까지 망라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네트워크 통합"과 "데이터 융합"이다. 이는 단순한 무기 공동 개발을 넘어 두 나라 군대의 정보 신경망 자체를 연결한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법 시행 후 180일 안에 의회 국방위에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별도 예산도 책정돼 있다. '테러 대응 기술지원' 항목 아래 신흥 기술협력 5천만 달러, 이스라엘 대(對) 무인기 프로그램 1억 달러, 이스라엘 지하 협력 1억 달러가 추가됐고, '이스라엘 협력 프로그램' 본 항목에는 3억 달러가 별도 배정됐다.

 

이미 두 나라는 아이언돔, 다윗의 물매(David's Sling), 애로우(Arrow) 등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공동 운용해 왔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미국이 제공한 누적 군사 원조는 인플레이션 조정 약 2천억~3천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킹스칼리지 런던 안보학부 마크 힐본(Mark Hilborne) 선임 강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224조는 "단순 무기 이전이 아니라 공동 개발로, 즉 '제공'에서 '결합'으로 동맹의 본질을 바꾸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한 번 결합되면 행정부가 바뀌어도 풀기 어려운 긴 개발 사이클 속에 두 나라가 묶인다는 것이다.

 

의사당 안팎에서 터져 나온 반대의 목소리

 

5월 30일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 안(案) 공개와 동시에 반대 진영도 즉시 움직였다. 켄터키주 공화당 토머스 매시(Thomas Massie) 하원의원은 224조 삭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매시는 지난달 예비선거에서 패배한 인물이다. 그의 패배는 곧 친(親)이스라엘 로비 단체 AIPAC의 재정·정치적 영향력을 새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직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은 SNS에 "외국 정부에 의한 완전한 포획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준다. 그것도 총 한 발 쏘지 않고 이뤄진 일"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보수 진영의 영향력 있는 평론가 터커 칼슨(Tucker Carlson)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MAGA 운동 내부의 균열이 가시화된 셈이다. 좌파 민주당 의원들 역시 군사 원조 제한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레바논 아메리칸대학 국제관계학 교수 이마드 살라메이(Imad Salamey)는 이 법안을 '아브라함 협정의 다음 단계'로 규정했다. 그는 "정상화에서 출발해 미국이 후원하고 이스라엘이 중심이 되는 역내 안보 체제로 진화하는 것"이라 분석했다. 그 결과는 이란 봉쇄 강화, 튀르키예의 독자적 영향력 제한, 그리고 가자와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 주도 안보 질서의 수용 압박으로 이어진다는 진단이다. 같은 시각, 이스라엘군은 5월 31일 레바논 리타니강을 건너 12세기 고성을 점령했고, 3월 이래 레바논 남부에서만 3천 명이 넘게 숨졌다. 가자 지구에서는 2025년 10월 휴전 이후에도 최소 85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작성 2026.06.03 00:36 수정 2026.06.0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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